계간 창작과비평

당신과 함께한 200번의 계절

『창작과비평』 2023년 봄호 특집은 ‘위기의 한국, 무엇을 해야 하나’라는 주제로 혼란스러운 정치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떠한 상상력이 필요한지 두루 살핀다. 백낙청 이태호 유해정이 ‘적 만들기’에 열중하는 정부에 맞서 연대와 희망을 재건해야 하는 절실함, 나아가 그것이 인류사회 대전환을 이끌 ‘개벽’의 길이기도 하다는 중요한 문제의식을 담았다. ‘논단’의 김종엽은 정치인을 향한 품행비평의 사회적 양상과 그것이 야기하는 문제점을 짚으며 우리의 정치 인식에 유의미한 질문을 던지는 한편, 도올 김용옥은 동학 경전의 발간을 화두로 타종교와 대비되는 동학의 핵심적 면모를 꼼꼼히 밝힌다. 급변하는 세계경제의 흐름과 한국경제의 갈 길을 고루 논한 ‘대화’란 역시 풍성하다. 청소년주거권운동의 모습을 담은 ‘현장’의 글 그리고 문학 부문의 시·소설 신작 및 문학평론, 고형렬 시인의 인터뷰도 눈길을 끈다.

계절마다
당신의 문학이 더 깊어집니다
당신의 관점이 더 넓어집니다

계간 『창작과비평』은 지난 50여년간 우리 문학과 지성계에 큰 발자취를 남겨온, 한국을 대표하는 비판적 종합지입니다. 한국문학을 이끌어가는 주요 작가들의 시·소설 신작을 비롯해 문학에 대한 깊이 있는 비평과 정치·사회 현안에 대한 논평 등 다양한 글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1966년 1월 『창작과비평』의 창간은 문단과 지식인 사회에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창간 초기부터 수준 높은 글을 소개하고 가로쓰기 등 신선한 편집체제를 선보였을 뿐 아니라 신진작가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러면서 문학적·사상적 자유가 억압되던 당시 청년 지성의 집결지이자 창조적 논의의 산실로서 자리매김했습니다. 특히 문학과 인문·사회과학을 결합한 종합지로서의 구성은 국내외적으로도 드문 일로 평가되며, 지금까지 다양하고 참신한 기획으로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강제폐간, 출판사 등록취소 등 시련을 겪어야 했던 독재정권 시기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창작과비평』을 지켜주었습니다. ‘창비 책 팔아주기 운동’이 줄을 잇는가 하면 ‘출판사 등록취소 조치에 항의하는 범지식인 서명운동’이 전국적으로 벌어졌습니다. 『창작과비평』이 한국현대사의 여러 부침 속에서도 반세기 넘게 정진해올 수 있었던 것은 이처럼 깨어 있는 독자 여러분과 함께했기 때문입니다.

2023년 여름 200호 발간을 앞두고 있는 『창작과비평』은 ‘창작과 저항의 거점’으로서 독자와 함께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겠다는 다짐을 다시금 새깁니다. 주목받는 작가들과 함께 문학적 깊이와 폭을 더하며 문단에 활력을 불어넣고, 우리 것을 우리 시각으로 소중하게 보듬으려는 노력을 지속하는 동시에 세계적 전망 아래 새로운 문명을 열어갈 지혜를 모으기 위해 힘쓰고자 합니다. 한결같되 날로 새로운 모습으로 『창작과비평』은 독자 여러분과 함께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