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비평』 2023년 봄호 특집은 ‘위기의 한국, 무엇을 해야 하나’라는 주제로 혼란스러운 정치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떠한 상상력이 필요한지 두루 살핀다. 백낙청 이태호 유해정이 ‘적 만들기’에 열중하는 정부에 맞서 연대와 희망을 재건해야 하는 절실함, 나아가 그것이 인류사회 대전환을 이끌 ‘개벽’의 길이기도 하다는 중요한 문제의식을 담았다. ‘논단’의 김종엽은 정치인을 향한 품행비평의 사회적 양상과 그것이 야기하는 문제점을 짚으며 우리의 정치 인식에 유의미한 질문을 던지는 한편, 도올 김용옥은 동학 경전의 발간을 화두로 타종교와 대비되는 동학의 핵심적 면모를 꼼꼼히 밝힌다. 급변하는 세계경제의 흐름과 한국경제의 갈 길을 고루 논한 ‘대화’란 역시 풍성하다. 청소년주거권운동의 모습을 담은 ‘현장’의 글 그리고 문학 부문의 시·소설 신작 및 문학평론, 고형렬 시인의 인터뷰도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