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창비어린이

창비어린이 84호(2024년 봄호)

계간 『창비어린이』는 2024년 봄호부터 특집란을 전면 개편한다. 긴 글 서너 편으로 구성되었던 특집의 고정 틀을 깨고, 기존보다 분량이 적은 글 여러 편을 수록하여 큰 주제 아래 다양한 사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했다. ‘어린이와 자본주의’를 주제로 한 이번호 특집에서는 일곱 명의 필자가 각자의 관점으로 어린이·청소년의 소비, 노동, 복지, 주거 등 어린이와 자본주의를 둘러싼 다양한 쟁점을 돌아본다. 자본주의 소비 시스템 속 어린이를 보호하는 길을 찾고, 어린이·청소년 노동의 현재와 미래를 살피는 한편 이른바 ‘영케어러’ 문제 및 기본소득, 어린이의 주거를 다룬 글들이 자본주의 너머의 삶을 상상하게 한다. 그 외에도 현재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펼치며 주목받는 소설가 김금희의 청소년소설, 최근 청소년소설을 통해 기후 위기 시대에 청소년이 세상과 관계 맺는 방식을 분석한 평론, 어린이들이 한데 모여 책 읽는 현장을 조명한 ‘어린이와 세상’, 자신의 용돈 사용기를 유쾌하게 풀어낸 이다의 만화 등 풍성한 읽을거리가 담겼다.

 

 

[특집] 어린이와 자본주의

어린이와 청소년은 자본주의 사회의 경제적 장(場)에서 무엇을 경험할까? 노동과 소비가 중축을 이루는 자본주의는 보호받아야 할 존재로 인식되는 어린이·청소년과 거리가 멀어 보인다. 하지만 그들 역시 어른과 마찬가지로 사회와 연결되기 위해 ‘돈’을 인식하고 사용한다. 봄호 특집 ‘어린이와 자본주의’는 어린이·청소년이 모든 것을 돈으로 환산하는 중독에서 벗어나 진정한 삶의 가치를 깨닫는 자본주의 너머의 세상을 찾아 나선다. 필자 김지은·강수환은 어린이가 현대의 쾌속 소비 시스템에 휩쓸리지 않고 현명하게 소비에 참여하는 방법을 찾는다. 박숙경·이퐁은 이야기에 나타난 어린이·청소년 노동의 현재와 미래를 살피며 일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되새긴다. 한편 자본주의 사회의 사각지대를 돌아보며 복지와 희망을 찾는 작업도 놓치지 않았다. 조기현은 이른바 ‘영 케어러’(Young Carer)가 ‘불쌍함’과 ‘기특함’ 너머 진정한 ‘나’를 찾는 길을 모색한다. 이선배는 최근 우리 사회에서 주목받은 기본소득의 쟁점을 어린이와 연결하여 살폈고, 오세란은 어린이의 시선으로 주거 문제를 돌아본다. 우리는 자본의 다양한 얼굴을 제대로 의식하지 못한 채 그 논리에 휩쓸리곤 한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상황 역시 녹록지 않기에 다양한 시선으로 자본주의의 소비, 노동, 복지를 바라보고 새로운 미래를 그리는 일에 집중해야 할 때다.

 

 

[어린이와 세상] 어린이와 북클럽 1 : 우리 밤에 만나 책 읽을래?

[어린이와 세상] 교실 속 책 이야기 1 : 국적을 넘어선 문학을 꿈꾸며

올해 ‘어린이와 세상’은 책이 의미 있게 읽히는 현장을 어린이와 교사의 목소리로 생생하게 전할 예정이다. 그 시작으로 어린이끼리 뭉치고 가꿔 가는 ‘도토리마을방과후’의 ‘밤독서 북클럽’과 다양한 이주 배경 어린이들과 함께 책 이야기를 나누는 교실 풍경을 소개한다. 밤독서 북클럽은 어린이들이 잠들기 전 10분 동안 줌(zoom)에서 만나 책을 읽고 담소를 나누는 교류의 현장이다. 팬데믹 시기 친구들과 만나지도, 놀지도 못한 어린이들에게 ‘함께하는 시간’을 선물하고 싶었던 도토리마을방과후의 부모들이 시작한 모임으로, 지금은 어린이 스스로 규칙을 정하고 활동을 이어 가는 북클럽이 되었다. 가장 재미있게 읽은 책,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만들어 가고 싶은 북클럽의 방향 등 여러 가지 질문을 통해 ‘책’과 함께하는 아이들의 속내를 두루 살피는 이번 글은 어린이들에게 ‘독서’란 어떤 의미인지 돌아볼 수 있는 귀중한 자리다. 초등 교사 이소현은 안산 지역의 이주 배경 어린이들과 책을 읽으며 선입견 넘어 소중한 것들을 발견한 시간을 공유한다. 사회적 편견이 삶을 위협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아이들은 책을 통해 다양한 삶의 모습을 발견하고 공유하며 서로 존중하는 세상을 꿈꾼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평론] 무너진 세계와 공존

[청소년소설] 김금희―감자는 뭐래

[제22회 대산대학문학상 동화 부문 수상작] 노경희—벨루가와 여름 방학

김젬마의 평론은 최근 출간된 청소년소설들을 통해 기후 위기로 무너진 세계를 직시하고 새로운 공존의 방식을 실천하는 청소년 세대를 발견한다. 이들에게 큰 짐을 지운 기성세대 역시 기후 문제에 무력과 냉소로 일관하기보다 ‘읽고 쓰는’ 기후 활동에 참여하며 기후 감수성을 잃지 않기를 요청한다. 아울러 폭넓은 독자층을 지닌 소설가 김금희의 청소년소설을 선보인다. 방과 후 활동의 일환으로 연 채팅방에 난데없이 참여한 ‘감자’의 정체를 흥미진진하게 파헤치는 이야기로 자신 있게 일독을 권한다. 그 외에도 어린 시절 자신의 용돈 사용기를 그린 이다의 만화, 새롭게 주목받는 신예들의 신작 동시와 동화, 용감하고 유쾌한 수족관 여행기를 담은 대산대학문학상 동화 부문 수상작 등 봄기운 가득 머금은 작품들이 알차게 담겼다.

계간 『창비어린이』는 2003년 창간된 아동청소년문학 전문 비평지로, 매호 국내 동시, 동화, 청소년소설 장르의 우수작을 엄선하여 게재함으로써 창작자에게 지속적인 활동 지면을 보장하고 창작 에너지를 북돋고 있습니다. 또 아동청소년문학의 현주소를 정밀하게 진단하고 미래지향적 전망을 모색하는 비평의 장을 마련하는 한편, 외국의 주요 비평이론을 소개하여 우리 아동청소년문학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독자에게 수준 높은 아동청소년문학 향유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한국 아동청소년문학 발전의 토대로서 기능함을 목적으로 합니다.

계간 『창비어린이』는 한국 아동문학의 도전, 개척, 논쟁을 이끌어 내는 데 앞장서고자 노력 중입니다. 한국 아동문학의 근대성에 대한 성찰, 현대 외국 아동문학의 성과에 대한 점검, 번역·인터뷰·대담 형식을 통한 외국 아동문학과의 직접적인 교류 등을 지면 기획의 바탕으로 삼고 있습니다. 또 매년 1회, 창간 기념 세미나를 개최하여 한국 아동문학의 근대성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현대성의 과제를 제기하며 뜨거운 현장토론을 이끌어 내고 있습니다.

계간 『창비어린이』는 어린이문화에 관한 지속적인 관심을 통해 어린이와 시대의 소통을 돕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를 거듭하는 시대와 어린이가 교차하는 지점―학교, 도서관, 학원, 텔레비전, 인터넷, 영화, 출판 등―모든 영역에서 진지한 담론을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