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엔탈리즘』의 저자 에드워드 싸이드가 프로이트 만년의 저작 『모세와 일신교』를 냉철하게 분석한다. 프로이트는 『모세와 일신교』에서 유대인과 팔레스타인의 기원에 대해 통시적·공시적으로 고찰하되, 비유럽인이면서 스스로 유럽인이라 믿는 유대인의 정체성에 예각적인 시선을 고정시킨다. 고정되거나 닫혀 있지 않고 오히려 그 안에 부정적인 균열을 품고 있는 유대인의 정체성 분석을 통해, 프로이트야말로 싸이드가 경고했던 ‘오리엔탈리즘’에 대한 내재적 비판을 실천한다. 프로이트 자신 역시 유대인이기 때문에 싸이드의 설명은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싸이드의 설명대로라면, 프로이트의 『모세와 일신교』는 현재적인 의미가 충분한 이 시대의 ‘정치적 우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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