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돌아오는 곳

책 소개

스릴러물의 형식으로 삶의 의미를 진지하게 탐구하다

 

‘창비청소년문학’ 시리즈 52권으로 미국 신예 작가 존 코리 웨일리의 장편소설 『모든 것이 돌아오는 곳』(Where things come back)이 출간되었다. 미국 청소년문학상을 휩쓴 화제작으로 퍼즐을 맞추듯 정교한 구성이 돋보이는 이 소설은 스릴러물의 형식 안에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녹여 낸 보기 드문 작품이다.

작가는 동생의 실종이라는 비극적인 현실에 맞닥뜨린 열일곱 살 소년의 삶을 묘사함으로써 암담한 미래와 거짓된 희망 사이에서 자신을 온전히 지켜 나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 준다. 때로는 씁쓸한 유머를, 때로는 긴장과 전율을 불러일으키는 재치 있는 문장을 한 줄 한 줄 따라 읽다 보면 독자들은 주인공 컬런 위터를 조용히 응원하게 될 것이다.

 

 

미국 청소년문학상을 휩쓴 화제작

 

작가 존 코리 웨일리는 첫 작품인 이 소설로 미국 청소년문학계에 그야말로 혜성처럼 등장해 여러 상을 휩쓸었다. 이 소설은 삶의 의미와 자신을 둘러싼 세상을 진지하게 성찰하기 시작하는 열일곱 살의 냉소주의자를 위트 있는 필치로 그리면서 그가 마주해야 하는 비극적인 현실을 담담하고 냉정하게 보여 준다.

이 작품이 발간된 2011년 봄, 『퍼블리셔스 위클리』는 그를 ‘촉망받는 신인 작가’로 선정했으며, 2012년 윌리엄 모리스 청소년문학상 소설 부문 신인상 수상자로도 뽑혔다. 청소년 부문 작가로는 최초로 전미 도서 재단이 선정한 ‘35세 미만 최고 작가 5인’에 들기도 했다. 2012년에 이 책은 전미 도서관 협회가 수여하는 청소년 부문 문학상인 마이클 프린츠 상을 수상했는데, 협회는 “오직 문학적 장점만을 평가하여 최고의 작품에 수여하는 상”임을 밝히고 있다.

 

 

어떤 새가 출연하고 어떤 소년은 사라진다

 

미국 남부 아칸소 주 구석진 소도시 릴리는 누구나 떠나길 꿈꾸지만 떠나지 못하는, 떠난 자는 돌아오고야 마는 ‘루저’들의 동네다. 판에 박힌 일상과 전망 없는 미래 앞에 소년 컬런 위터는 냉소주의자, 염세주의자가 되어 간다. 컬런이 마음을 나누는 사람이라곤 착하고 지혜로운 동생 가브리엘과 다정하고 재주 많은 친구 루커스뿐이다.

 

“사는 건 원래 이런 식이고, 나도 거기서 벗어날 도리가 없어. 인생은 지랄 같을 때가 대부분이지. 세상은 온통 개소리뿐이야. 고등학교도 지랄 같고. 학교나 다니고 50년간 일이나 하고 그러다 저세상 가는 거야.”

 

컬런이 짝사랑하는 에이다 테일러는 소문난 껄렁패와 열애 중이다. 컬런은 여러모로 마음 붙일 데 없이 하루하루를 보낼 뿐이다. 그러던 중 릴리는 멸종된 줄 알았던 희귀종 ‘나사로 딱따구리’가 목격되었다는 소문이 나면서 전국적으로 유명해진다. 마을은 온통 딱따구리 열풍에 휩싸여 사방에 나사로 딱따구리 포스터가 나붙고, 햄버거 가게에는 딱따구리 메뉴가 등장한다.

딱따구리 헤어스타일이 유행해 온 동네 사내애들은 딱따구리처럼 올려 세운 머리를 하고 다닌다. 광기처럼 번져 가는 이 열풍을 비웃는 컬런에게, 동생 가브리엘은 릴리 사람들이 그런 일을, 어떤 다른 가능성을 필요로 하고 있는 거라고 말해 준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가브리엘이 실종된다.

 

 

갑자기 사라진 동생, 광기에 휩싸인 사람들

 

이야기는 서로 다른 곳에서 시작된 두 줄기 실을 꼬아 예측할 수 없는 하나의 무늬를 짜듯 이어진다. 다른 한 가닥의 끝에는 캐벗 시어시라는 인물이 주인공이다. 캐벗은 자살한 룸메이트의 유품에서 우연히 종교적인 메모를 발견하고, 그것을 연구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서서히 자신이 하느님의 인도를 받아 어떤 운명의 길에 들어섰다고 믿게 된다.

광기에 휩싸인 캐벗은, 세상이 이 모양인 것은 나쁜 천사 가브리엘이 인간을 박해하고 인간의 능력을 꺾으려 했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평범한 일상에서 겹쳐진 우연과 오해 속에 조금씩 폭력의 기운이 자라난다. 그러다 어느 순간, 잔에 가득 찬 물이 쏟아지듯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넘치고 마는데…….

 

거짓 희망에 맞서 자기 마음을 지킨다는 것

 

딱따구리가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결국 헛소동이었음을 사람들이 알게 될 즈음, 가브리엘을 찾으려 애쓰던 가족들은 점점 지쳐 간다. 동생 방에 틀어박혀 폐인이 되어 버린 엄마, 컬런만은 대도시의 대학으로 보내려 애쓰는 아빠. 컬런은 여름 내내 동네 사람들의 선심과 동정을 받으면서 조용히 자기 자리를 지킨다.

소설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가브리엘이 돌아오지만, 상상인지 실제인지 모호하게 처리되는 이 결말은 읽는 이에게 한 가닥 희망을 품게 하면서도 한편으로 그 희망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정말, 희망이 돌아올까. 우리는 보고 싶은 것만을 보고 있는 게 아닐까, 하고.

작가는 또한 컬런의 삶을 통해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견뎌 내는 꿋꿋함을 보여 준다. 여린 마음이 받아 안는 깊은 절망은 먹먹한 슬픔을 안겨 주지만, 폭력 앞에 무력하면서도 현실을 똑바로 마주하려 애쓰는 용기는 놀라운 감동을 남긴다.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하는 청소년기에는 누구나 맞이하는 어떤 어려운 순간이 있다. 이럴 때 위로란 단지 곁에 있어 주는 것, 진심으로 그 슬픔을 함께 생각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희망은 현실을 부정함으로써가 아니라 사랑을 기억함으로써 조금씩 자라난다.

추천사
  • 슬픔에 빠진 인물들의 내면이 손에 잡히는 듯하지만, 그들은 결코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주인공 컬런은 능숙하고 사려 깊은 화자이다. 결말을 기다린 시간이 결코 아깝지 않다.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

  • 수준 높은 독자들이 찾을 만한 다층적 이야기 구조. 예상치 못한 반전과 사유를 자극하는 스토리텔링.
    커커스 리뷰

  • 미스터리로 발전하여 독자의 가슴을 울린 후 마지막 페이지에서 놀라운 반전으로 마무리되는 가슴 떨리는 이야기.
    북리스트

  • 이 소설은 두 가지 이야기 흐름이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하나의 이야기로 통합되는 잘 짜인 스릴러물이다.
    블랙 유머가 빛나는 영리한 작품으로, 독자로 하여금 미디어, 종교, 가족 등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목차
수상정보
저자 소개
  • 존 코리 웨일리

    미국 루이지애나의 작은 마을 스프링힐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5년간의 중학교 교사 생활을 거쳐 지금은 전업 작가이다. 열 살 무렵부터 외계인과 수중 문명이 등장하는 이야기를 짓기 시작했으며 『모든 것이 돌아오는 곳』은 그의 첫 소설이다. 이 작품이 나온 해 봄 『퍼블리셔스 위클리』는 그를 ‘촉망받는 신인 작가’로 선정했고, 2012년에는 전미 도서관 협회에서 수여하는 청소년문학상인 마이클 프린츠 상을 수상했다. 또 […]

  • 이석연

    대학에서 미학을 전공하고 잠시 사교육 현장에서 대입 논술과 영어를 가르쳤다. 지금은 철학 등 인문서와 소설, 청소년 도서 번역에 전념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유럽 신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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