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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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어느 날, 식물들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독보적 상상력, 폭발하는 스토리텔링!

『천 개의 파랑』 천선란 신작 장편소설

 

천선란 소설이 사람들에게 꼭 가닿기만을 바라고 있다. ― 정세랑 소설가

 

재미와 감동을 전 세대에 전하는 소설Y 시리즈가 새로운 K-영어덜트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한국형 영어덜트 소설의 지평을 넓히는 이번 시리즈의 두 번째 권으로 제4회 한국과학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천선란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나인』이 출간되었다.
이 소설은 평범한 고등학생 ‘나인’이 어느 날 식물들의 목소리를 듣기 시작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숲의 속삭임을 따라 우연히 2년 전 실종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 나인은 친구 미래, 현재, 승택과 함께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사소한 것도 지나치지 않는 나인과 친구들의 모습은 우리가 어떤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지를 깊이 성찰하게 한다. 흡인력 있는 스토리 전개와 참신한 상상력, 속도감 넘치는 서스펜스를 모두 갖춘 이 특별한 소설은 천선란 작가의 찬란한 성취로 기억될 작품이다. 어른들의 목소리에 굴하지 않고 진실을 찾는 나인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용기라는 풀잎이 쑥 자라나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숲에 사람이 묻혀 있어.
죽은 자에게 진실을 물을 수 없다면 산 자를 찾아내 물으면 된다.’

 

열일곱 살 유나인은 이모와 단둘이 지구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고등학생이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나인에게 식물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손톱 사이에서 새싹이 돋아난다. 나인에게 ‘승택’이라는 소년이 다가오더니 ‘너와 나는 같은 존재’라고 말한다. 나인의 혼란스러움은 더욱 커진다. 이모가 그제야 털어놓은 비밀은, 나인이 ‘아홉 번째 새싹’이며 특별한 능력이 있는 존재라는 것.

 

“……어제 나한테 말 걸었던 거.”
“…….”
“너 맞지?”
주변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모든 식물이 나무의 대답을 기다리는 듯했다. 나인은 바람 소리에 뒤섞인 목소리를 들었다. 나무의 목소리였다. (본문 84면)

 

나인은 새로이 알게 된 자신의 존재가 혼란스럽지만, 여전히 곁에 있어 주는 이모, 친구 ‘현재’와 ‘미래’, 그리고 승택 덕분에 전과 같은 생활을 유지하며 살아간다. 달라진 게 있다면 식물과 대화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 식물과 교감하는 능력을 통해 나인은 2년 전 자취를 감춘 학교 선배 ‘박원우’ 실종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되고, 이 사건의 진실을 알리기로 마음먹는다. 그러나 숲이 전해 준 이야기만으로는 다른 사람들을 설득할 수 없다. 나인과 나인을 믿어 주는 친구들은 모두 열일곱 살. 고등학생 몇 명이 2년 전 수사가 완료된 사건에 갑자기 관심을 보인다면 진지하게 받아들여 줄 리 없다. 나인과 친구들은 그들 각자의 방식을 찾기 시작하는데……. 실종된 박원우는 돌아올 수 있을까?

 

“나는 못 그만둬. 네가 나한테 알려 주려고 했듯이 나도 알려 줄 거야. 나도 그 선배가 저기 있다고 알려 줘야겠다고.”
자신이 이렇게 정의로운 사람이었는지는 나중에 따지기로 했다. 일단은 원래도 잘 못 참는 성격이었으니 눈물도 단지 참지 못했을 뿐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본문 141면)

 

“이거 하나는 약속해 주라. 아무리 답답하고 화가 나도 네 능력을 발설하지 않겠다고. 절대.”
“어렵지는 않은데……. 우리 종족이 위험해져서?”
“아니. 그 말 한마디로 인간들은 네가 뱉은 모든 말을 거짓말로 여길 테니까.” (본문 144면)

 

작은 진실에 귀 기울일 것.
사람들이 진실을 멸종시키기 전에.
 

사람들이 무시하려는 작은 진실을 나까지 무시하면, 우리가 디딘 이 땅이 서서히 붉게 물들 것이다. 이 사실을 나인은 본능적으로 안다. 나인이 낯선 존재라는 것과 아직 이 사회에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어린 존재라는 두 가지 사실이 나인의 시각을 더 날카롭게 벼렸을 것이다. “답답하면 못 참는 성질을 가지고 태어난” 나인은 자신과 같이 작은 목소리를 가질 수밖에 없는 자들을 지나치지 않는다. 무시하면 평온을 얻을 수 있고, 무시하지 않으면 곤란해질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모르는 체할 수 없”다. 진실의 멸종을 필사적으로 막기 위해. 그것은 나인의 곁을 지키는 친구들 역시 마찬가지다.

 

“미래야.”
정수리를 토닥거리던 미래의 손이 멈췄다. 숨이 옅어진 걸 보니 잠이 든 모양이었다. 그래도 할 말은 해야지.
“무조건 믿어 준다고 해서 고마워.”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한 사람의 인생을 존재하게 한다. (본문 416면)

 

작가 천선란은 전작 『천 개의 파랑』에서 휴머노이드 기수의 이야기를 빼어나게 그린 바 있고, 소설 속에 낯선 존재들을 등장시켜 왔다. 사실 낯선 자들은 곳곳에 있으며 나 자신이 이방인이 될 수도 있다. 사람들은 사회의 문법에 길들여지지 않은 10대 아이들이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끔찍한 것을 더 끔찍하게 여길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종종 잊는다. 나인은 가장 척박한 땅에서 마지막에 눈을 떴다. 그리고 자라나 척박한 땅에 물을 주기 시작한다.
『나인』은 성장소설의 감동이 가득하면서도 그 안에 서스펜스와 추리가 공존하는 소설이다. 스스로 목소리를 내는 나인과 친구들, 진실을 쫓는 흥미진진한 여정이 덩굴처럼 서로를 엮으며 뻗어 나간다. 하나의 생태계를 이룬 거대한 숲처럼 이 모든 것을 한 권에 담은 『나인』은 영상화가 기대되는 새로운 대작이다.

 

뒤틀린 어른이 뒤틀린 아이를 만들고, 그 아이가 자라 뒤틀린 어른이 되어 다시 뒤틀린 아이를 만드는 세상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렇게 온전한 어른이 사라진 세상이 되기 전에, 상처와 슬픔이 무기가 되어 또 다른 출혈을 일으키는 세상으로 향하지 않도록. 그런 마음으로 썼다. (작가의 말 중에서)

 

 

 

추천사
  • 천선란의 소설은 온유하지만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성장소설 속에서도 누구나 성장에 다다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인』은 이 점을 숨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움트지 않는 삶은 움트지 않을 것이고 아슬아슬한 나이를 지나도 슬픔은 이어질 것이다. 『나인』은 주인공들이 움직일 때마다 발밑에서 소리 없이 자라나는 비밀과 뒤틀림을 긴밀히 뒤쫓는 이야기다. 아이들은 스스로 삼킨 말들에 몇 번이고 걸려 넘어지면서도 서로를 일으키는 것만은 계속한다. 언젠가 멀어질 걸 알면서도 곁을 파고드는 마음들이 식물의 은근한 악력을 닮았다. 생장점 가득한 천선란 소설이 가닿아야 할 사람들에게 꼭 가닿기만을 바라고 있다.
    ― 정세랑 소설가

    21세기에도 전쟁이 있고 그 안에 영웅이 있다면 그 영웅은 반드시 식물성일 것이다. 유나인과 그의 친구들처럼. 『나인』은 행성처럼 무거운 눈물에서 아직 빠져나오지 못한 우리들에게, 눈물 안에서 유효한 희망을 건져 내는 길을 알려 준다. 고립이 일상이 된 시대에 읽고 나서 ‘안 외로워지는 이야기’를 쓰는 것이 목표였다면 천선란 작가는 충분히 성공했다.
    ― 김지은 문학평론가

    나인이 스스로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인정하며 변화를 이끄는 모습이 하도 청량해서, 소설을 읽는 내내 마음속에 탄산이 맴도는 기분이었다. 『나인』 속 인물들처럼 누군가를 아낄 줄 알고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게 별난 일이 되어 버린 이 세상에서, 끔찍한 것을 끔찍하게 여겨 다행인 사람이 되고 싶다. 천선란 작가의 글들을 내 자리에서 읽고, 진심으로 응원하겠다. 가까운 궤도에서, 언제까지나.
    ― 이설 배우

목차

프롤로그
1부 속삭이는 잎
2부 심장을 삼킨 나무
3부 파도가 치는 숲
에필로그
 
작가의 말

수상정보
저자 소개
  • 천선란

    제4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무너진 다리』 『천 개의 파랑』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 소설집 『어떤 물질의 사랑』을 냈다.

타인을 이해하지 못할 때, 타인에게 이해받지 못할 때 우리가 종족이 다른 외계인이라고 생각하면 언제나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래서 나는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보지 않고 사람을 유심히 관찰하는 누군가를 보면 외계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신호등 초록불이 삼 초 정도 남았는데 뛰지 않고 걸음을 멈추는 사람을 볼 때도, 길가에 핀 꽃을 찍기 위해 기꺼이 땅에 누워 버리는 사람을 볼 때도, 아이와 강아지에게 친절한 사람을 볼 때도. 너무도 당연했던 선의를 잃은 인간들 속에서 그 원초적인 힘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을 마주칠 때마다 외계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팔 년 전 한적한 공원 벤치에 앉아 목 놓아 울다 문득 나무와 들풀이 듣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이 나무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울음을 들었을까 고민도 했다. 이 이야기는 아마도 그날로부터 시작되었을 것이다.
 
소설을 쓸 때 보아의 「아틀란티스 소녀」,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 유아의 「숲의 아이」, 아이유의 「이름에게」, 김세정의 「SKYLINE」을 들었다. 나는 나인의 목소리가, 꼭 그들 같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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