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대중적 인기를 끈 최인호, 박범신, 오탁번, 한수산의 작품이 실려 있다. 최인호의 작품 「타인의 방」 「깊고 푸른 밤」은 현대 도시인의 덧없는 일상과 부조리한 삶의 양태, 타자와의 정서적 단절과 무관심 등을 세련된 감각과 경쾌한 문체로 포착했다. 오탁번의 「굴뚝과 천장」은 낭만적 순수가치가 온전히 추구될 수 없는 고통스런 현실을 부정하거나 이에 좌절하는 인물들의 삶을 그렸고, 한수산의 「타인의 얼굴」은 학생 시절 정신적 우상이던 은사의 죽음을 통해 삶 속에 내면화한 죽음의 실체를 묘사했다. 박범신의 「토끼와 잠수함」은 거대한 폭력적 상황에서 삶의 고단함과 힘겨움을 담았고, 「흰 소가 끄는 수레」는 자연 속의 고행을 통해 깨달음의 깊은 경지를 펼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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