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의 나무들

책 소개

나무에서 아름다운 것들을

한움큼씩 가득 얻어 힘든 시절에

쓸 수 있게 보관할 수만 있다면!

 

나무가 전하는 작고 소박한 기쁨과 위로에 대하여

헤세가 꽃피워낸 18편의 에세이와 21편의 시를

세밀화와 함께 읽는 시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헤르만 헤세가 나무와 삶에 대해 써내려간 시와 에세이를 담은 『헤르만 헤세의 나무들』이 (주)창비에서 출간됐다. 이 책에는 한수정 작가가 참여해 헤세가 느낀 나무의 다정한 목소리와 따뜻한 위로를 서정적이고도 아름다운 삽화로 표현해냈다. 시집으로 등단해 젊은 나이에 “여기 시인 헤세 잠들다”라는 자신의 묘비명을 미리 준비해놓을 정도로 시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헤세가 시만큼 아낀 평생의 벗이자 영혼의 쉼터이던 나무에 대해 남긴 시와 에세이는 쉼 없이 살아가는 오늘의 독자들 곁에 오래도록 따스한 안식처로 머물 것이다.

 

가장 위대한 도서관인 자연”에서 읽어낸

아름답게 사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담은 에세이와 시

헤르만 헤세는 숲과는 또다른 방식으로 홀로 서 있는 나무들을 “고독한 사람들”(「나무들」)이라 칭하며 그것이 전하는 삶의 의미를 새긴다. 그는 과거 어느날처럼 여전히 생명력 넘치는 나무를 보며 “그 시절 이후 내가 노래한 것은/그렇게 달콤하고 그다지 독특하지 못했어”(「내 마음 너희에게 인사하네」)라며 다시는 과거로 갈 수 없는 나를 돌아본다. 또 “오래 버려두었더니 숲이 되어 태양과 바람이 머물고 새들은 노래하고”(「잎 빨간 너도밤나무」), “새로 돋아난 잎사귀가 달린 아름다운 어린 포플러나무 한그루가 다시 눈에 들어왔다”(「동작과 정지의 일치」)라며 자연스레 잉태하고, 피어나고, 시드는 생명력에 경탄한다. 한편으로는 “모든 꽃이 열매가 되진 않”으니 만발한 꽃들을 “피어나게 둬! 모든 것이 제 길을 가게 해”(「온통 꽃이 피어」)라며 자연과 사람의 생각을 굳이 여과하지 말자고 피력하고, “사랑스럽고 없어서는 안되는 것”(「늙은 나무를 애도함」)이라며 쓸쓸한 어조로 쓰러진 나무이자 친구를 애도하기도 한다. 또한 안개 속에서는 “어떤 나무도 다른 나무를 보지 못”(「안개 속에서」)한다며 존재의 근원적 고독을 말하고, “너무 긴 죽음에 지쳤어”(「부러진 나뭇가지의 딸각거림」)라며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는 생의 마지막 시를 전한다. “가장 위대한 도서관은 자연”이라 말하던 헤세는 이외에도 나무에 관한 총 18편의 에세이와 21편의 시를 통해 자연스럽고 “아름답게 사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차분하게 전하고 있다.

 

헤세가 추구하는 다양성과 느림의 상징인 나무 

헤세는 1955년 한 독자의 편지에 이렇게 답했다. “신이 인도인이나 중국인을 그리스인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표현한다고 해도, 그것은 결함이 아니라 풍성함이지요. 그래서 나는 떡갈나무나 밤나무가 아니라 ‘나무’라는 말이 가장 좋습니다.” 즉 헤세는 사람들이 점점 더 획일화와 정형화를 지향하는 데 반해 자연이 서로 다른 형태들을 마음껏 펼치는 다양성에 주목했다. 또한 빠르게 흘러가는 도시 한가운데에서 나무의 ‘느림’에서 의미를 발견했는데 그에게 느림은 참을성의 또다른 말로 “가장 힘들고도 가치가 있는 유일한 것”이었다. “지상의 모든 성장, 기쁨, 번영과 아름다움은 참을성 위에 세워진 것”이라 보았기 때문이다. 엮은이 폴커 미헬스는 세계의 산업화와 단조로움이 점점 더 심화되는 상황에서 이런 다양성과 느림을 귀하게 여기는 헤세의 정신이 우리를 삶의 원천으로 돌아가게 해주기에 나무에 대한 그의 작품이 오늘날 더욱 빛을 발한다고 말한다.

추천사
  • 헤르만 헤세의 작품은 자유를 향한 시적인 노력이다. 나는 그의 작품에서 영혼의 망설임을 발견한다. 영혼을 에워싼 것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데, 그 영혼이 지닌 열망이 무한대로 크기 때문이다. -앙드레 지드

  • 깊이를 더해가는 대담함과 통찰력을 통해 고전적인 인도주의의 이상과 품격 있는 문체를 보여주는 직관적 글쓰기를 하는 작가. -노벨 문학상 발표문 중에서

목차

나무들

내 마음 너희에게 인사하네

수난 금요일

잎 빨간 너도밤나무

동작과 정지의 일치

꽃피어난 나뭇가지

새 탄생의 기적

봄밤

밤나무

복숭아나무

온통 꽃이 피어

은둔자와 전사 들

사슬에 묶인 힘과 정열

자작나무

밤나무숲의 5월

슈바르츠발트

나무들

뿌리 뽑혀서

일기 한장

보리수꽃

늙은 나무를 애도함

뜨내기 숙소

대립

높새바람 부는 밤

작은 길

낡은 별장의 여름 정오

9월의 비가

브렘가르텐 성에서

자연의 형태들

가을 나무

가지 잘린 떡갈나무

고립된 남쪽의 아들

‘어떤 풍경의 서술’ 중에서

시든 잎

모래시계와 가랑잎 사이에서

안개 속에서

부러진 나뭇가지의 딸각거림

늦가을의 나그네

 

엮은이의 말

작품 출처

수상정보
저자 소개
  • 헤르만 헤세

    1877년 독일 뷔르템베르크에서 태어났다. 1891년 마울브론 신학교에 입학하지만, 시인을 꿈꾸던 헤세는 그곳을 탈주, 자살을 시도한다. 이후 시계공장과 서점에서 견습직원으로 일하며 글쓰기에 전념하던 그는 1895년 시집 『낭만적인 노래들』을 출간하고, 장편소설 『페터 카멘친트』(1904), 『수레바퀴 아래서』(1906) 등을 발표하며 문학적 성공을 거둔다. 1914년 1차대전에 자원입대를 하지만, 고도근시로 복무 부적격 판정을 받는다. 1919년 발표한 『데미안』으로 폰타네상을 받았으며, 장편소설 『싯다르타』(1922), 『나르치스와 […]

  • 안인희

    安仁嬉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일어과를 졸업하고 같은 과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독일 밤베르크 대학에서 수학했다. 옮긴 책으로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문화』(한국번역가협회 번역대상), 『인간의 미적 교육에 관한 편지』(한독문학번역상), 『데미안』 『우리가 사랑한 헤세, 헤세가 사랑한 책들』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등이 있고, 지은 책으로는 『안인희의 북유럽 신화』 『중세 이야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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