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마지막 말들

책 소개

“나는 어머니의 보호자이자 관찰자이자 기록자였다”

1년의 간병, 어머니의 사랑과 존엄성에 대한 인문학적 기록

 

엄마의 삶이 점차 마지막을 향해 갈 때, 아들은 엄마의 말을 기록하기로 마음먹었다. 인지저하증으로 투병 중인 엄마의 한두마디 말은 자칫 의미 없는 음성으로 치부되기 쉬웠지만, 평생을 모자지간이라는 특별한 존재관련 속에 살아온 아들에게 그것은 결코 뜻 없는 말일 수 없었다. 

고전학자인 박희병 서울대 교수가 1년여간 어머니의 병상을 지키며 들었던 어머니의 말들과 그에 대한 생각을 신간 『엄마의 마지막 말들』에 모아냈다. 저자는 말기암과 인지저하증으로 투병하는 어머니가 병상에서 발화하는 말을 인문학자이자 아들의 시각에서 해석했다. 

저자는 그간 고전문학 석학으로서 학문 연구의 결과를 글로 숱하게 발표하면서도 개인적인 이야기를 내놓는 것은 꺼려왔다. 하지만 평생을 바쳐온 학업마저 내려놓고 ‘엄마의 마지막 말들’을 정리하는 일은 저자가 아들로서 꼭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 더불어 저자는 인문학자로서 이 기록이 개인적인 기록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삶과 죽음, 사랑의 방식, 주체성에 대한 고찰로 이어지도록 했다. 책은 누구나 마주하게 될 ‘마지막’이라는 시간을 매개로 근원적 사랑과 존엄성, 우리 삶의 존재방식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목차

책머리에
엄마의 마지막 말들
에필로그

수상정보
저자 소개
  • 박희병
    박희병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로 『통합인문학을 위하여』 『한국고전소설 연구의 방법적 지평』 『능호관 이인상 서화평석』 『범애와 평등』 『나는 골목길 부처다』 『연암과 선귤당의 대화』 『저항과 아만』 『유교와 한국문학의 장르』 『연암을 읽는다』 『한국의 생태사상』 등이 있고, 『선인들의 공부법』 『골목길 나의 집』 등 다수의 편역서와 논문을 냈다.

지난 1년 동안 나는 어머니의 보호자이자 관찰자이자 기록자였다.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치는 나는 죽어가는 어머니가 남긴 말들에 특히 깊은 인상과 감명을 받았다. 어머니는 구순의 고령이신데다가 기력이 극도로 쇠한 말기암 환자이고 인지저하증이 있으셨기에 말을 잘 하지 못하셨다. 게다가 병원에서 늘 향정신성 약물을 투여받고 있었으므로 수시로 혼돈 상태에 빠지곤 하셨다. 어머니의 한두마디 말은 대체로 이런 극한 상황 속에서 이따금 나온 것이었으므로 얼핏 전후 맥락이 없고 의미 없는 말처럼 보이기 일쑤였다. 하지만 나는 시간이 지나면서 어머니의 이 말들이 모두 의미가 없는 말들은 아니며 단지 의미가 해독되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이 책은 어머니의 말들에 대한 ‘나’의 의미 해독에 해당한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와 자식들이 대개 그러하듯 나의 어머니와 나 또한 아주 특별한 존재관련 속에 있었다. 이 특별한 존재관련 때문에 나는 어머니의 말들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고 그 맥락을 깊이 이해할 수 있었으며 오랜 내밀한 기억들을 소환할 수 있었다.
그렇긴 하지만 이 책은 나와 내 어머니의 사적인 기록만은 아니다. 인문학은 실존과 사회적 문제의식을 분리하지 않는다. 나는 인문학자로서 사적 자아와 공적 자아를 무시로 넘나들면서 어머니에 대해 기록하며 삶과 죽음에 대한, 사랑의 방식에 대한, 인간의 최소 주체성에 대한, 우리 사회가 말기암 환자와 인지저하증 환자에 대해 갖고 있는 일반적 편견에 대한, 호스피스 의료를 담당하는 의료진의 윤리의식과 책임에 대한, 내 생각의 일단을 개진했다. 이 생각들은 궁극적으로 어머니의 말들에서 촉발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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