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도 쓸쓸한 당신

책 소개

저자 박완서(朴婉緖) 선생은 1931년 경기도 개풍군 묵송리 박적골에서 태어나 숙명여고를 졸업했다. 저자는 여러 대담 자리나 글에서 여고 때 만난 「삼인행」의 작가 박노갑(朴魯甲)에게서 많은 문학적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1950년 서울대 국문과에 입학했으나 6•25 전쟁이 발발하고 오빠와 숙부가 죽자 학업을 중단했다. 그뿐 아니라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미8군 PX의 초상화부에 근무하게 되는데 이때 박수근(朴壽根) 화백을 알게 된다. 박수근 화백의 불우한 한 시절을 증언하고 싶은 저자의 열망은 1970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된 『나목(裸木)』으로 나타나는데, 애초에 논픽션으로 계획했다가 진실에 훨씬 흡사할 수 있는 인물 창조를 위해 픽션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등단 이후 저자는 한국 현대소설을 대표하는 빛나는 작품들을 꾸준히 발표해 이번까지 소설집 7권, 장편소설 13권을 냈으며 동화 꽁뜨 수필집 등도 상당수 상재했는데 그때마다 장안의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일기•소설집인 『한 말씀만 하소서』 이후 거의 5년만에 내는 소설집 『너무도 쓸쓸한 당신』은 `원로`란 이름에 걸맞은 작가의 삶에 대한 성찰을 보여주고 있다. 부부관계에 관한 깊은 이해를 보여주는 표제작 「너무도 쓸쓸한 당신」은 한 초로의 부인이 아들의 졸업식장에서 안사돈에게 은근한 모욕을 당하고 난 뒤 평소에 체제에 순응하는 멋없고 비굴한 인간이라고 경멸하는 남편, 그것도 오랫동안 떨어져 산 남편을 점점 관용하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함께 러브호텔에 투숙하는 장면에서는 가부장의 외로운 책무를 다하려는 안쓰러운 남편의 모습을 보고 연민의 감정까지 느끼는데 우리 사회의 결혼 풍속과 문화에 대한 천착이 잘 드러나 있다. 「마른 꽃」은 회갑을 앞둔 초로의 과부가 멋쟁이 홀아비 조박사와 만나 연애하고 이를 눈치챈 딸이 처음에는 엄마의 연애를 비난하다가 조박사와 재혼하라고 성화하는 과정이 재미있게 그려져 있다. 작중화자는 딸의 권유를 물리치면서 “적어도 같이 아이를 만들고, 낳고, 기르는 그 짐승스러운 시간을 같이한 사이”가 아니면 모든 것이 빤히 보이는 늘그막의 결혼이란 힘들고, 부부관계를 유지하게 하는 힘인 정열이나 정욕이 아름답다는 것을 깨닫는데 부부의 조건란 무엇인가란 작가의 근본적인 성찰을 보여주는 수작이다.

 

평론가 염무웅 교수가 계간평에서 “전설적인 아름다움 이상의 거의 신화적인 광채에 둘러싸인 뛰어난 소설” “이 작품에 대해서 내가 하고 싶은 최선의 말은 직접 읽어보라는 것”(『창작과비평』 95 여름)이라고 격찬한 「환각의 나비」는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찾는 딸의 행적을 추적하면서 이 시대 노인에게 평화와 안식이 가능한 조건이란 존재하지 않음을 노련한 필치로 그린 작품이다. 「길고 재미없는 영화가 끝나갈 때」나 「꽃잎 속의 가시」는 죽음을 맞이하는 노인이 자신의 신산스러운 삶을 돌이켜보고 이를 어렵게 긍정하는 과정을 따라가는데 작가의 인생살이의 연륜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의미심장한 내용을 담은 작품들이다. 소설집에는 이밖에도 「참을 수 없는 비밀」 「그 여자네 집」 「공놀이하는 여자」 「J-1 비자」와 꽁뜨 「나의 웬수덩어리」 등이 실려 있다.

목차

[차례]

마른 꽃
환각의 나비
참을 수 없는 비밀
길고 재미없는 영화가 끝나갈 때
너무도 쓸쓸한 당신
그 여자네 집
꽃잎 속의 가시
공놀이하는 여자
J-1 비자
꽁뜨 나의 웬수덩어리

수상정보
  • 1999년 제14회 만해문학상
저자 소개
  • 박완서

    1931년 경기도 개풍 출생. 숙명여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문과에 입학했으나 한국전쟁으로 학업 중단. 1970년 마흔살의 나이로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나목(裸木)』이 당선되어 작품활동 시작. 소 설집으로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배반의 여름』 『엄마의 말뚝』『해산바가지』 『저문 날의 삽화』 『한 말씀만 하소서』 『너무도 쓸쓸한 당신』 등과, 장편소설 『휘청거리는 오후』 『도시의 흉년』 『목마른 계절』 『살아있는 날의 시작』 『서 있는 여자』 『그해 겨울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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