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바람

책 소개

『어느 바람』은 한국시사의 우뚝한 경이로 서서 세계시단으로 활동무대를 넓힌 시인 고은(高銀)의 고희를 기념하여 시세계를 중간결산하는 선집이다. 1958년 공식적인 문단활동을 시작한 이래 44년여에 걸친 세월 동안 변함없는 창작의 열정을 불사르고 있는 시인의 시세계는 일반독자가 일일이 따라읽기 벅찰 만큼 작품량이 풍성하기로도 유명하다. 『어느 바람』은 다섯 편자의 공동작업을 통해 이런 현실적인 문제를 해소하고 선집으로서의 질적•양적 균형감을 확보하고자 했다.

 

여기 실린 150편은 김승희(金勝熙)•;안도현•고형렬(高炯烈)•이시영(李時英) 네 명의 시인이 고은의 시세계를 시기별로 대별하여 일차 수록작을 뽑고, 평론가 백낙청(白樂晴) 이 최종선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백두산』 『만인보』 『머나먼 길』 등의 서사시•장시를 선정대상에서 제외하여 읽는이의 부담을 덜고, 수록작에 대해 시인 자신의 개고(改稿)를 거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해서 지난 시기를 있는 그대로 정리하는 선집 본래의 목적에 충실하고자 했다.

 

이렇게 선정된 수록작들을 따라 읽다보면 광대한 고은 시세계가 변모를 거듭하며 발전해가는 과정을 한눈에 알 수 있다. 탐미적•허무주의적으로 알려져온 초기 고은 시의 유려하게 감각적이고 명상적인 작품들(「심청부(沈淸賦)」 「인당수(印塘水)」「제주만조(濟州滿潮)」「해연풍(海軟風)」「저녁 숲길에서」 등)이 뒷날 국토와 겨레에 대한 사랑을 노래한 「임종」 「화신북상(花信北上)」 「아리랑」 「우리나라 음유시인」 등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확인하는 것도 그중 하나다. 또한 1970년대 세상을 놀라게 한 반독재 민주화투사로서의 고은의 변모 역시 이전과의 “느닷없는 단절이라기보다 『문의마을에 가서』와 『입산』(1977), 그리고 ‘입산 이후'(『고은시전집』 2, 민음사 1983) 대목의 과도기적 시편들을 거치는”(「발문」) 완만한 변화가 다다른 지점이라는 데 공감하게 된다. 역사와 사회현실에 대한 적극적 개입은 이후로도 고은 시의 중요한 특징의 하나지만, 불교의 게송(偈頌) 또는 선시(禪詩)의 전통을 이은 단시(短詩)들이 이어져, 특히 『뭐냐: 고은 禪詩』를 통해 세계 시단의 주목을 받기까지의 심화와 성숙을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선집의 의의를 보탠다. 최근 고은 시인의 잦아진 해외여행 경험이 “체질화된 삶의 방식에 가까운” 방랑과 순례에 보태져 진정한 “정신의 모험이요 순례로서, 낯선 곳에서 얻은 근본적인 반성이 새로운 귀환으로 이어”지는 독특한 경지를 개척하고 있음도 더불어 확인할 수 있다.

 

첫시집 『피안감성』(1960)부터 『두고 온 시』(2002)까지의 단행본 시집에서 150편을 뽑았고, 시집 말미에 가장 최근의 활동까지를 담은 상세한 연보를 실어 복잡다단한 생애를 간추렸다. 창작과비평사 홈페이지(www.changbi.com) 웹매거진 8호의 ‘대화 고은 vs 이시영’도 쉼없이 파도치며 나아가는 시인의 시정신을 이해할 좋은 참고자료가 된다.

목차

시인의 말
일러두기

제1부 김승희•백낙청 정선

심청부(沈淸賦)
다어(茶語)
시인(詩人)의 마음
초파일날
제주만조(濟州滿潮)
묘지송(墓地頌)
신성노동절(神聖勞動節)
해연풍(海軟風)
저녁 강가에서
애마(愛馬) 한쓰와 함께
저녁 숲길에서
슬픈 씨를 뿌리면서
과육(果肉)
종로(鍾路)
투망(投網)
문의(文義)마을에 가서
도단(道斷)
청진동(淸進洞)에서
휴전선(休戰線) 언저리에서
우리나라의 들국화
임종(臨終)
보리밭
무등(無等)의 노래
대장경(大藏經)
황사(黃砂) 며칠
입산(入山)
초대(招待)
추석(秋夕)
화신북상(花信北上)

제2부 안도현•백낙청 정선

화살
만세타령(萬歲打令)
어느 방
차령산맥(車嶺山脈)
삼월(三月)
자작나무숲으로 가서
구름에 대하여
릴레이
조국의 별
아버지
선술집
가야 할 사람
수평선
내장산
변산
나들잇길

입춘
동행
지나가며
기러기
입추 뒤
새벽
관광객
그리움
바람 시편
국화
두 아낙
잉크
역사로부터 돌아오라

제3부 고형렬•백낙청 정선

먼데
아기의 말
쌍무지개
태풍
산수유
난초 앞에서
다시 눈물
골리앗 크레인
상계동 가는 길
산기슭
영일만 1
이화령
올빼미
아기
소고기
웃음
주정뱅이
좌선(坐禪)
청개구리
뻐꾸기
별똥
나무의 앞
폭염 이후
동네 가게에서
아리랑
어머니
서산 할머니
우리나라 음유시인
휴식

제4부 이시영•백낙청 정선

밤송이
하루
안성장 할머니 몇분
두엄자리 옆에서
어떤 대화
어떤 기쁨
다보여래의 댁
성철 스님 각령으로부터
폭포
빈 손
네 개의 날개
서산 가서

가야산
다시 보면
어느 노동자
너무 거룩하지 않게
나그네
다음 골목
갑산
마라도
개마고원
조치원
평양
주을온천 가까이
단풍
서울 현저동 101번지
동해 북부
북청 사자춤
단군릉
백령도
고도 4천3백 미터쯤의 마을
달라이 라마 동생
상그리라
살 만한 세상
설산학(雪山鶴)
아기
순간의 꽃

제5부 백낙청 정선
숲의 노래
광장 이후
죽은 시인들과의 시간
사과꽃
카리브 바다에서
공던지기

발문•백낙청
연보
작품 출전
엮은이 소개

수상정보
저자 소개
  • 고은

    1933년 8월 전북 군산에서 태어나 18세의 나이에 출가하여 수도생활을 하던 중 1958년 『현대시』『현대문학』 등에 추천되어 문단활동을 시작했다. 첫시집 『피안감성』(1960)을 펴낸 이래 고도의 예술적 긴장과 열정으로 작품세계의 변모와 성숙을 거듭해왔다. 시선집 『어느 바람』, 서사시 『백두산』(전7권), 연작시편 『만인보』(전30권), 『고은 시전집』(전2권), 『고은 전집』(전38권)을 비롯해 150여권의 저서를 간행했고, 1989년 이래 영미ㆍ독일ㆍ프랑스ㆍ스웨덴을 포함한 약 20여개 국어로 시집ㆍ시선집이 번역되어 세계 언론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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