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요람 아프리카를 가다 1

책 소개

육로와 해로를 거쳐 마침내 다다른

정수일 문명교류학의 출발지, 아프리카

 

세계 문명교류학의 대가인 정수일이 육상 실크로드와 해상 실크로드를 거쳐 마침내 인류 문명의 고향 아프리카에 다다랐다. 1955년 국비유학생의 신분으로 처음 아프리카를 밟은 이래 총 28년의 ‘종횡 세계일주’의 ‘마침’이자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는 장소로 찾은 것이다. 중국과 북한의 외교 사절로서 18년, 한국에서의 집중기획답사 10년을 더해 이뤄낸 종횡 세계일주는 실크로드가 유라시아 구대륙만을 포괄한다는 진부한 통론을 깨기 위한 노력의 과정이었고, 그 중요한 ‘인증샷’의 현장인 아프리카에 대한 이야기가 이 책 『문명의 요람 아프리카를 가다』에 고스란히 담겼다. 문명교류사의 집대성과 대중화에 헌신하기 위해 설립한 (사)한국문명교류연구소 10주년을 기념해 출간한 더욱 뜻깊은 저작이다.

찬란한 고대문명에 대한 매료, 서구 열강에 의해 자행된 수탈과 노예무역에 대한 설욕의 다짐을 품고 아프리카 곳곳을 누비며 엮어낸 이 책은 지금껏 쉽게 접하지 못했던 아프리카 고대문명사부터 열강의 식민지를 벗어나기 위한 아프리카인의 투쟁사까지 한권에 담아냈다. 특히 그가 만나고 경험한 아프리카 지도자들에 대한 이야기, 젊은 시절 직접 밟은 아프리카 땅과 지금 다시 아프리카를 찾으며 느끼는 소회 등이 담뿍 녹아든 휴머니즘 가득한 문명기행기이기도 하다. 수탈의 대상이 아닌 함께하는 이웃으로 아프리카인들을 바라보게 하는 이 책은 어떤 이유로든 아프리카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청춘의 땅에서 벌이는 세계문명기행

: 세계를 향한 눈을 뜨게 개안지(開眼地) 가다

 

외교 사절로서 아프리카 현대사의 중요한 이정표를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고, 문명교류학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오랫동안 아프리카를 관찰해온 저자에게 이번 답사지의 의미는 남다르다. 세계문명기행의 장소임과 동시에 오래전 추억이 고스란히 간직된 청춘의 땅임을 책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유명 관광지 혹은 뛰어난 자연경관이나 야생을 경험할 수 있는 대륙으로만 알고 있던 아프리카가 정수일의 이야기 속에서 본래의 다채로운 빛깔을 되찾는다.

1955년 중국의 저우언라이 총리는 저자 정수일을 포함한 유학생 7인, 교수 1인, 무역대표부 11인 등 총 19인을 불러 2시간여의 환담과 따뜻한 격려와 함께 이들을 이집트 카이로로 떠나보냈다(「유학, 두 수반의 합작품」196~98면 참조). 1권은 바로 그곳, 오래전 청운의 뜻을 품고 찾은 이집트에 대한 이야기에서 시작한다. 모세가 일군의 이스라엘인을 이끌고 이집트를 탈출한 경로를 되짚고, 동서 해상 교역의 중계지 알렉산드리아 곳곳을 살피는가 하면, 왕가의 계곡·피라미드·카르나크 신전 등 이집트 문명의 중심지와 그 문명의 젓줄인 나일강을 답사하며 찬란한 고대문명사를 한 호흡에 꿰나간다.

특히 가는 곳마다 정수일의 아프리카 에피소드가 스며들어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대중연설 현장에서 청중이 던진 신발을 맞고도 의연한 모습을 보였던 나세르, 제1차 아시아‐아프리카 인민결의대회에 참여한 북한 대표단 중 한국 고고학계 1세대인 도유호 선생과의 만남, 아시아‐아프리카 대학생 여름캠프에 참여해 한달간 머문 알렉산드리아의 과거와 현재, 모로코 국왕에게 중국 대사의 신임장 봉정식 통역을 하면서 겪은 일화 등 역사책이 아닌 한 개인의 기억 속에 뚜렷이 남아 있는 아프리카 현대사의 장면 장면에 놀라게 된다.

튀니지에 이르면 그리스-로마와 자웅을 겨룬 카르타고인의 흔적을 뒤쫓으며 고대의 무역망과 고대 제국의 패권경쟁,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가톨릭과 이슬람을 받아들여야 했던 튀니지의 운명과 문명을 상세하게 소개한다. 튀니지 역시 저자와 인연이 있는 곳이기에 고대문명에 대한 설명만큼이나 현대사의 순간이 세심하게 기록되어 있다. 1980년대 초 튀니지 대학 부속 사회경제연구소에서 연구원 생활을 한 바 있는 저자는 대학 교정과 기숙사 구내에 들이닥친 무장경찰과 최루탄의 경험에서 시작해 재스민혁명의 의미를 짚는다. 또한 대(大)학자인 이븐 칼둔부터 종신 대통령을 꿈꿨던 부르기바까지 튀지니의 인물들에 대한 설명도 빼놓지 않는다.

알제리와 모로코, 세네갈로 이어지는 이야기에서는 저자가 모로코 주재 중국 대사관에서 일하면서 제3세계 독립투쟁을 지원하던 당시의 경험에 기초한 현대사와 정치인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고대의 영광을 보여주는 여러 유물·유적을 소개한다. ‘네그리뛰드’의 선구자인 세네갈의 상고르, 아프리카의 ‘성인’으로 일컬어지는 코트디부아르의 펠릭스 우푸에부아니를 집중해서 다루는데 특히 벤 벨라에 대한 기억은 각별하다. 저자는 그와 동시대를 살아오면서 그의 인생 여정을 때로는 가까이에서, 때로는 멀리서 지켜보았다고 소회한다. 동시에 인생의 아이콘이자 선배, 스승으로 생각한 그의 삶의 행적을 뒤쫓는다.

 

목차

여는 : 실크로드와 설욕의 땅 아프리카

 

1 세계를 향해 눈을 뜨게

01 역사의 땅, 시나이 반도

02 모세의 40년 광야생활

03 동서 해상교역의 중계지, 알렉산드리아

04 알렉산드리아의 상징, 파로스 등대

05 고대 이집트 문명의 건설자, 람세스 2세

06 이축(移築)된 아부심벨 신전

07 나일강 단상

08 파라오들의 무덤군, ‘왕가의 계곡’

09 태양신앙의 상징인 오벨리스크의 수난

10 고대문명의 거울, 카이로 국립박물관

11 유학, 두 수반의 합작품

12 피는 물보다 진하다

13 나세르의 『혁명철학』

14 모래사막을 걸어온 나세르

15 그리스-로마와 자웅을 겨룬 카르타고

16 유물의 보고, 튀니지

17 역사철학의 비조, 이븐 칼둔

18 재스민혁명의 암장(岩漿)

19 아틀라스 산속의 여정

20 알제리, 아프리카의 대국

21 알제리 전쟁, 그 자초지종

22 알제리 ‘국부’, 벤 벨라

23 반세기 만의 해후

24 내 인생의 변곡점

25 ‘아프리카의 스위스’, 모로코

26 하얀 눈과 금빛 사막이 공존하는 나라

27 여행이란 나를 찾기 위한 길

28 세계적인 대여행가, 이븐 바투타

 

2 굴종의 땅에서 도전의 땅으로의 여정

29 노예들의 피눈물로 얼룩진 고레(Goree)섬

30 아프리카의 상류국이던 세네갈

31 ‘네그리뛰드’의 선구자, 상고르

32 상고르의 민주사회주의

33 ‘아프리카의 작은 빠리’, 아비장

34 몰염치한 상아무역, 이젠 그만!

35 아프리카의 ‘성인’, 펠릭스 우푸에부아니

수상정보
  • 제54회 한국출판문화상 저술-학술 부문
  • 제42회 한국출판문화상 번역 부문
저자 소개
  • 정수일

    중국 연변에서 태어나 연변고급중학교와 북경대 동방학부를 졸업했다. 카이로 대학 인문학부를 중국의 국비연구생으로 수학했고 중국 외교부 및 모로코 주재 대사관에서 근무했다. 평양국제관계대학 및 평양외국어대학 동방학부 교수를 지내고, 튀니지 대학 사회경제연구소 연구원 및 말레이 대학 이슬람아카데미 교수로 있었다. 단국대 대학원 사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같은 대학 사학과 교수로 있었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5년간 복역하고 2000년 출소했다. 현재 사단법인 […]

아프리카는 필자의 삶에서 세계를 향해 눈을 뜨게 한 개안지(開眼地)다. 그 착지(着地)는 유학의 첫발을 들여놓은 이집트 카이로 대학이다. 1955년 12월, 약관을 갓 넘겨서야 처음으로 바깥세상과 맞닥뜨린 철부지에게 낯선 이집트와 아프리카는 두가지 상반된 세상사에 눈뜨게 했다. 이집트가 피라미드나 상형문자 같은 찬란한 고대문명의 꽃으로 필자를 매료시켰다면, 아프리카의 그 비참한 현실은 필자로 하여금 설욕의 마음을 갖도록 했다. 매료와 설욕, 하나의 입지를 놓고 일어난 이러한 엇갈린 심리적 공존은 아프리카에 대한 구지욕(求知慾)을 더욱 자극했다.
지난 세기 1950~60년대 유학을 마치고 중국 외교부와 모로코 주재 중국 대사관에서 아프리카 사업을 전담하면서 아프리카에 관한 심층연구를 요청받았다. 격동하는 아프리카의 현실은 젊음을 불태우기에 충분했다. 기라성 같은 아프리카 변혁 1세대들이나 1.5~2세대의 어금지금한 또래들의 설욕 투지와 투쟁은 필자의 설욕 의지에 큰 힘을 보태주었다. 우리는 의기투합한 전우가 되고 동지가 되어 아프리카의 ‘무지개 미래’를 함께 꿈꾸고 설계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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