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책 소개

김용택(金龍澤) 시인이 정겨운 서정으로 가득찬 새 시집『나무』를 간행하였다. 『그 여자네 집』 이후 4년 만에 나온 이 시집은 산문체의 긴 이야기시와 밀도있는 단시들로 구성되어 있다. 비교적 긴 산문 속에 가끔 짧은 시구를 적절히 내보이며 섬진강변의 자연의 순환과 세세한 일상의 변화를 섬세히 관찰하고 이를 질박하고 꾸밈없는 언어로 묘사한다. 이번 시집은 김용택 특유의 자연친화적 서정이 한층 농밀해지고 삶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한결 여유롭고 그윽함을 보여준다. 시인은 때때로 나무 아래서 한없이 깊어지는 강물을 바라보며 우수어린 명상에 잠기기도 한다. 다슬기를 잡아 해 저문 강물에 치맛단을 적시며 ‘나비같이’ 건너가는 아이들의 모습은 한폭의 수묵화를 연상케 한다.

 

시집의 해설을 쓴 남진우(문학평론가•시인)은 김용택 시인의 특장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은 역시 서정적인 언어로 농촌공동체의 훼손되지 않은 삶을 그리거나 자연의 무구한 아름다움에 다가가고자 할 때라고 평가하면서, 이는 곧 만물에 깃들인, 눈에 보이지 않으나 변함이 없는 질서를 향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역사적 일상적 시간의 소모적 덧없음에서 비켜나 자연 질서 속에서 인간의 위치를 자각하고자 하는 화자의 모습을 이 시집의 표제작인「나무」를 분석하면서 확인하고 있다. 자연이란 말이 지니고 있는 ‘스스로 그러함’의 상태로 향하는 시인의 이러한 귀향은 자연으로의 귀의를 나타내는 것이며 자신을 소환하여 자신 속으로 침잠해 들어가고자 하는 운동을 뜻한다. 이것을 해설자는 근원을 향한 순례이자 내면으로의 길을 지시하는 동기를 갖는다고 보았다.

 

이처럼 이번 김용택 시인의 시집은 전체적으로 고향 시골집에 내려가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는 나날에 대한 일기와도 같은 시들이 주조를 이룬 점이 흥미롭다. 그러면서 동산의 나무가 찍혀나가는 모습을 보고 “텅 빈 공간”에 대한 우려를 보이기도 하지만 어느날은 “의현이와 은미가 시를 쓰”는 광경을 바라보는 전주-순창 사이 임실의 한 분교에 있는 교사 시인의 모습이 이 시집에는 정겨운 서정으로 가득 차 있다.

목차
수상정보
저자 소개
  • 김용택

    1948년 전북 임실에서 태어나 1982년 21인 신작시집 『꺼지지 않는 횃불로』에 「섬진강」 등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동시집 『콩, 너는 죽었다』 『너 내가 그럴 줄 알았어』, 시집 『섬진강』 『맑은 날』 『강 같은 세월』, 산문집 『그리운 것들은 산 뒤에 있다』 『섬진강 이야기』 등을 냈습니다. 제6회 김수영문학상, 제12회 소월시문학상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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