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만마리 물고기가 산을 날아오르다

책 소개

조용미의 시세계는 ‘물 속’ ‘무덤 속’같은 집을 벗어나 “한가운데는 죽음으로 뻥 뚫려 있”는 동백숲을 지나 물고기가 날아다니는 ‘魚飛山’으로 이어져 있을 ‘길’위에 있다. 그 난마 같은 길은 물론 시에 나와 있는 그대로 적자면, “그리움으로 혹은 욕망으로 만들어놓은”것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일주문 아래”길을 만들면서 구도(求道)의 성향을 드러낸다. 그러니까 그의 시는 노상미학(路上美學)이라기보다는 도상미학(道上美學)이라해야 하리라. “날아다니는 물고기가 되어 세상을 헤매고 다녔다”는 시구는 아주 직접적으로 그것을 말하고 있기도 하다. ‘무덤 속’, ‘물 속’을 나와 ‘물 밖’을 날아다니는 물고기! 이 물고기가 ‘魚飛山’이나 ‘萬魚山’을 찾아다니는 것은 물론 세상에서 유일하게 그곳에 그의 삶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한 세계를 볼 수밖에 없는 자의 시란 얼마나 가혹한 삶의 산물인가. 그의 시 ‘魚飛山’에 나오는 물고기는 “등에 산이 솟아올라” 있다. 시인에 의하면 그 산은 물고기가 “뼈를 삭여 제 몸 밖으로”내민 것이며 “물고기의 등을 뚫고 나온 사리”이다. 그의 시가 바로 그런 것(!)이라고 말해야 하는데, 그 세계란 얼마나 끔찍한가. 아니, 얼마나 끔찍한 아름다움인가. – 오규원 (시인)

목차

제 1 부

겨울 오동나무
산행
천지간
白磁壺
저수지
국화잎 베개를 베고 누우면
동백의 맥을 짚어보다
세한도
점봉산
환성사 行
映山紅
붉은 山
버즘나무 껍질 다 벗겨져 하얗게 빛나는
마라도

제 2 부

옛 집
붉은 숲
어두운 길들
봄 볕
흥덕왕릉 소나무숲
장대비
내 책상 앞의 라일락나무
느티나무의 몸 속에는
검은 꽃잎들
비자림에서 길을 잃다
능내리
황강을 지나다
죽음 위의 生
자 리
꽃의 안팎을 뒤적이다
물 속의 달

제 3 부

새벽 네시는 왜 나를 깨우는가
오동나무를 바라보는 일
몸 살
벚꽃나무가 내게
정원사
밤, 달빛, 길
흉 터
카프카 1
봄의 陰畵
말라버린 태아
진불암
카프카 2
지도를 어지럽히다
무덤 속
봄날 나의 침묵은

제 4 부

사막의 입구인 사강에서는
꽃이 진 후에
流 謫
어둠속
봐라, 아이들이 소독차를 따라간다
바람의 길
속삭임
下 弦
순교자
섬에서의 백년
다만 그리움을 아는 이만이

유도화 긴 잎으로
魚飛山

해설/홍용희
시인의 말

수상정보
저자 소개
  • 조용미

    1962년 경북 고령 출생. 1990년 『한길문학』으로 등단. 시집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일만 마리 물고기가 山을 날아오르다』 『삼베옷을 입은 자화상』 『나의 별서에 핀 앵두나무는』 『기억의 행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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