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일상이 환상적인 공간으로 뒤바뀐다!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 비룡소문학상 수상 작가의
놀랍고 기묘하고 특별한 이야기
주목받는 동화작가 우미옥의 동화집 『운동장의 등뼈』가 출간되었다. 어느 날 갑자기 학교 운동장이 거인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밤마다 집 안 물건들이 동물로 바뀌고, 기르던 개가 사람으로 변신하는 등 기발한 사건을 통해 평범한 일상을 신비한 모습으로 재탄생시킨 일곱 편의 동화를 담았다. 묵직한 주제 의식을 이전에 없던 새로운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작가의 역량이 믿음직스럽다. 작품을 읽고 나면 주변의 낯익은 풍경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다.
일상의 공간을 기발한 상상력으로 새롭게 하다
2011년 단편동화 「운동장의 등뼈」로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한 후 비룡소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주목할 만한 작품 활동을 펼쳐 온 동화작가 우미옥의 동화집이 출간되었다. “말하고자 하는 바를 뚜렷한 이미지로 응집시켜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강한 여운을 남겼다.”라는 평가를 받은 데뷔작 「운동장의 등뼈」를 포함해, 신기한 일이 벌어지면서 평범한 일상이 낯선 시공간으로 재탄생하는 동화 일곱 편을 담았다. 표제작 「운동장의 등뼈」에서는 보물을 찾는다면서 장난삼아 흙을 파헤치던 어린이들 앞에 운동장이 거인의 모습으로 나타나서 말을 걸어온다. 「룰루보다 더 좋은 것」에서는 평범해 보이던 개가 아무도 몰래 사람으로 변신하고, 「수고했어, 코끼리!」에서는 가정용품들이 한밤중에 동물로 변해서 부엌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는가 하면, 「오늘의 행운」에서는 바위에서 뛰어오른 개구리가 구름이 떠 있는 하늘까지 날아오른다. 우미옥 작가는 학교, 집 등 일상적인 공간과 개, 가정용품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상을 기발한 상상력을 발휘해 전혀 낯선 모습으로 변신시킨다. 얼핏 보기에는 황당하고 허무맹랑해 보이지만 작가가 차근차근 독자를 이해시키면서 이야기를 전개하는 만큼, 『운동장의 등뼈』를 읽고 나면 주변의 사물, 인물, 공간을 전과 다른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다.
오늘의 현실을 돌아보게 하는 상상력
우미옥 작가의 상상력은 단지 낯설고 새로운 것을 보여 주기 위해서만 발휘되지는 않는다. 작가는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여기고 그냥 지나치기 쉬운 것들 속에서 현실의 문제를 발견해 이를 눈앞에 펼쳐 보인다. 운동장이 거인의 모습으로 나타나 어린이들에게 반갑게 말을 건네는 「운동장의 등뼈」는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대신 이 학원 저 학원으로 쫓겨 다니기 바쁜 어린이들의 일상을 우회적으로 비판한다. 개가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하는 「룰루보다 더 좋은 것」은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유기하는 세태를 풍자하는 작품이다. 무조건 비밀을 털어놓아야 하는 캠프에 참가한 동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솔직 캠프’ 마지막 밤에 일어난 일」에서는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인간관계 때문에 괴로워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작가는 기이한 사건들을 통해 현실의 문제를 분명하게 드러내면서 어린 독자들이 차분하게 그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 직접적이지 않으면서도 효과적으로 오늘날의 문제를 담아낸 『운동장의 등뼈』를 읽다 보면,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생명 존중’에 대한 새로운 접근
『운동장의 등뼈』에 담긴 일곱 편의 동화를 한데 묶을 수 있는 주제 의식은 생명에 대한 존중이다. ‘생명 존중’은 오랫동안 아동문학의 주요한 주제였으며 많은 동화가 이 주제를 담아내 왔지만, 우미옥 작가는 새로운 방식으로 독자에게 다가간다. 작가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생명체가 아닌, 낯선 대상을 주인공으로 초대한다. 「동식이 사육 키트」에서 주인공 어린이들이 키우는 것은 유전자 조작 애완동물이며, 「수고했어, 코끼리!」에서는 냉장고나 밥솥 등 가정집 부엌에 놓인 물건들이 주인공이다. 작가는 ‘생명 존중’의 당위성을 강조하기보다는 사회 변화에 따라 복잡한 양상으로 달라진 생명 존중 문제를 동화에 녹여 내어 독자 스스로 그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자신만의 대답을 마련할 수 있도록 이끈다. 묵직한 주제 의식을 담고 있으면서도 이전에 없던 새롭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이야기해 내는 우미옥 작가의 역량이 믿음직스럽다.
>>작품 줄거리<<
「운동장의 등뼈」 은주는 친구와 함께 장난삼아 운동장 흙을 파며 보물을 찾는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지진이 난 것처럼 운동장이 꿈틀꿈틀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동식이 사육 키트」 에세는 유전자 조작 애완동물 동식이를 기른다. 그런데 먹이를 살 돈이 부족해서 불량식품을 먹이는 바람에 동식이가 이상한 모습으로 자라는데…….
「오늘의 행운」 민지네 가족은 외진 곳에 있는 식당을 찾아가다가 길을 잃고 이상한 유적지에 도착해서 신기한 경험을 한다. 과연 민지네 가족은 식당을 제대로 찾아갈 수 있을까?
「룰루보다 더 좋은 것」 현우는 엄마에게 개 치료비로 받은 돈을 장난감 로봇을 사는 데 써 버리고 개도 잃어버린다. 뒤늦게 자신이 잘못했다는 걸 깨닫고 개를 찾아 나선다.
「수고했어, 코끼리!」 모두가 잠든 밤, 수민이네 집 가전제품 속에 살고 있던 동물들이 밖으로 뛰쳐나온다. 그들은 왜 밖으로 나오게 되었을까?
「주먹왕」 기철이는 교회에서 열리는 파티에 친구들을 초대하기 위해 애쓴다. 친구를 가장 많이 초대하면 선물로 아이패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과연 기철이는 선물을 받을 수 있을까?
「‘솔직 캠프’ 마지막 밤에 일어난 일」 ‘솔직 캠프’에 참가한 동물들은 그동안 자기가 숨겨 왔던 비밀들을 하나씩 털어놓는다. 과연 동물들은 어떤 비밀을 숨기고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