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도 요리도 우리가 좋아하는 일이니까!
꿈을 향해 뜨겁게 이어 달리는 우리들의 청춘 마라톤
누카가 미오 장편소설 『달리기의 맛』이 창비청소년문학 80번으로 출간되었다. 마라톤 주자들의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를 통해 청춘의 좌절과 희망을 다룬 소설로,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누카가 미오의 작품이다. 최선을 다했지만 최악의 결과가 나오기도 하는, 그러나 각자의 목표를 향해 달려 나가야 하는 우리들의 삶을 계주 마라톤에 빗대어 감동적으로 그려 냈다. 청소년 시기의 성장을 다룬 청춘물답게 풋풋한 우정과 형제애가 돋보이며, 무심한 듯 서로 배려하는 10대 주인공들과 이들을 존중하고 믿어 주며 멀찍이서 지켜보는 어른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청춘의 활기가 잘 드러난 청량감 넘치는 표지와 본문의 일러스트는 『초년의 맛』을 쓴 만화가 앵무가 맡았다.
소년이 청년으로 자라는 과정을 보여 주는 동시에
좋은 어른이란 어떤 것인지를 알려 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옮긴이의 말 중에서
달리며 요리하며, 위로하고 위로받는 순간
우리의 청춘은 그렇게 결승선으로 다가선다
『달리기의 맛』의 주인공 소마는 육상 명문고에서 촉망받는 마라톤 주자다. 안정되고 깔끔한 자세로 달리기로 이름난, 장거리에 적합한 선수다. 소마에게는 함께 육상부에 들어간 동생 하루마가 있다. 동생보다 앞서 달리는 데 익숙했던 소마는 언제부턴가 하루마에게 추월당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생긴다. 응석받이에 편식쟁이인 까탈스러운 동생이지만, 하루마가 러닝슈즈를 신고 달리기 시작하면 언젠가는 자신이 도달할 수 없는 곳으로 가 버리리라는 생각마저 든다.
그러던 중 소마는 대회에서 무릎에 박리 골절이라는 부상을 입는다. 그 뒤 소마는 마라톤을 팽개치고 요리에 몰두하게 된다. 미야코 혼자서 외롭게 머물던 조리 실습실에 우연히 들어가면서 어느새 요리 연구부에 합류한다. 미야코는 말투도 거칠고 그리 친절하지 않은 성격이지만, 그 무심함 덕분에 오히려 소마는 오랜만에 해방감을 맛본다. 아스파라거스볶음과 로스트비프를 만들면서, 마음 깊은 곳에서 외면하던 것들을 비로소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