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하비의 세계를 보는 눈

책 소개

세계적 석학의 40여년 현장 이론연구 총결산

데이비드 하비의 주요 논문 11편으로 꿰는, 사상의 궤적

 

“손에 잡히지 않고, 담을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지만, 매우 강력한 힘.” 이처럼 모호한 자본이라는 개념을 추상적 분석이 아닌 구체적 현실을 통해 그 누구보다 명쾌하게 풀이해주는 세계적 석학 데이비드 하비. 세계의 작동원리를 독창적 시선으로 날카롭게 분석해온 그의 40여년 지적 이력이 총결산되었다. 『데이비드 하비의 세계를 보는 눈』(The Ways of the World)은 지리학자이자 맑스주의 이론가인 하비가 평생을 통해 발표한 저술 가운데 핵심만 추려내 한권의 단행본으로 엮어낸 논문선집이다.

30대 때부터 최근까지 집필해온 수십편의 글 중 직접 엄선한 이 책의 논문 열한편은 자본주의가 우리의 시간과 공간을 어떻게 지배해왔는지, 왜 우리가 “공장 대신 도시”에서 변혁의 열쇠를 찾아야 하는지, 우리가 맑스를 읽는 방식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미국의 주도권 상실과 중국의 일대일로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등 굵직한 질문을 정면으로 응시한다.

 

자본주의는 우리의 시간과 공간을 어떻게 지배해왔는가

 

20세기 100년간 미국의 시멘트 소비량은 45억톤, 이에 반해 2011년부터 단 2년간 중국의 시멘트 소비량은 65억톤. 통념으로는 예측하거나 설명하기 어려운 변화가 세계적 차원에서 반복되고 있다. 하비는 전세계 곳곳에서 전개되어온 도시화, 특히 중국에서 엄청난 규모로 진행되는 도시 인프라의 구축과정에 주목한다. 이 지리적·공간적 현상은 사회의 운용방식과 따로 떼어 분석할 수 없으며, 자본축적 과정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다.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논제이자 1970년대 이후 하비의 일관된 연구 목적은 “과잉축적의 문제가 어떻게 무분별한 도시화와 그에 따른 사회적 고통으로 이행하게 되는가”다.

지리학자로서 학계에 처음 발을 내디딜 당시 하비는 기존 지리학 이론작업에 철학·통계학·수학의 관점을 적극적으로 접목했다. 뒤이어 미국 볼티모어의 존스홉킨스대학 교수로 부임하고는 당시 전세계를 휩쓴 68혁명을 목도한다. 혁명의 여파에 휩싸인 도시를 경험하며 하비는 연구의 방향을 180도 뒤집는다. 「지리학에서 혁명적 이론과 반혁명적 이론」은 볼티모어의 경험을 토대로 미국 대도시의 게토 형성이라는 문제를 다루는데, 여기에서 하비는 도시의 토지이용에 관한 기존 틀을 대신하여 맑스주의를 도입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 같은 혁신적 사고는 1970년대 초반까지 실증주의만을 연구방식으로 삼아온 지리학계를 뒤흔드는 논쟁의 시발점이 된다.

목차

책을 펴내며

서론

 

1장 지리학에서 혁명적 이론과 반혁명적 이론: 게토 형성의 문제

2장 자본주의적 축적의 지리학: 맑스 이론의 재구성

3장 자본주의적 도시 과정: 분석을 위한 틀

4장 기념비와 신화: 싸끄레꾀르 대성당 건축

5장 시공간 압축과 포스트모던 조건

6장 관리주의에서 기업주의로: 후기자본주의 도시 거버넌스의 전환

7장 환경의 본질: 사회적 변화와 환경적 변화의 변증법

8장 투쟁적 특수주의와 지구적 야망

9장 신제국주의: 탈취에 의한 축적

10장 금융위기의 도시적 근원: 반자본주의 투쟁을 위한 도시 개조

11장 자본의 진화

 

주석

참고문헌

역자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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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정보
저자 소개
  • 데이비드 하비

    1935년 영국에서 태어나 1962년 케임브리지대학 세인트존스칼리지에서 지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맑스주의의 여러 분파 가운데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는 유연한 맑스주의자로 평가받는 그는 1970년대 초부터 40여년간 맑스의 『자본』을 강독해왔다. 현재 뉴욕시립대학 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며, 최근 저서로 『모더니티의 수도 파리』 『신제국주의』 『자본의 17가지 모순』 『반란의 도시』 『자본이라는 수수께끼』 『데이비드 하비의 맑스 『자본』 강의』(1, 2) 『데이비드 하비의 세계를 보는 눈』 등이 있다.

  • 최병두

    서울대학교 지리학과와 동 대학원 석사과정을 거쳐 영국 리즈대학 지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대구대학교 사범대학 지리교육과에 재직하고 있다. 공간과 사회 이론에 관심을 갖고 자본주의 도시와 환경문제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국토와 도시』 『창조경제와 창조도시』 『자본의 도시』 『비판적 생태학과 환경정의』 등의 저서를 펴냈고, 『공간적 사유』 『신자유주의』 『신제국주의』 『자본의 한계』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나는 1969년 데이비드 하비의 첫 책이 출간된 뒤 47년이 흘러 이번 책이 나오기까지 그의 많은 저서들을 출간하는 데 참여하는 행운을 누렸다. 하비는 첫번째 책 『지리학적 설명』(Explanation in Geography)에서 지리학자들이 자료를 수집・분류・해석하는 방법과 이를 바탕으로 이론을 일반화하고 구축하는 방식을 재구성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다양한 학문, 그중에도 철학・통계학・수학의 관점을 적극적으로 끌어왔다. 이 책에서 하비는 지리학적 방법론과 이론화에서 ‘합리적 주장을 위한 남부럽지 않은 지적 표준’이라고 그가 표현한 것을 제시하고자 했다. 이 책은 하비의 첫번째 역작이었고, 출간되자 순식간에 세계적인 갈채를 받았다. 하비는 브리스톨 대학의 지리학과에 전임강사로 재직하던 시기에 이 책의 집필을 마쳤다.
그리고 책이 출판될 무렵에는 미국 볼티모어에 있는 존스홉킨스 대학의 지리·환경공학과 부교수로 부임해 있었다. 그곳에서 68혁명의 여파에 휩싸인 도시를 경험하며 하비는 연구의 초점을 극적으로 바꾸었고, 이때부터 맑스(K. Marx)의 저작과 오랜 교류를 시작하게 됐다. 이러한 전환은 2년 뒤에 발표한 논문 「지리학에서 혁명적 이론과 반혁명적 이론: 게토 형성의 문제」(Revolutionary and Counter-Revolutionary Theory in Geography and the Problem of Ghetto Formation)에서 명확해졌다. 이 논문이 이 책의 제1장을 이룬다. 글의 주제는 앞선 책과 현격한 대조를 이루지만, 자료의 꼼꼼한 수집과 분석, 그리고 이론과 실천 양쪽에서 자료의 의미에 대한 엄격한 해석을 중시하는 하비의 태도는 두 저술 모두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이는 그후로도 줄곧 하비의 저작에서 두드러진 특징으로 남아 있다. 제1장의 보론에서, 하비는 볼티모어에서 발생한 주택문제의 원인에 대한 자신의 발견에 시 공무원, 지주, 금융가 들이 찬탄해 마지않았다고 술회하고 있다. 당시로서는 차마 자신의 분석이 맑스주의를 토대로 한 것임을 밝힐 수 없었다고 인정한다. 그후로도 그는 자본의 변화무쌍한 본성을 탐구하며 자신이 비판한 자본가들로부터 계속해서 갈채를 받아왔으며, 심지어 맑스주의 용어들로 분명하게 짜인 글도 마찬가지였다. 이를테면 2010년 『자본이라는 수수께끼』(The Enigma of Capital)가 출간되자 『파이낸셜 타임스』(Financial Times)는 물론 국제통화기금(IMF)의 기관지 『금융과 발전』(Finance and Development)도 우호적인 서평을 내놓았다. 제11장에서 ‘자본이 어떻게 진화하는가’에 대한 하비의 명쾌하고 번뜩이는 설명을 읽다보면 아마도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하비는 탁월한 선구자인 맑스와 마찬가지로 자본의 역사와 적응력에 대한 빼어난 통찰을
보여주는 분석가이며, 자본이 봉착한 위기의 원인과 자본의 불가피한 소멸을 진단할 때도 발군의 통찰을 보여준다.
이 책이 담고 있는 수많은 중대한 시사점 가운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빠리의 싸끄레꾀르 대성당(Sacré-Coeur) 건축 이면에 대한 설명(제4장), 포스트모더니즘 고찰에서 시공간 압축에 대한 설명(제5장), 그리고 옥스퍼드의 자동차 노동자 농성을 설명할 때 지역적 행동과 지구적 원인의 긴장관계를 분석하며 레이먼드 윌리엄스(R. Williams)의 소설에 대한 상세한 고찰로 넘어가는 대목(제8장)이다. 또한 이 책 전체에서 되풀이되는 주제, 즉 ‘과잉축적의 문제가 어떻게 무분별한 도시화와 그에 따른 사회적 고통으로 드러나게 이행하는가’라는 주제도 아주 마음에 든다.
데이비드 하비가 오랜 세월 이어온 왕성한 집필활동의 시기별 대표작을 망라한 이 선집은 이미 하비의 저작에 친숙한 독자뿐 아니라 하비를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도 큰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존 데이비(John Davey)
2015년 8월, 옥스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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