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동문학의 쟁점

책 소개

지배관념을 전복하는 비평적 상상력

 

한국 아동문학계의 중진평론가 원종찬(元鍾讚) 인하대 교수가 현단계 아동청소년문학의 주된 과제와 쟁점을 날카롭게 드러낸 세 번째 평론집을 출간했다. 원종찬 교수는 그동안 이원수․이오덕의 현실주의 아동문학론을 발전적으로 이어받아 1990년대 중반 이후 아동문학 연구와 비평 현장의 중심에서 생산적인 담론을 주도하며 진보적인 아동문학계를 이끌어왔다. 최근 5년간의 연구 및 비평 활동을 결산하는 『한국아동문학의 쟁점』은 지배관념을 전복하는 비평적 상상력으로 충만하며, 방정환 마해송 이주홍 현덕 이원수 이오덕 권정생 등으로 이어지는 우리 아동문학사의 물줄기를 바로 세우려는 야심찬 노력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아직도 우리 사회에 깊이 침잠해 있는 아동문학에 대한 잘못된 통념이나 아동문학을 열등한 문학으로 치부하는 낡은 관념 등을 논파하고, 담론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다양한 주제와 쟁점들을 논쟁적으로 다루면서 요즘 화제로 떠오른 청소년문학의 주요 성과에 대한 비평까지 아우르고 있다.

 

『한국아동문학의 쟁점』을 가로지르는 것은 ‘현단계 우리 아동문학이 안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제1부 첫머리에 실린 「아동과 문학」은 저자의 문제의식이 집약된 이 책의 총론적인 글에 해당하며 학계와 평단의 과제들을 일목요연하게 제시한다. 크게 세 부문으로 나누어진 이 책의 주요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기초연구의 중요성과 시급성

 

제1부에서는 20세기 초부터 1970년대에 걸쳐 한국 아동문학사 연구에서 제기되는 주요 논점들을 다룬다. 여기서 돋보이는 것은 아동문학사 연구에서 기초연구의 중요성과 시급성을 제기하고 몸소 실천해 보였다는 점이다. 기초연구의 사각지대를 찾아 나서거나 빈구석을 충실히 채우려는 노력들이 글마다 담겨 있으며, 기존의 통설을 뒤집는 새로운 연구결과도 수록하여 주목을 요한다. 저자에 따르면 현단계 가장 시급한 과제는 아직 초보적 단계에 머물러 있는 작가의 전기적 사실과 원본(정전) 확정 등에 대한 기초연구를 확고히 다지는 일이고 이런 실증적인 연구를 토대로 문학사적 평가가 정당히 이루어져야 하며, 특히 아동문학 형성기의 주요 작가들(방정환, 마해송, 이주홍, 윤복진, 이원수 등)의 작품 연보(서지사항)에 보이는 중대한 오류를 시급히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최근의 석박사 학위논문에서조차 마해송의 「바위나리와 아기별」은 ‘1923년 『샛별』에 발표된 우리나라 최초의 창작동화’라고 강조되지만, 원교수의 치밀한 고증에 따르면 이 작품은 1926년 『어린이』에 발표된 것이고, ‘우리나라 최초의 창작동화’라는 문학사적 평가도 사실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아동문학사의 잘못된 연표」 참조).

 

또한 한국아동문학의 발생과 형성과정, 동화 장르의 성립과 변화과정, 해방 전후 마해송의 국내외 문학활동, 분단시대 이원수의 문학활동과 70년대 아동문단의 재편과정, 동요시인 윤복진의 월북 이후의 삶과 문학 등에 대한 이론적 실증적 탐구가 이루어진다.

 

 

 

창작과 비평 현장에서 제기되는 다양한 쟁점들

 

제2부에서는 창작과 비평 현장에서 제기되는 다양한 주제들을 논쟁적으로 다룬다.

 

먼저, 아동문학의 새로운 주인공 창조에 관한 논의다. 『몽실 언니』 등 20세기 우리 아동문학의 고전으로 꼽힐 만한 작품들이 세계아동문학의 고전에 비견될 만한 생명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고 보고, ‘삐노끼오’나 ‘말괄량이 삐삐’처럼 시대를 초월해서 아이들의 사랑을 받는 매력적인 주인공을 어떻게 창조하여 아동문학의 ‘현대’를 이뤄낼 것인가 하는 문제를 제기한다. 둘째, 아동문학의 장르 구분 문제, 이와 연관된 판타지 창작의 양상과 문제점 등도 심도있게 다뤄진다. 셋째, 과거를 다룬 오늘날의 작품에 나타난 현대성의 의미를 따져 묻는다.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들은 민족감정을 앞세운 상투적임 묘사가 지배적이고, 근현대를 다룬 작품들은 대부분 시공간 의식이 모호하고 생동감 있는 근대적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세계시민의 시야’를 확보하는 일이 긴요하다고 주장한다. 넷째, 다문화가정 2세가 증가하면서 그들이 동화와 청소년소설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일이 흔해진 이른바 다문화시대 아동문학의 현주소를 베트남을 중심으로 짚어보면서 성숙한 다문화 사회를 위한 창작의 방향을 모색한다. 다섯째, 최근 청소년문학의 활성화에 불을 붙인 공모 수상작들의 성과를 짚어보고 『완득이』 등의 화제작을 둘러싸고 전개되는 일련의 논의들도 비판적으로 다뤄진다.

 

제3부에는 현재 활발한 창작활동을 펼치는 안미란, 김남중, 유은실, 강정연, 장주식, 선안나, 이상교, 안학수, 공선옥 등의 작가론, 작품론을 실었다.

목차

머리말 – 아동문학을 꿰는 ‘붉은 선’

제1부 이론과 역사
아동과 문학
한국의 동화 장르
한국아동문학의 형성과정
아동문학사의 잘못된 연표
해방 전후의 민족현실과 마해송 동화
이원수와 70년대 아동문학의 전환
북한의 윤복진 동시

제2부 현장과 쟁점
아동문학의 주인공과 아동관에 대하여
영유아그림책부터 청소년소설까지
판타지 창작의 현재
공상도 현실의 거울이다
우리 아동문학은 과거를 어떻게 그리고 있는가
다문화시대의 아동문학
청소년문학 어디까지 왔나
우리 청소년문학의 발전 양상

제3부 작가와 작품
생명에 대한 경험을 넓혀주는 동화 세계 – 안미란론
역사와 자연을 보는 눈 – 김남중론
진실과 통념 사이 – 유은실론
동물 이야기의 진화 – 강정연 『건방진 도도군』
너 살고 나 사는 길 찾기의 어려움 – 장주식 「토끼, 청설모, 까치」
선택과 인연 – 선안나 『삼거리 점방』
일상생활의 안과 밖에서 만나는 자연 – 이상교와 안학수 동시집
문학, 주류 밖에서 만들어지는 불온한 산소 – 공선옥 외 『라일락 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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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정보
저자 소개
  • 원종찬

    아동문학평론가, 인하대 한국어문학과 교수. 평론집 『아동문학과 비평정신』 『동화와 어린이』 『한국아동문학의 쟁점』, 연구서 『한국 근대문학의 재조명』 『북한의 아동문학』 『한국 아동문학의 계보와 정전』 등을 냈다. 현덕 동화집 『너하고 안 놀아』, 윤복진 동요집 『꽃초롱 별초롱』, 『권정생의 삶과 문학』 『현덕 전집』 『동아시아 한국문학을 찾아서』 등을 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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