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문학의 현실과 꿈

책 소개

최근 아동문학 비평서가 간간이 출간되고 있다. 아동서적 출판의 양적 성장에 호응한 리뷰지 형태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 또한 긴 안목으로 보자면 아동문학이 거쳐야 할 과도기적 현상임이 분명하다. 김제곤 평론집 『아동문학의 현실과 꿈』은 그 과도기를 벗어나려는 의미있는 작업으로 기록될 것이다.

 

김제곤은 시종 책과 세상과의 관계를 기준선으로 놓고 책의 호불호를 명확하게 구분하고 있다. 저자에게 있어 아동문학 작품의 시작과 끝은 동심과의 소통 여부이다. 그런데 이 동심은 다분히 역사적인 개념이며 현시기 아동문학 작품과의 올바른 조우를 위해서라도 정밀한 이해를 필요로 하는 개념이다. 한때 동심은 계급주의적 선언을 위한 도구로 전락했거나, 역으로 세상과 동떨어진 천상의 존재로 그려지곤 했다. 저자는 이 모두가 당시 시대를 반영한 결과물이며, 동심의 본질에 접근하지 못하고 대상화한 한계를 지니고 있다고 꼬집는다. 저자는 ‘동심이란 천진한 마음이며 흐려지지 않는 눈이고 솔직한 입이다’는 이원수의 정의를 빌려 현실에 발딛고 있는 동심이 세상과 직접 소통할 수밖에 없는 존재이며, 나아가 여전히 이분법적 논리에 갇혀 있는 세상을 변화시킬 희망의 준거임을 밝힌다.

 

김제곤이 먼저 동시에 귀기울이는 것은 어쩌면 필연적이다. 동시야말로 가공되지 않은 동심의 목소리로 세상과의 소통을 노래하는 장르이기 때문이다. 1부에서 저자는 문헌에 근거한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 동시가 걸어온 길을 조명한다. 특히 우리 동시의 원형을 구전동요에서 찾아내는 솜씨는 근대에 사로잡혀 있는 기존의 담론을 거뜬히 뛰어넘는 탁월한 논지이다. 3부에서는 김용택 임길택 권영상 권오삼 등의 동시작품 분석을 통해 우리 동시가 아이들 본연의 생동감을 잃어가고 있다고 진단하고 이를 극복할 돌파구 역시 구전동요에 있음을 보여준다. 그 자신 초등학교 교사이기도 한 저자는 2부에서 교육현실, 특히 기능주의에 매몰된 제7차 교육과정을 비판하고 또한 경시대회와 시험과 숙제의 대상으로 전락한 문학교육을 가슴 아프게 지적한다. 4부에서는 아동문학 작품론을 다뤘다. 작품론이기는 하되 기실 저자는 작품 안에 안주할 생각이 없다. 현덕의 「나비를 잡는 아버지」에서는 이딸리아 영화 「자전거 도둑」과 김소진 단편 「자전거 도둑」을 견주어가며 삶을 버거워하는 어른을 껴안는 동심의 모습을 보여주고, 알키 지의 「니코 오빠의 비밀」에서 아이들과 거대 권력(파시즘)의 문제를, 이현주의 「바보 온달」에서 날것(실재) 이야기가 백성들의 욕망과 당대의 문화 권력에 박제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저자는, 마지막 남는 문제는 결국 아이들이 발딛고 있는 ‘지금 여기’ 현실에 있음을 묵묵히 커다란 궤적을 그려 보여주고 있다.

목차

1부
우리 동시가 걸어온 길
분단시대를 살아온 동심의 모습
우리 동시에 대한 단상

2부
교과서와 아동문학
시와 교육

3부
동심의 눈높이로 그려 보인 농촌 현실
작고 여린 목숨을 감싸는 사랑의 노래
참된 시정신을 찾아서
관습에서 현실로
자기 위안인가, 소통에 대한 고민인가

4부
삶을 버거워하는 어른, 그 어른을 껴안는 동심
농촌을 기리는 문학
박제된 영웅과 살아있는 동심 사이
아동문학과 파시즘
소설가가 쓴 동화 한 편
울타리를 허무는 동심의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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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정보
저자 소개
  • 김제곤

    金濟坤 어린이문학평론가. 1965년에 태어나 인천교대를 졸업했다. 인하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국어교육을 전공한 뒤 일반대학원 국어국문학 박사과정에서 공부하고 있다.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면서 겨레아동문학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한다. 평론집 『아동문학의 현실과 꿈』(창비 2003)을 냈다. 계간 『창비어린이』 편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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