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가지 유물과 주제로 우리 역사를 탐구하다
『세계와 만난 우리 역사』는 선사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우리나라 역사에서 각 시대를 대표하는 유물과 주제를 선정하여 흥미롭게 이야기를 풀어냈다. 신석기 시대의 빗살무늬 토기, 거석문화의 대표 주자 고인돌, 고조선의 청동검 등 고대 문명이 남긴 유물에서부터 고구려 벽화, 백제 무령왕릉과 금동대향로, 신라의 금관, 통일 신라의 석굴암, 고려청자와 『팔만대장경』, 조선백자 등 친숙한 우리 문화유산들, 서역인의 형상을 한 괘릉의 무인석(武人石)과 발해 불상에 새겨진 십자가 목걸이 등 낯설지만 이색적인 역사 유물들을 통해 우리 선조들이 세계와 교류한 흔적을 찾는 한편, 우리 역사를 새롭게 바라보고 이해하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인도에서 건너온 허황옥 공주와 가야의 수로왕이 우리나라 국제결혼 1호라는 이야기를 비롯해 고선지, 장보고, 혜초, 문익점 등 우리나라 문명 교류 역사에서 주요한 업적을 세운 일곱 명의 인물에 대해 알아보는 ‘인물 탐구’는 역사 속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인물을 새롭게 만나는 경험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백제 금동대향로에 새겨진 악기들을 통해 서역과 교류의 흔적을 찾고, 신라의 금관에서 그리스, 로마, 북방 유목 민족의 문화를 발견하며, 마치 원래부터 한반도에서 났던 것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고추가 실제로는 아메리카 대륙에서 들어왔다는 사실을 아는 등 한국의 역사를 한 나라의 역사라는 틀에 가두지 않고, 한걸음 더 나아가 ‘세계 속의 한국’ ‘한국 속의 세계’로 시야를 확장해 생각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각 장마다 한국과 세계가 교류한 흔적과 자취를 좇아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동에서 서로, 서에서 동으로 머나먼 대륙을 건너 수많은 문물과 문화가 오갔던 현장이 떠올려진다. 더불어 지금보다 교통과 과학 기술이 발달하지 않은 시절에 세계의 문명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우리의 것으로 발전시켜서 훌륭한 유물들을 만들어 낸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정신을 만날 수 있다.
무한한 상상력을 품게 하는 ‘길’ 이야기
한국과 세계가 문명을 교류한 통로는 길이었다. 인류 문명은 길 위에서 만들어졌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는 이 책에서 유럽과 아시아의 문명이 소통한 비단길을 만난다. 북방 초원 지대를 가로지르는 ‘초원길’, 사막의 오아시스 도시를 따라 이어진 ‘오아시스길’, 인도양을 가로지르는 ‘바닷길’까지 책을 읽는 동안 머릿속에서 유라시아 지도 위에 비단길을 그려 보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문명이 오고 간 길을 그려 보는 작업은 무한한 역사적 상상력을 통해 당시의 역사를 만나고, 먼 거리를 이동하며 문명을 전달한 사람들을 만나는 특별한 체험이다.
『세계와 만난 우리 역사』에서 펼쳐지는 한국사는 연도와 인물과 사건을 외워야 하는 역사가 아니다. 역사적 사실을 하나하나 잘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책에서는 ‘우리의 안과 밖’ ‘한국과 세계’, ‘문명과 문명’이 만난 지점을 소중하게 다룬다. 더 나아가 우리는 세계와 어떻게 만나서 소통했는지, 세계에 대한 우리 마음의 여닫이는 어떠했는지 돌아보게 한다.
우리나라의 유물 속에서 문명이 교류한 흔적들을 찾아내고 증명해 내는 과정은 수많은 연구와 노력이 필요한 작업이어서 때로는 교류에 대한 설명이 명료하게 정리되지 않고 훗날의 과제로 남겨지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마침표로 끝나지 않고 물음표로 이어지는 역사의 이야기들은 어린이들이 우리 역사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탐구하는 자세를 가질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12~13면

32~33면

52~53면

74~75면
‘읽는 책’이면서 ‘보는 책’의 즐거움!
우리나라 역사를 흥미진진하게 이해하며 읽을 수 있도록 110여 컷의 풍부한 유물 사진, 정확한 지도, 생생한 그림 등을 다채롭게 구성하여 역사를 ‘읽는 책’이면서 ‘보는 책’이 되도록 했다. 시대를 구분하는 각 장에는 한국사와 세계사 연표를 넣어서 어린 독자들이 역사의 흐름을 개괄적으로 파악하며 읽을 수 있다. 화가 김진화는 특유의 콜라주 기법으로 어렵고 딱딱해 질 수 있는 책 곳곳에 생기를 불어넣었고, 지도와 정보, 배경 그림에서 때로는 사실적으로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역사적 상황을 표현해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