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성』은 현대인이 겪는 실존의 부조리성을 초현실적으로 그려낸 20세기를 대표하는 작가, 프란츠 카프카의 마지막 장편소설이다. 카프카는 ‘고독의 3부작’이라 불리는 세편의 장편소설을 미완으로 남겼는데, 이들 중에서도 『성』은 작가의 집필 의도와 구상이 온전히 반영된 동시에 미로 같은 세계를 그려 여러 해석을 도발하는, 카프카가 남긴 작품들 중 가장 매혹적인 소설이다.

이번 창비세계문학 42번으로 선보이는 『성』은 막스 브로트(Max Brod)가 편집한 초판 대신 카프카의 유고를 토대로 맬컴 패슬리(Malcolm Pasley)가 편집한 비평판을 저본으로 삼았다. 카프카의 작품을 꾸준히 번역해온 권혁준 인천대 교수가 새로이 번역을 선보이며, 카프카가 구상한 결말과 개고 방향 등에 대해 충실한 주석과 해설을 담았다.

 

 

지상의 마지막 경계선을 향한 돌진

 

인간 존재의 부조리성을 초현실적으로 그려내 싸르트르와 까뮈로부터 현대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로 추앙을 받은 프란츠 카프카. 카프카는 1883년 프라하 내 소수 인구인 독일어를 쓰는 유대인 가정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자수성가한 아버지의 뜻에 따라 독일계 학교를 거쳐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오후 2시에 퇴근할 수 있는 직장을 구해 14년간 재직했다. 계속되는 파혼과 아버지와의 갈등으로 신경쇠약을 앓았고, 서른넷에 발병한 폐결핵이 점차로 악화되어 결국 1924년 마흔의 나이로 사망했다. 이러한 삶의 이력은 작가 카프카에게는 다만 자신의 “꿈 같은 내면세계”를 기록하는 작업의 이면에서 발생한 부수적인 사건이었다.

카프카가 작가로서 돌파구를 마련한 때는 1912년 9월 22일에서 23일 밤사이에 단편소설 「선고」를 완성하고부터였다. 같은 해, 그의 대표작으로 널리 알려진 「변신」을 집필하고, 첫 작품집 『관찰』을 출간하게 되면서 직장 생활과 작가로서의 삶을 병행하면서 꾸준히 작품을 써나간다. 그러다 건강이 악화되어 1920년부터 1년 정도 휴식기를 갖고는 새 소설 집필에 매진하게 되는데, 이 작품이 그의 마지막 장편소설인 『성』이다. 당시 카프카는 자신의 건강 상태와 글쓰기를 일컬어 “지상의 마지막 경계선을 향한 돌진”이라 표현했다.

추천사
  • 카프카가 남긴 작품 중에서 가장 매혹적인 소설이다. _『뉴욕 타임스』

  • 『성』은 전적으로 자전적인 소설이다. _토마스 만

  • 위대한 변혁에 대한 예감을 지독히도 고통스럽게 하지만 창조적으로 표현해낸 영혼의 반열에는 언제라도 카프카가 언급될 것이다. _헤르만 헤세

  • 카프카의 글을 읽으며 특별하게 감동을 받거나 놀라워하지 않고 넘어갈 수 있는 곳은 단 한줄도 없다. _라이너 마리아 릴케

목차

1장 도착

2장 바르나바스

3장 프리다

4장 여주인과의 첫 대화

5장 촌장의 집에서

6장 여주인과의 두번째 대화

7장 학교 선생

8장 클람을 기다리다

9장 심문에 대한 저항

10장 길거리에서

11장 학교에서

12장 조수들

13장 한스

14장 프리다의 비난

15장 아말리아의 집에서

16장

17장 아말리아의 비밀

18장 아말리아의 벌

19장 탄원

20장 올가의 계획

21장

22장

23장

24장

25장

 

작품해설 / “낯선 타향”—혼돈과 미망의 불가해한 세계 경험

작가연보

발간사

수상정보
저자 소개
  • 프란츠 카프카

    20세기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현대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 카프카는 1883년 당시 보헤미아의 수도 프라하에서 독일어를 쓰는 유대인 중산층 가정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독일계 소년학교와 김나지움을 거쳐 1901년 카를페르디난트 대학에 입학해 법학을 전공했다. 법학박사 학위 취득 후 노동자 산재보험공사에 입사해 14년간 재직하며, 작가로서의 삶을 병행했다. 1902년 평생지기인 막스 브로트를 만났고, 습작과 일기, 편지 등 방대한 글쓰기를 이어오다 1912년 단편소설 「선고」와 「변신」을 집필하고 산문집 『관찰』을 출간하면서 작가로서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이후 미완의 장편소설 「실종자」(1912)와 단편소설 「유형지에서」(1914) 「학술원에 보내는 보고서」(1917) 「시골 의사」(1917) 등을 꾸준히 집필하나 폐결핵 발병과 연이은 파혼, 그리고 부자 갈등으로 인한 신경쇠약 증세로 1920년 말부터 1년 정도 휴식기를 보낸다. 1922년 1월 미완의 장편소설 「성」의 집필을 시작하고, 같은 해 2월 단편소설 「단식 광대」를 완성하나 이후 폐결핵이 악화돼 1924년 6월 3일 사망한다.

  • 권혁준

    서울대 독어독문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독일 쾰른 대학에서 카프카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해당 논문 「카프카 문학에 나타난 성서의 ‘인류타락’ 신화 수용과 형상화 연구」는 독일 쾨니히스하우젠운트노이만 출판사의 학술총서로 출판되었다. 현재 인천대 독어독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카프카학회 회장(2015~16)을 맡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소송』 『카프카 단편집』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모래 사나이』 『크눌프』 등이 있다.

『성』 역시 카프카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전후 맥락이 분명하지 않은 갇힌 상황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토지 측량사임을 자처하는 K라는 인물이 한 마을에 도착해 그 마을이 속한 성과 성의 관청으로부터 자신의 직업 활동과 개인적 삶을 인정받기 위해 절망적으로 벌이는 투쟁이 이 소설의 주된 줄거리를 이룬다. 개인이 어떤 대상을 두고 투쟁을 벌이는 구도는 카프카의 여러 작품에서 엿볼 수 있는데, 『성』에서는 개인의 투쟁이 생존 차원의 투쟁으로 보다 확장되는 형국이다. 하지만 K의 노력은 결실을 거두지 못한다. 성에 진입해보려는 한주 동안의 시도는 물론 마을에 정착하려는 시도 역시 실패하고 만다. K는 성에 들어가기 위해 마을 주민들의 도움을 기대하지만, 주민들은 특이하고 비극적인 존재들로서 통찰하기 어려운 사건들에 K를 연루시키며 또 그가 해독할 수 없는 모순적인 암시들만 제공할 뿐이다.―권혁준(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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