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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을 위한 우리 옛이야기 (전 6권)

책 소개

인류의 자산, 지혜의 창고 옛이야기 
옛이야기는 인류가 오랫동안 쌓아온 지혜의 소산이면서 문화와 정서를 후세에 전달하는 통로이다. 그런데 서구의 신화나 옛이야기는 그 문화를 분석하고 이해하는 텍스트로 어린이와 어른 모두에게 주목받았지만, 실상 우리 옛이야기는 ‘전래동화’로 수용되거나 유아용 그림책으로만 소비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 보니 우리 옛이야기들은 극단적으로 축약, 희화화되거나 지나치게 교훈을 강조하여 이야기의 재미가 왜곡되기 십상이었다. 다양한 이야기들이 고루 소개되지 않고 잘 알려진 작품만 반복되어 출간된 점도 우리 옛이야기의 참된 의미를 이해하는 데 걸림돌이 되어 왔다. 그러나 옛이야기는 처음부터 유아의 전유물이 아니라 사회가 녹아 있는 보편적인 문학 장르였다. 본격적으로 문학을 공부하기 시작하는 중학생들에게 옛이야기를 권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창비의 ‘중학생을 위한 우리 옛이야기’ 씨리즈는 구전 설화 중에서도 이야기가 재미있고 그에 반영된 사회상을 살펴볼 수 있는 것들을 골라 그 특징이 잘 살도록 다시 씀으로써 역사나 사상의 어떤 문헌에 담긴 것보다 더 깊은 뜻과 생생한 생활사를 엿볼 수 있게 했다. 

민중의 무기, 재치와 해학
우리 옛이야기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험한 다툼과 잔인한 살육 대신 재치와 해학으로 갈등을 해결한다는 것이다. 백성을 수탈하는 관리들에 맞서는 방법은 칼을 드는 것이 아니라 골탕을 먹이는 것이다. 좋은 묏자리를 빼앗으려는 대감을 짐짓 무지(無知)를 가장한 꼬마가 겁주는 장면이나(1권 「명당자리와 옥새」), 거들먹거리는 대감과 아들들이 줄줄이 건달의 능청스러운 거짓말에 속수무책으로 창피를 당하는 이야기(4권 「정승 장인과 건달 사위」) 등이 그렇다.

당대에 가장 큰 권력을 지닌 대감을 상징하던 호랑이가 우스갯거리로 전락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나이 많은 호랑이가 포수의 총소리에 놀라 자기 불알을 물어 버린다든가(2권 「제 불알 물어 버린 호랑이」) 욕심 많은 호랑이가 자기보다 덩치가 한참 작은 두꺼비의 꾀에 넘어가는 이야기(1권 「호랑이가 두꺼비 골탕 먹이려다」)도 힘과 돈 대신 기지와 웃음으로 현실에 맞선 민중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가 하면 험상스럽게 생긴 도깨비는 대개 순박한 백성들의 편으로 등장한다. 시골 거지가 도깨비 덕을 보는 이야기(6권 「도깨비 만나 결혼하고 부자 되고」), 마음 착한 나무꾼이 기억력 나쁜 도깨비 덕에 부자가 되는 이야기(6권 「도깨비가 빚을 갚고 또 갚고」) 등 친근하고 장난기 많은 도깨비 이야기는 우리 문화의 한 원형을 짐작하게 한다. 이처럼 한국 설화의 특징과 맛을 알 수 있는 다양한 주제와 형식의 이야기를 고루 담았다.

사회 현실과 이상, 좌절과 극복이 담긴 옛이야기 
옛이야기에는 그 창작자이자 소비자인 민중들의 생활상이 담겨 있다. 잔칫집 풍경이나 과부 보쌈, 장기판 풍경처럼 생생한 삶의 현장이 있고, 가난한 집의 제사 걱정이나 양반 때문에 논에 물대기를 못하는 농부의 걱정처럼 절실한 고민이 있다. 또한 모순된 현실에 대한 불만이 개혁에 대한 염원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암행어사 박문수에 대한 기대와 실망이 교차하고, 아기장수 우투리는 거사를 도모하다 죽음을 당하며, 국법대로 고지식하게 임무를 수행하던 나졸이 어느 순간 깨달음을 얻어 민중의 편에 서기도 한다. 구두쇠 영감이 무남독녀 외딸의 사윗감 조건으로 거짓말 잘할 것을 내건 것은 험한 세상에서 돈 모으는 방법이 도둑질과 사기밖에 없다는 이유였다. 또 공부를 못해도 집안 체면 때문에 과거를 본다고 우르르 몰려다니던 한심한 양반집 아들들을 꼬집는 이야기가 종종 등장하는 것을 보면, 높은 자리에 집착하는 오늘날의 행태가 새로울 것 없다는 사실에 씁쓸해지기도 한다.
이렇게 옛이야기에 담긴 시대상과 그 너머의 뜻을 일러 주는 자상한 해설이 책 뒤에 실려 있다. 저자와 중?고등학교 교사들의 대담 형식으로 쓰인 해설은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우리 옛이야기를 이해하게 하고, 이야기 저편의 숨은 뜻을 읽어 내는 힘도 길러 준다.

듣는 것도 읽는 것도 재미있는 옛이야기 
이야기의 핵심은 무엇보다 ‘재미’이다. 글 이전에 말로 공유되고 전수되던 옛이야기는 장르의 성격상 이야기꾼의 역할이 아주 중요했다. ‘중학생을 위한 우리 옛이야기’ 씨리즈의 이야기꾼은 바로 소설가이자 민담연구가인 송기숙이다. 구비문학과 설화에서 민중성을 발견하고자 오랫동안 연구와 창작을 병행해 온 저자는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어휘력으로 이야기꾼의 손짓 발짓이 사라진 글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우선 옛 사람들이 많이 쓰던 속담과 단어를 적재적소에 넣어 옛 사람들의 생활감각에 성큼 다가선다. ‘바삐 찧는 방아에도 손 넣을 틈이 있는 법’ 등 일상이 녹아 있는 속담과 ‘괴나리봇짐’ ‘비손’ ‘저냐’ 등 잊혀 가는 우리말이 풍성하게 살아났다. 또 건달이 억지로 들어앉아 공부하는 척하며 제 신세를 ‘산토끼가 집토끼 노릇한다’고 비유한 대목을 비롯해 ‘이 가는 소리가 달구지 바퀴에 자갈 으깨지는 소리다’ ‘참새도 얼러서 굴레 씌울 놈’ 등 적절한 과장과 풍자가 배어 있는 저자의 입담은 왁자한 장터와 사랑방에서 구전되어 온 옛이야기의 특질과 맞닿아 있다.

여기에 이광익, 한상언, 이승현, 홍선주, 윤보원, 곽재연 등 쟁쟁한 일러스트레이터들이 재기 발랄하고 개성 넘치는 그림으로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저자의 바람대로, 이야기를 즐기던 옛사람들처럼 우리 어린이와 청소년 들이 신나게 웃고 박수 치면서 책을 읽는 풍경이 재현되기를 기대한다.

목차

1.거짓말 잘하는 사윗감 구함
2.제 불알 물어 버린 호랑이
3.모주꾼이 조카 혼사에 옷을 홀랑 벗고
4.정승 장인과 건달 사위
5.보쌈 당해서 장가간 홀아비
6.아전들 골탕 먹인 나졸 최환락

수상정보
저자 소개
  • 송기숙

    1935년 전남 완도에서 태어났다. 전남대 국문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1965년과 1966년 『현대문학』에 각각 평론과 소설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민주화운동과 교육운동에 치열하게 참여하여 두차례 옥고를 치르기도 했으며, 분단현실과 민중의 삶을 깊숙이 파고든 중량있는 작품을 속속 발표하며 민족문학의 중추 역할을 감당해왔다. 소설집 『백의민족』 『도깨비 잔치』 『재수 없는 금의환향』 『개는 왜 짖는가』 『테러리스트』 『들국화 송이송이』, 장편소설 『자랏골의 비가』 『암태도』 […]

  • 이승현

    1972년 광주에서 태어나 원광대학교 시각디자인과와 한국 일러스트레이션 학교, 서울시립대학교 대학원 일러스트레이션과를 졸업했다. 그림책 『씨름』으로 한국어린이도서상 일러스트레이션 상을 받았다. 『구비구비 사투리 옛이야기』『거짓말 잘하는 사윗감 구함』『귀신을 마음대로 부린 선비』『별난 양반 이선달 표류기』 들에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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