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가사랑했든내가사랑했든

누나가 사랑했든 내가 사랑했든

책 소개

누나가 짝사랑하는 남자에게 나도 반해 버렸다?!

 

힘겨운 고3 생활과 함께 찾아온, 더 힘겨운 나의 짝사랑

 

 

 

한 남자를 사랑하게 된 두 남매의 명랑 성장기 『누나가 사랑했든 내가 사랑했든』이 ‘창비청소년문학’ 시리즈 55권으로 출간되었다. 작가 송경아는 동성애라는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우리 주변의 평범한 청소년 주인공의 시각에서 밝고 유쾌하게 그려 내는 데 성공했다. 동성을 사랑하든 이성을 사랑하든 누구나 자기 앞에 놓인 사랑은 모두 진지한 고민거리라는 점을 깨닫게 하는 이 작품은, 독자들로 하여금 주인공 성준이의 난처한 입장과 혼란한 마음에 백 퍼센트 공감하게 만든다. 고 3 시절의 성적 스트레스와, 늘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를 위하는 남매의 모습도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재미를 더한다.

 

 

 

어느 평범한 게이 소년의 명랑 연애 실패담

 

고 3이 된 전성준은 성적도 키도 얼굴도 모두 평범한 남학생으로, 특별한 게 있다면 패션 잡지 보는 취미가 있다는 정도다. 어느 날 성준이는 술에 취한 누나를 부축해 집에 데려다 준 근사한 남자에게 한눈에 반하고 만다. 이름도 모르는 그 형을 짝사랑하게 되면서, 자신의 성 정체성을 확실히 깨닫게 된 것이다.

 

그 뒤로 내내 혼자 마음고생을 하고 있던 성준이에게 누나 예경이는 한 가지 부탁을 한다. 지난번 집에 데려다 준 바 있는 희서 선배한테 잘 보이고 싶은데 여성스럽지 않아서 걱정이니 예쁘게 꾸미는 걸 좀 도와 달라는 것이다. 성준이는 누나와 희서 형을 이어지게 도와주면 그 형을 한 번이라도 더 만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갖고 자기 마음을 숨긴 채 선머슴 같은 누나를 여자답게 꾸미는 작전에 돌입한다.

 

“누나 화장품 뭐 있어?”

 

“음…… 스킨하고……”

 

“로션이나 크림은?”

 

“……답답해서 안 쓰는데…….”

 

누나가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잠시 눈앞이 캄캄해지는 느낌이었다. 기초 화장품이 이 모양인데, 색조 화장품 같은 걸 갖고 있을 리가 없었다. – 74면

 

『누나가 사랑했든 내가 사랑했든』은 이처럼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를 잃지 않는다. 그런데 이렇게 밝고 명랑한 가운데서 동성애 때문에 고민하는 성준이의 마음이 살짝 드러날 때마다 독자들은 짝사랑하는 사람을 둔 순간의 가슴 아픈 심리와 누구의 어떤 사랑이든 모두 소중하다는 평범한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내가 여자였다면, 하고 얼마나 자주 생각했던가. 나는 남자인 게 편하고 남자의 삶이 좋은 사람이니까, 여자의 몸이나 생활 방식이 부러웠던 게 아니다. 다만 동일이나 희서 형처럼 내가 좋아하는 상대와 아무 문제 없이 맺어질 수 있는 사람이고 싶었다. 그러나 죽었다가 다시 태어나지 않는 다음에야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 그래서 죽어 버리고 싶을 정도로 억울했다. – 147면

 

 

 

우리는 이렇게 성장해 간다

 

한편, 성준이의 절친 세호는 예경이 누나를 짝사랑하고 있었다. 성준이는 의아해하며 세호에게 여자답지도 않고 왈가닥인 누나를 대체 왜 좋아하느냐고 물었지만, 세호는 “예경이 누나는 정의감도 넘치고 용기도 있고 예쁘니까 반하지 않을 수 없다”고 대답한다. 능청스럽기만 한 세호지만 예경이를 생각하는 마음은 그 누구보다도 진심이다. 그런가 하면 성준이에게도 마음을 고백하는 민지라는 여학생이 나타났다. 성준이는 떨리는 마음은 없었지만 말이 잘 통하는 민지와 어찌저찌 공식적인 연애를 시작하게 되었다. 민지는 조용한 아이지만 사랑에 있어서만큼은 당차고 용감한 모습을 보인다.

 

 

 

예경이의 사랑은 남동생 성준이의 도움으로 결국 결실을 맺지만, 막상 연애를 하고 보니 근사해 보이기만 하던 남자친구의 단점이 서서히 눈에 띄기 시작한다. 사고방식도 편협하다고 느껴지고 바람둥이 기질이 있었던 것도 참을 수 없다. 예경이는 끝내 연애에 종지부를 찍으면서 조금 더 성장해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동생 성준이의 마음을 이미 눈치 채고 있던 누나는 어찌 되었든 고백을 해 보라고 격려한다. 성준이는 실패를 예감하면서도 용기를 내어 마음을 밝히고, 남매는 모두 이별의 아픔을 간직한 채 자기 삶을 한 걸음씩 더 내딛는다. 이처럼 『누나가 사랑했든 내가 사랑했든』에서는 모두가 달뜬 심정으로 보내는 사춘기 시절이 생생하게 그려지며, 청소년기의 소중한 순간을 사랑이라는 주제로 엮어 내고 있다.

 

 

 

송경아 작가의 첫 번째 청소년소설 

 

소설가 송경아는 그간 장르소설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 온 작가로, 오랜만에 발표하는 『누나가 사랑했든 내가 사랑했든』을 통해 처음으로 장편 청소년소설을 선보인다. 앞으로 청소년문학계에서도 활발히 활동하리라 기대되는 작가인 만큼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이 주목된다.

 

 

 

▶ 줄거리

 

 

 

성적도 평범, 키도 얼굴도 평범한 고3 남학생 전성준. 남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패션 잡지 보는 걸 좋아한다는 정도다. 어느 봄날, 누나가 술에 취해 어떤 남자에게 업혀 오면서 성준이의 인생은 달라진다. 너무 멋진 한 남자에게 두 남매 모두 반해 버린 상황. 선머슴 같은 누나는 남동생에게 연애에 골인하기 위한 방법을 상담해 오고, 성준이는 짝사랑하는 형을 한 번이라도 보겠다는 마음에 누나를 여성스럽게 변신시키는데……. 누나의 사랑은 이루어질까? 그럼 내 사랑은 어떻게 되는 거야?

목차

우리 집에는 대마왕이 산다
마이 게이 라이프
축제의 밤
시련
빼빼로데이
누나가 사랑했든 내가 사랑했든
작가의 말

수상정보
저자 소개
  • 송경아

    1994년 『상상』에 「청소년 가출협회」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지은 책으로 소설집 『성교가 두 인간의 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문학적 고찰 중 사례 연구 부분인용』 『책』 『엘리베이터』, 장편소설 『아기 찾기』 『테러리스트』 등이 있다.

‘작가의 말’이라는 것을 쓸 때마다 무진장 쑥스럽다. 원고를 쓸 때면 내 이야기 속에 푹 빠져 있을 수 있는데, ‘작가의 말’이라는 제목을 달고 무슨 말을 하려면 내 소설을 굉장히 객관적으로 보아야 하거나 읽는 사람에게 대단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마치 괜찮은 농담을 던져 놓고 “이 농담이 웃긴 점은 말이야…….” 하고 말하는 사람이 된 느낌이랄까. 단언컨대, 어떤 멋진 농담도 이렇게 사족을 달기 시작하면 망한다.
그런 쑥스러움과 민망함을 딛고 『누나가 사랑했든 내가 사랑했든』에 대해 한마디만 덧붙인다면, 이 소설은 첫사랑 이야기라는 것이다. 독자들 중에서는 첫사랑을 이미 해 본 사람도, 아직 경험하지 못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현재 진행형인 사람도 있겠다. 하지만 모두들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한다.’라는 유명한 속설은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예외 없는 법칙이 없듯이, 첫사랑이 마지막 사랑이 되는 행운 넘치는 사람이 아주 드물게 있기는 하다. 그러나 첫사랑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이 훨씬 더 많다. 이건 첫사랑을 하는 청소년들이 순수하지 못하다거나, 믿음을 지키지 못해서가 아니다. 첫사랑은 운 좋게 서로 마음이 통한다 해도 서로 사회적, 경제적 여건을 생각하지 않는 순수하고 저돌적인(그래서 이루어지기 힘든) 사랑인 경우가 많다. 게다가 첫사랑은, 돌아보지 않는 상대방을 무작정 쳐다보는 외사랑인 경우가 훨씬 더 많다. 그러니 첫사랑은 이루어지면 신기한 일이고, 이루어지지 않은 첫사랑의 추억을 곱씹고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렇지만 모든 사람에게 첫사랑이란 ‘특별하고 애절한 사건’이다.
『누나가 사랑했든 내가 사랑했든』에서는 그 특별한 사랑이 조금 더 특별한 경우를 그려 보고 싶었다. 남자가 남자를 좋아하는 것은 평범한 일이 아니다. 여자가 남자를 좋아하는 건 평범한 일일 테다. 하지만 남매가 한 남자를 좋아하는 건 또, 특별한 일일 것이다. 이렇게 비비 꼬인 사정을 뚫고 독자 여러분이 ‘어떤 처지이든 사람이 사람을 좋아할 수 있고 그러다가 실패할 수도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 번 곱씹어 주셨으면 하고 바란다.
그 평범한 진리를 강조하기 위해서, 등장인물들도 평범한 청소년들로 내세우려고 애썼다. 성준이는 동성애자라는 점만 빼면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성적에 애타고 친구 관계에 신경 쓰는 고 3이다. 예경이는 대학에 갓 들어가서 멋져 보이는 선배에 가슴 두근거려 하는 아가씨다. 희서는 사랑에 빠지지 않은 제삼자가 보기에는 대체 왜 저 애에게 반하나 싶은 흔하디흔한 대학생이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인물들이 엮어 나가는 툭탁거리는 첫사랑 이야기. 한마디로 이 이야기는 ‘소설(小說)’, 거창하지 않은 사소한 이야기이다. 이 흔하고 사소한 이야기에서 특별하고 반짝거리는 지점을 찾아낼 수 있다면 그것은 온전히 독자 여러분의 능력일 것이다.
『누나가 사랑했든 내가 사랑했든』이 나오는 데 빚을 진 분들이 많다. 창비 청소년출판부와 처음 인연을 맺게 해 주신 박상준 님, 오랫동안 원고를 기다려 주고 게으르고 고집 센 작가와 줄다리기를 하느라 힘드셨을 편집부 여러분, 요즘 청소년들과 동성애자의 문화에 대해 많은 도움을 준 문계린 양, 타리 님, MECO 님, 늘 뒤에서 든든하게 나를 버텨 주고 포용해 주는 남편과, 존재 자체로 고마운, 이제 한참 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선우에게 감사를 전한다.

2013년 10월
송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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