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터와 퍼지 형제가 다시 한번 어린이들을 사로잡는다! _『못 말리는 내 동생』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 동화작가 주디 블룸(Judy Blume)의 ‘퍼지 시리즈(총 5권)’ 는 『별 볼 일 없는 4학년』을 시작으로 피터와 퍼지 형제가 집 안팎에서 겪는 좌충우돌 성장기를 생생하게 담은 시리즈이다.
이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인 『못 말리는 내 동생』은 『별 볼 일 없는 4학년』과 마찬가지로 피터 해처가 1인칭 화자가 되어 말썽꾸러기 동생 퍼지를 비롯한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담담하면서도 재미있게 풀어가는 작품이다.
1972년 『별 볼 일 없는 4학년』 『대단한 4학년』을 출간한 이후 주디 블룸은 많은 어린이 독자들로부터 “퍼지 책 한 권만 더 써 주세요!” 하는 편지를 무수히 받았지만, 8년이 지나서야 3권인 『못 말리는 내 동생』을 펴낼 수 있었다.
『못 말리는 내 동생』은 피터네 식구가 뉴욕과 근교 시골인 프린스턴에서 보낸 일 년 반 동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말썽꾸러기 동생 퍼지만으로도 벅찬 피터는 동생이 또 태어난다는 엄마 아빠의 폭탄선언에다 온 식구가 일 년 동안 집을 떠나 시골에서 살기로 했다는 소식에 눈앞이 캄캄하기만 하다. 게다가 전학 간 학교의 병설유치원에 퍼지가 다니기 시작하면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는 학교생활을 시작한 피터는 한층 힘든 일이 많아진다. 하지만 6학년 맏형답게 피터는 때론 퍼지를 달랠 줄도 알고, 집안의 여러 사건들에 대해 침착하게 상황을 판단하고 부모님을 도울 만큼 한결 의젓해졌다.
쉴 새 없이 말썽만 일으키던 네살 퍼지도 여섯살로 자랐다. 하지만 막내에서 하루아침에 여동생을 둔 오빠가 되자, 퍼지는 심리적 부담과 상실감에 다시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어리광만 부린다. 그러면서도 퍼지는 동생보다 더 사랑받기 위해 나름의 생존전략을 고민하고, 형을 우상처럼 받들지만 사실 자신감이 넘쳐나 자기 자신이 “날아가는 총알보다 더 빠르고, 기관차보다 더 힘센 슈퍼맨”같은 “슈퍼퍼지”라고 여기며 꿋꿋하게 자기의 자리를 찾아간다.
‘퍼지 시리즈’ 1권인 『별 볼 일 없는 4학년』이 피터와 퍼지 가족에 초점이 맞춰 있다면, 3권인 『못 말리는 내 동생』은 이 주인공들이 성장함에 따라 자연히 집을 벗어나 학교, 유치원, 동네 친구들 등 한층 넓어진 배경을 바탕으로 다양한 관계를 그려 나간다. 교실 안에서 자기의 원칙만 지키려는 선생님과 자율성•개성을 존중해줬으면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재미있게 꼬집어 묘사했고, 이밖에 피터에게 지렁이 사업을 제안한 알렉스, 자신이 다른 별에서 왔다고 믿는 퍼지의 독특한 친구 대니얼, 얼굴이며 머리 모양, 심지어 걷는 모습마저 피터의 마음에 쏙 든 동네 화랑의 누나 베벌리, 알렉스와 피터에게서 날마다 신선한 지렁이를 사가면서도 지렁이로 무얼하는지 몰라 모든 이의 궁금증만 부풀리는 멀더 아줌마 등 한층 개성이 강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들이 벌이는 엉뚱하고 재미난 사건들이 주디 블룸 특유의 유머와 재치, 기발한 상상력과 만나 독자들을 끊임없이 웃게 만들고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