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밑 그림 여행

책 소개

“여기는 그림이.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소방관이다. 물이 모자란다, 물이! 소방차를 보내라, 오버.”

그림이는 집 안 구석구석을 휘젓고 다니며 소방놀이를 하는 못 말리는 개구쟁이 어린아이입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그림이는 머리 위로 흰 수건에 노란 바가지를 덮어쓰고 장난감 물총에 물을 가득 채워 넣어 소방놀이를 하려는 참입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소리일까요? “삐요삐요” 소방차가 어디선가 정말 나타난 것입니다! 그리고 이 삐요삐요 소방차를 따라 자기 방 침대 밑으로 엉덩이를 쑥 들이밀면서, 그림이는 낯설고 신기하고 놀라운 그림 속 공간으로 갑자기 빠져들게 됩니다.

“참, 이상한 곳이야. 꼭 수수께끼 마을에 온 것 같아.”

두둥실 떠올라 훨훨 날아가서 들판을 지나고 마을을 지나고 다리를 건너, 그림이가 마지막으로 닿을 곳은 과연 어디일까요?

 

 

그림 속 사람들을 만나며 미술과 친해지는 그림책 『침대 밑 그림 여행』

 

미술관에 가면 작품을 마주하기보다는 그 옆에 씌어 있는 제목이나 작품 설명을 베껴 쓰느라 바쁜 아이들을 많이 봅니다. 또 어떤 아이들은 유명 화가들의 그림을 마냥 어렵고 봐도 지루한 것으로 여깁니다. “만지면 안 돼. 뛰어다니면 안 돼. 조용히 보는 거야.” 하고 어른들이 주의를 주면 어느새 그림을 보는 즐거움을 잊고 자기도 모르게 위축되기도 합니다.

이 책은 많은 화가들을 소개하고, 그들의 그림, 기법, 작품 세계 등을 ‘설명’하는 책이 아닙니다. 『침대 밑 그림 여행』은 ‘미술을 공부하기’보다 ‘미술과 친해지기’가 앞서서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든 책입니다. 서울대학교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하고 영국에서 미학과 퍼포먼스를 공부한 작가 권재원 선생님은 예전부터 아이들을 위한 미학 이야기, 아름다움과 미술 작품에 담긴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 보고 싶었다고 합니다. 『침대 밑 그림 여행』은 작가의 소망이 담긴 그 첫 번째 책입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생각하고, 어린 아이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작품이 주는 아름다움 그 자체를 느끼고 즐기는 것이라고 보고, 아이들이 소화하기 어려운 설명식 책 구성은 과감하게 지양했습니다. 샤갈·보테로·고흐·윤두서·마티스 등 화가 혹은 화가의 작품 속 사람들을 만나며, 그림이 표현하는 감정과 마음을 이야기와 함께 느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사실 왠지 그림 속 사람들은 이상하고 낯설고 특별해 보입니다. 평범한 보통 사람과는 확실히 다르게 여겨지지요. 그래서 지레 겁먹고 거리감부터 느끼기 십상입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화가들은 자기 친구, 동네 아줌마, 우체부 아저씨처럼 아주 평범한 사람들을 더 많이 그렸습니다. 삐요삐요 소방차를 쫓아가는 동안, 그림이는 그저 화가와 사람 들을 만나고 그들과 더불어 기쁨과 슬픔, 공포와 모험을 즐길 따름입니다. 공중에 떠 있는 샤갈과 샤갈의 아내 벨라를 만나 그들처럼 두둥실 떠올라 훨훨 날아가기도 하고(「생일」 「술잔이 든 이중 초상」), 놀랍도록 엉덩이가 크고 토실토실한 발레리나와 함께 쿵짝쿵짝 흥겨운 라틴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도 하지요(「바를 잡고 있는 무희」 「콜롬비아에서 즐거운 한때」, 보테로). 파란 눈물이 금세라도 뚝뚝 떨어질 것 같은 「파란 눈의 여인」(모딜리아니)을 만나 그녀의 슬픔을 나누고자 애쓰기도 하고, 생각에 잠긴 사람과 함께 깊은 생각에 빠지기도 하며(「생각하는 사람」, 로댕), 「절규」하는 사람과 똑같은 심정이 되어 비명을 지르기도 합니다(뭉크).

권재원 선생님은 작가의 말에서 “그림을 보고 느끼는 것에 정해진 순서나 방법은 없다”고 말합니다. 이 책이야말로 처음 그림을 접하고 예술 분야에 관심 갖게 된 아이들에게 마음으로 느끼는 그림 보기를 돕는 좋은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친숙하면서도 매력적인 캐릭터와 공간 설정·동감 넘치는 만화식 구성

 

책 속 주인공인 그림이는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평범한 남자아이입니다. 빨간 줄무늬 티셔츠에 빨간 반바지를 입고서 장난기 가득한 눈동자를 빛내고 있지요. 집에서 우리 아이들이 하고 있는 차림 그대로입니다. 이 책을 보는 아이들은 책 속 주인공의 이러한 모습을 통해 별다른 위화감 없이 그림이와 자신을 동일시하며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게 될 것입니다.

 

집은 아이에게 가장 편안하고 친근한 일상의 공간이지만, 방 안에 있는 침대 밑은 온갖 상상들이 끊임없이 생겨나는 환상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왠지 침대 밑에는 뭔가 있을 것 같고 그 속으로 들어가면 비밀스런 일이 펼쳐질 것만 같은 상상을 하게 되지요. 여기서부터 이야기는 출발합니다.

아울러 이 그림책은 만화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이야기의 흐름에 맞게 인물들의 표정과 움직임을 칸칸이 담아 생동감 넘치게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다양한 매력을 가진 유명 화가들의 그림 총집합!

 

『침대 밑 그림 여행』에는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는 화가 샤갈‧모딜리아니‧고흐‧로댕‧윤두서‧뭉크‧마티스 같은 이들의 그림과, 조금은 낯설지만 뛰어난 예술성을 인정받는 보테로‧키리코‧미로 같은 화가의 그림을 두루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원그림이 그대로 들어간 것은 아니고, 각각의 화가에게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색감과 인물 묘사, 터치감 들을 예리하게 포착해 원그림의 형상과 느낌에 최대한 가깝게 구현해 내었습니다. 샤갈의 「생일」, 보테로의 「바를 잡고 있는 무희」, 마티스의 「춤」 등이 그렇습니다.

어떤 그림면에서는 원그림을 패러디하여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키리코의 「어느 날의 수수께끼」, 뭉크의 「절규」, 미로의 「할리퀸 축제」가 이와 같은 기법에 사용된 그림입니다. 화가들 각각의 개성을 고스란히 담아내면서도 이들의 그림을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내 전체 그림책의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풍부하고 알찬 정보와 읽는 재미가 있는 「그림이 신문」

본문이 끝난 다음에는 모두 네 면에 걸쳐 「그림이 신문」을 구성했습니다. 화가 보테로를 가상 인터뷰한 ‘그림이가 만난 보테로 아저씨’, 모딜리아니의 그림들을 소개한 ‘초상화를 그려 드립니다’ 등 책에 나오는 그림을 그린 화가들과 그들의 사람들, 그리고 흥미로운 작품 세계가 다양한 기사 형식으로 꾸며져 있어 신문을 보듯 잡지를 보듯 읽기에 좋습니다. 책 속 화가들과 그들에게 영향을 끼친 화가들의 다른 작품들도 실려 있어 작품을 보는 재미를 더했습니다.

마지막 면은 벽의 얼룩이나 천장에 갈라진 틈 들을 재미나게 상상하여 그림으로 표현했다는 화가 미로처럼 물감 자국 속에서 ‘숨은 그림 찾기’, 마티스처럼 ‘생각대로 표현하기’ 등 독자들이 직접 그리고 표현해 볼 수 있는 활동 페이지로 꾸몄습니다.

목차
수상정보
저자 소개
  • 권재원

    1975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영국에서 미학과 퍼포먼스를 공부했습니다. 그동안 『난 분홍색이 싫어』 『10일간의 보물찾기』 『함정에 빠진 수학』 『침대 밑 그림 여행』 『왜 아플까?』 『째깍째깍 시간 박물관』 『처음 만나는 공공장소』 『좋은 돈, 나쁜 돈, 이상한 돈』 『4GO뭉치』 등을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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