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의 시간

책 바구니 담기 내 서재 담기

책 소개

일제시기부터 최근까지 한국사의 굴곡을 고스란히 겪어온 원로 사학자 강만길(姜萬吉, 1933년 생)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자신의 삶을 한국 근현대사라는 격류의 가운데에 놓고 개인의 삶과 역사가 어떻게 조우하는지 ‘역사학적’으로 재구성한 자서전이다. 한평생 우리 근현대사를 왜곡 없이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온 진보적 지식인의 삶의 기록인 동시에, 한국사회에서는 보기 드문 역사학자의 자서전이라는 점에서 이 책은 특별한 문헌적 의미도 지닌다. ‘이야기’체 형식으로 재미있으면서도 논쟁적으로 구성된 이 책은 역사학은 현실문제를 다루어야 하며 또한 대중적이어야 한다는 저자의 입장이 잘 드러난다. 또한 이 책의 부록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 일지’는 저자가 노무현정부 시절 2년간 친일진상규명위 위원장으로 일하면서 ‘과거사 청산’이라는 역사적 사건이 전개되어온 과정을 낱낱이 기록한 생생한 현장보고서다.

 

기록을 남길 수 없는 시대의 역사학은 불행하다

 

누가 뭐라 해도, 시간은 흐르고 인간의 역사 또한 흐르고 변화해간다. 그러나 그것이 어디로 가는지 그리고 어떻게 가야 옳은지 아무도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래서 인간은 자신의 족적을 기록해 과거를 반추하며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예측한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행위를 ‘역사학’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역사학은 사실에 대한 정직한 기록을 목적으로 하는 학문이라는 점에서 시대적 압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연구대상이 가까운 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는 것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이것이 저자 강만길이 평생 자유롭게 일기(日記)를 쓸 수 없었던 역사가로서의 자신의 처지를 불행했다고 말하는 이유다. “분단된 민족사회의 다른 한쪽을 적이 아닌 동족으로 생각하는 역사인식의 소유자로서, 그리고 평화주의자로서, 냉혹한 민족분단시대를, 그것도 엄혹했던 군사독재시기를 살지 않을 수 없었던 역사학 전공자”로서 그는 평생 일기를 쓸 엄두를 내지 못했다. 군사정권 시절 몇번씩이나 서재를 검색당해야 했고,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에 끌려가 취조를 당했으며, 해직교수가 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30년이 넘도록 우리 현대사를 공부하고 겪으면서 쓰기를 바라왔던 ‘내가 겪은 우리 현대사’에 관한 이야기를 우리 앞에 꺼내놓았다.

목차

서문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1장 일제강점기의 끝자락을 산 이야기
1940년에 ‘심상소학교’에 입학하다
국민학생으로 겪은 우리말 수난
황민화정책 때문에 당한 ‘창씨개명’
국민학생으로서 겪은 ‘대동아전쟁’
“너는 조선사람이다. 아느냐?”

 

2장 초등학교 6학년 때 해방을 맞은 이야기
‘느닷없이’ 닥친 민족해방이라니
‘코끼리’ 선생님에 대한 기억
‘해방공간’의 중학교육
몸서리치게 극심했던 ‘해방공간’의 좌우대립
‘찬탁’ ‘반탁’은 사생결단 그것이었다
왜 한사코 ‘찬탁’이었고 또 ‘반탁’이었을까
‘백두산 호랑이’의 포효에 놀라기도 하고

 

3장. 중학교 5학년 때 6․25전쟁을 당한 이야기
일요일에 들은 ‘남북전쟁’ 발발 소식
별 수 없이 학도의용군이 되다
‘부산교두보’ 시기의 부산에 가다
운 좋게도 ‘우연히’ 대학생이 되다
자원입대해서 ‘실제 군인’이 되다

수상정보
  • 2010년 제25회 만해문학상
저자 소개
  • 강만길

    1933년 경남 마산에서 태어났다. 소년시절에 일제강점 말기와 해방정국을 경험하며 역사공부에 뜻을 두게 되어 고려대학교 사학과에 입학했다. 대학원에 다니며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일하다 1967년 고려대 사학과 교수로 임용되었으며, 1972년 ‘유신’ 후 독재정권을 비판하는 각종 논설문을 쓰면서 서서히 현실비판적 지식인으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광주항쟁 직후 항의집회 성명서 작성과 김대중으로부터의 학생선동자금 수수 혐의 등으로 구금되었다가 고려대에서 해직되었다. 1984년 4년 만에 […]

0 reviews
리뷰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