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

책 소개

작가 박완서의 신작 에쎄이집 『두부』는 멀게는 1995년부터 올 2002년 6월까지 써온 23편의 산문을 모두 4부로 엮었다. 강한 개성과 인간의 삶에 대한 깊은 통찰력으로 물질만능과 속도에 눈먼 세태를 날카롭게 꼬집으면서 인간정신의 본향(本鄕)을 일깨워온 그는 맛깔스런 산문들을 생산하는 몇 안되는 산문가이기도 하다. 어른노릇 사람노릇 이후 5년 만인 이번 산문집의 주조는 제2부 ‘아치울 통신’에 묶인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사람과 생활의 아름다움이라고 하겠지만, 생활 주변의 세부 정경을 잡아 때로 꼬집고 때로 감싸안는 사색의 깊이와 예리함 또한 여전하다.

 

제1부 ‘노년의 자유’에는 저자의 나이든 고모부와의 유구한 가족사를 소재로 우리 시대의 가족이 가진 남다른 의미를 풀어낸 「가족」, 전두환 전대통령의 퇴임후 행적과 그의 재위기간, 우리 사회의 뒷모습을 읽어낸 표제작 「두부」, 저자가 꿈꿔온 귀향의 참모습을 그린 「옛날」, 지병(持病)과 더불어 맞이한 노년과 사라져가는 것들의 애잔함을 그려낸 「노년」, 안마당에 복원한 어린 시절의 정원을 보며 생명의 한계와 노경의 즐거움을 동시에 사색하는 「마음붙일 곳」, 월드컵 기간의 에피쏘드를 곁들여 평등한 지구촌의 의미를 발견하는 「구형(球型) 예찬」 등이 묶여 있다.

 

제2부 ‘아치울 통신’은 아차산자락에 거처를 마련한 저자가 날마다 대하는 산과 사람, 꽃, 새, 나비 등을 소재로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는 삶에 대한 아름다운 깨달음을 그린, 이번 산문집의 백미이다. 섬세한 눈길과 깊은 사색은 앞마당 살구나무의 한살이에서 자연에의 순명(順命)을 보고, 기르던 금붕어와 개의 죽음에서 인간의 자기중심성을 반성하며 산자락에 지는 노을의 아름다움 앞에서 인간의 한계를 일깨운다.

 

제3부 ‘이야기의 고향’은 박완서 문학의 발원지인 개성 박적골과 그곳 사람들을 재현한 「개성사람 이야기」에서부터 소설가로서의 반생 내내 되물어온 ‘왜 쓰는가’와 ‘나의 문학은 무엇인가’에 답하는 글들이다. 「내 안의 언어사대주의 엿보기」에는 식민지와 분단 시대의 작가로서 모국어에 대한 저자의 사랑과 존중이 흠뻑 묻어난다.

 

제4부의 글들은 김윤식•박수근•이영학 등 저자가 가까이서 지켜봐온 문인과 예술가를 다루면서 진정한 예술가의 고뇌와 삶의 자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연륜이 더해진 지혜의 눈길로 동시대 모든 이들에게 소박한 감동을 건네는 산문집이다.

목차

1. 노년의 자유
가족
두부
옛날
노년
마음 붙일 곳
놓여나기 위해, 가벼워지기 위해
구형예찬

2. 아치울 통신
흔들리지 않는 전체
트럭 아저씨
봄의 환
사소한 그러나 잊을 수 없는 일
가을의 예감
검은 나비의 매혹
유년의 꽃
노을이 아름다운 까닭
아차산
죽은 새를 위하여
아치울 통신

3. 이야기의 고향
개성사람 이야기
내 안의 언어사대주의 엿보기

4. 사로잡힌 영혼
사로잡힌 영혼
그는 그 잔혹한 시대를 어떻게 살아냈나
모두모두 새가 되었네

수상정보
저자 소개
  • 박완서

    1931년 경기도 개풍 출생. 숙명여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문과에 입학했으나 한국전쟁으로 학업 중단. 1970년 마흔살의 나이로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나목(裸木)』이 당선되어 작품활동 시작. 소 설집으로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배반의 여름』 『엄마의 말뚝』『해산바가지』 『저문 날의 삽화』 『한 말씀만 하소서』 『너무도 쓸쓸한 당신』 등과, 장편소설 『휘청거리는 오후』 『도시의 흉년』 『목마른 계절』 『살아있는 날의 시작』 『서 있는 여자』 『그해 겨울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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