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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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마름을 견딜 준비가 되었는가 물을 찾아 헤매는 워터좀비들 가뭄이 불러온 대재앙, 손에 땀을 쥐는 생존기! 어느 날 갑자기 수도꼭지에서 물이 나오지 않는다면, 어디에서도 물을 구할 수 없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 닐 셔스터먼과 재러드 셔스터먼의 『드라이』는 가뭄을 다룬 본격 재난소설이다. 수도꼭지가 마지막 물방울을 툭 내뱉고 멈춰 버리는 인상적인 장면에서 시작해, 재난 앞에서 취약한 존재일 수밖에 없는 10대 청소년들을 주인공으로 삼아 손에 땀을 쥐는 생존기를 펼쳐 보인다. 악화되는 혼란, 워터좀비가 되어 버린 사람들. 10대의 주인공들은 어떤 어른도 믿을 수 없고 그 어떤 도움에도 기댈 수 없는 절체절명의 순간들을 통과해야 한다. 이들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살아남기 위해 괴물이 돼야 할 때도 있다. 지금 나는 괴물이다.” 가뭄을 다룬 본격 재난소설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에 가뭄이 계속되었다. 사람들의 일상은 끝도 없는 금지 사항으로 채워졌다. 정원 살수 금지, 수영장 급수 금지, 장시간 샤워 금지. 그러나 탁상행정에 불과한 이런 주먹구구식 물 절약 정책이 효과가 있을 리 없었다. 설상가상 애리조나주 등 몇몇 주가 용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물길을 차단하면서 캘리포니아에는 단수가 야기된다. 6월 4일 오후 1시 32분. 열여섯 살 얼리사는 수도꼭지에서 물이 멈춘 시각을 확인한다. 그리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수도꼭지가 말라 버린 이 순간을 기억하게 될지도 몰라. 대통령이 암살된 순간을 기억하듯이.’(15면) 얼리사의 예감처럼 단수는 하루 이틀 일로 끝나지 않는다. 마트에서 생수와 음료가 동나고, 갓난아기가 있는 집은 물이 없어 분유도 먹이지 못하며, 처리되지 못한 배변들로 집집마다 고약한 냄새가 퍼진다. 인간이 짐승이 되기까지는 사흘이면 족하다고 했던가. 오랜 시간 인간과 함께해 온 반려견이 물을 구하기 위해 집을 버리고 떠나듯, 사람들은 그동안 품어 왔던 인간성을 하나둘 저버리기 시작한다. 한 모금의 물을 위해서라면 어떤 아귀다툼도 불사하는 ‘워터좀비’가 되어 버린 것이다. 그러나 얼리사의 옆집 켈턴네만은 사정이 다르다. 켈턴의 가족은 프레퍼족, 즉 지구 종말을 대비해 생존법을 익히고 준비해 온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정전이 된 상황에서도 켈턴의 가족은 자체 전력 시스템으로 불을 밝히고 비축해 둔 물로 생활을 이어 간다. 얼리사의 부모님은 물을 구하러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는다. 자기 목도 타는 마당에 얼리사는 열 살밖에 안 된 동생 개릿의 안전까지 책임져야 한다. 켈턴은 이 위기를 기회 삼아 그동안 좋아해 온 얼리사와 친해지려 하며, 틈틈이 얼리사를 돕는다. 평소 재수 없는 괴짜로 생각했던 켈턴이지만, 얼리사는 어쩔 수 없이 그의 도움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얼리사와 개릿이 켈턴의 집으로 잠시 몸을 피한 그날 밤, 사건이 벌어진다. 워터좀비가 되어 버린 이웃들이 섬뜩한 얼굴로 켈턴의 집 앞에 모여든 것이다. 누구에게도 물을 나눠 주지 않았던 이기적인 켈턴의 아버지가 워터좀비들의 공격 대상이 된 건 인과응보일까? 그렇다면 부모를 골라서 태어난 것도 아닌데 켈턴이 이런 고통을 겪는 것도 괜찮은 걸까? 무엇보다 얼리사와 동생 개릿의 운명은? 워터좀비들을 피해, 자신만은 괴물이 되지 않기 위해 달아나는 아이들의 운명이 위태롭다! 우리 앞에 충분히 있을 법한 재앙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 끝없는 갈증! 스스로 살아남기를 선택한 이 아이들의 운명은? 『드라이』는 현실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법한 ‘가뭄’이라는 재앙을 다루면서 독자를 단숨에 몰입시킨다. 실제 미국 서남부 지역의 단수 사태는 허황된 미래상이 아니다. 캘리포니아주는 2018년 기록적인 가뭄과 산불을 겪었으며, 우리나라 또한 가뭄과 전력난 등 매해 자원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드라이』는 「그 시각」이라는 별도 장을 곳곳에 배치함으로써 주인공들 외에 여러 사람에게 찾아온 고난을 입체적으로 그린다. 유독 실감 나는 묘사로 물이 사라진 우리의 미래가 얼마나 절박할지를 생생히 느끼게 한다. 또한 그 재앙 앞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이 가장 약자라는 점을 설득력 있게 전한다. 제 몸만 사리는 주지사 및 관계자들, 대규모 시위와 폭동을 경계하며 계엄령을 내리는 정부 당국, 힘이 약한 아이들을 이용하고 약탈하려는 어른 등 기존의 세계는 잔인하고 냉혹하다. 정부는 고작 재난 위기 문자로 ‘추가 공지 대기 바람’이라고 읊을 뿐이지만, 얼리사와 켈턴은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고 스스로 살길을 찾으려 분투한다. 어쩔 수 없이 총을 쓰고, 워터좀비와 싸우며, 재키와 헨리 등 다른 이들과 합류해서도 협력과 배신을 거듭한다. 그러는 와중에도 독자는 이 가뭄이 도대체 언제 끝날지 예상할 수 없다. 주인공들이 과연 살아남을지, 가뭄이 끝나기는 할지, 읽는 내내 조마조마한 스릴과 긴장감이 감돈다. 한편 어떤 이들은 절망스러운 상황에서 자신도 몰랐던 내면의 양심을 발견하기도 한다. 이들은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혹은 상부의 명령을 거스르더라도 다른 사람들을 구할 것인지 고민한다. 죽어 가는 타인을 외면하지 않고 조건 없는 선행과 이타주의를 실천하는 시민 영웅들의 모습이 희망을 전한다. 어쩌면 “살고자 하는 의지를 잃었을 때조차 서로를 구할 힘은 기어이 우러나오는 것이다.”(421면)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화에 대한 경고는 물론 황폐한 땅을 뚫고 샘솟는 인간성에 대한 탐구까지, 마지막까지 놀라움을 멈출 수 없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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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조용히 네게 맥주를 권하고 초록의 유품인 젓가락을 가지런히 놓았다” 재일 조선인 문학을 대표하는 시인 김시종의 계절 시편 까칠까칠한 언어, 찢어진 호흡, 낯선 서정을 만나다 현대사의 비극을 온몸으로 겪고 재일 조선인으로서의 운명에 맞서며 평생 치열한 작품활동을 펼쳐온 김시종 시인의 시집 『잃어버린 계절』이 번역 출간되었다. 철학자 이진경과 한국문학 연구자 카게모또 쓰요시의 공동 번역으로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완역본이다. 김시종 시인은 제주 4·3항쟁에 휘말려 목숨이 위태로워지자 1949년 일본으로 탈출하여 오오사까의 재일 조선인 거주지 이까이노에 정착한 뒤 줄곧 일본어로 시를 써왔다. 시인에게 일본어는 자신의 감성과 의식 체계의 밑바탕이 되는 모국어나 다름없는 언어였다. 그러나 스스로 ‘일본어에 대한 보복’으로 문필 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혔듯이, 그의 시는 일본식 문체가 아닌 데다가 반일본적 서정이 담겨 있다. 그런 까닭에 적지 않은 세월 동안 일본 문단의 주류에서 벗어나 있기도 했으나, 이후 마이니찌출판문화상(1986), 오구마히데오상 특별상(1992), 타까미준상(2011), 오사라기지로오상(2015) 등을 수상하고 최근 ‘김시종 컬렉션’이라는 제목의 저작집이 출간되는 등 주목받고 있다. 『잃어버린 계절』의 옮긴이들은 ‘일본식 서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의도적으로 낯선 어법을 구사하는 저자의 일본어를 우리말로 제대로 옮기기 위해 각별히 애를 썼으며, 해설에 가까운 ‘옮긴이의 말’을 통해 김시종의 문학적 삶과 독특한 시세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길잡이 역할을 하고자 했다. 김시종을 읽는다는 것은 그것을 읽는 나의 서정과 대면하는 일이다 『잃어버린 계절』은 2010년에 출간된 시인의 일곱번째 시집으로, 계절별로 8편씩 모두 32편의 시가 실려 있다. 제41회 타까미준상 수상작이기도 한 이 시집은 원서에 붙은 ‘사시(四時) 시집’이라는 부제만 보면 사계절을 제재로 하여 자연을 노래하는 서정시로 읽히기 쉽다. 그러나 실제 안에 담긴 것은 자연을 찬미하는 부드럽고 평화로운 서정이 아니다. 시인은 “삶의 밑바닥에 앙금처럼”(「구멍」) 남은 잃어버린 시간들을 되살려내어 자연과 인간을 다른 무엇으로 대면하고자 비극적 삶과 타인의 고통을 성찰하는 서정, 곧 ‘서정에 반하는 서정’(옮긴이의 말)에 가닿는다. 여기서 우리는 평생 서정과 대결해온 시인이 이 시집의 제목을 ‘김시종 서정 시집’이라고 하려다 민망해서 그만두었다는 말을 또렷이 이해해야 한다. 시인은 녹슬어가는 일상의 시간을 바림질하며 빛바랜 영상으로 남아 있는 ‘멈춘 시간’들을 현재 속으로 불러내어 “스스로 시간의 출구”(「녹스는 풍경」)가 되어간다. 돌아갈 곳을 잃었으나 “어디서 살든 죽지 않는 한 사람은 살게 마련이다”(「잃어버린 계절」)라는 시인의 외침은 자못 처연하게 들려온다. 갈 곳 없는 삶에도 계절은 어김없이 피고 질 것이고,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나라일지라도/도달할 수는 있을 터”(「귀향」), 그리하여 시인은 고요한 마음의 지평, “끝없는 꿈의 대지”(「여름 그후」)를 찾아나서는 것이다. 구순(九旬)의 나이에 “지금 나는/부도덕할 만큼 살찐 놈”(「어금니」)이라는 깨달음 속에서 시인은 “이제야 알게 된 나의 어리석은 60년”(「여름 그후」)을 곱씹어본다. 그리고 거기에 있다는 것조차 잊어버릴 만큼 사소한 존재들에게 촉촉한 시선을 던지면서, 아득하게 멀리 있고 이제는 오지 않게 된 것들과 우리가 매일 잃어버리지만 “결코 미미하다 할 수 없”(「봄에 오지 않게 된 것들」)는 것들에 대해 쓴다. 파편처럼 깊이 박힌 쓰라린 기억들을 되새기며, 조국을 빼앗았던 식민 종주국의 언어로 시를 써온 노시인의 회한과 “누구도 밀쳐낼 수 없는/깊은 우수”(「마을」)가 서린 시들이 오래도록 가슴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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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허리에, 우쿨렐레에 맞추어, 다 함께 훌라 훌라! 창비청소년문학 90권으로 후루우치 가즈에의 장편소설 『훌라 훌라』가 출간되었다. 공업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 유카타가 벌이는 명랑한 훌라 댄스 도전기이면서, 동시에 지진 해일이 일어난 뒤의 후쿠시마현의 삶의 모습과 위로할 길 없는 참담함을 정면으로 직시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남자로서 어색해하며 훌라 댄스에 적응해 가는 모습이 유쾌하게 드러나 있어 웃음을 자아낸다. 청소년과 성인 모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면서도, 책장을 덮은 뒤 진지한 고민을 남기는 소설이 될 것이다. 남자가 무슨 훌라 댄스를? 유카타는 후쿠시마현의 아다 공업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이다. 수영부였던 유타카는 집단행동을 강요하는 분위기가 싫어서 동아리를 그만둔 지 얼마 안 되었다. 그런데 유타카에게 갑작스레 제안을 하는 여학생이 있었으니, 내용인즉슨 다짜고짜 훌라 댄스 동아리에 들어오라는 것이었다. “진짜로 뭐가 목적이야?” “그야, 당연히 몸이 목적이지!” 그 자리에서 딱 잘라 말하는 통에 유타카는 입을 떡 벌렸다. “나, 수영부 시절부터 츠지모토를 점찍고 있었거든.” ― 본문 23면 남자가 무슨 훌라 댄스를? 유카타는 농담 말라며 시오리의 제안을 거절하지만, 한번 구경이나 와 보라는 끈질긴 설득에 넘어가 어느새 훌라 동아리 ‘아누에누에 오하나’에 가입하고 만다. 하와이 말로 ‘아누에누에’란 무지개를, ‘오하나’란 가족을 뜻하는데 특히 ‘오하나’라는 말은 혈연과는 상관없는 의미다. 훌라 댄스 동아리 멤버들은 전에 없이 남자 멤버를 받아들여 맹연습을 하면서 마치 새로운 가족처럼 점점 따뜻한 공동체가 되어 간다. 대지진의 아픈 기억이 남은 후쿠시마현 우리의 춤이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을까? 후쿠시마 대지진이 일어난 지 5년 뒤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소설 『훌라 훌라』는, 유쾌한 문체와 내용 속에 재난 이후 폐허에서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의 절망과 안간힘, 섣부른 위로가 남기는 상처 같은 묵직한 주제를 담고 있다. 아다 공업고등학교 학생들은 서로 어디에 사는지조차 묻기 어려워한다. 몇몇 지역은 피해가 심했으므로, 집이 어느 동네인지를 통해 그가 가족을 잃었거나 거처를 잃었으리라 짐작할 수 있게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소설은 후쿠시마 지진 해일이라는 특정한 재해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상실과 치유라는 문학의 보편적인 주제를 그리며 독자의 마음을 울린다. 한편 동아리 회장 시오리는 훌라 댄스 위문 공연을 통해 임시 거처인 가설 주택의 주민들을 위로하고 싶어 하지만, ‘부흥’ ‘신생 후쿠시마’ 같은 추상적인 재건의 표어에 노출된 주민들은 절망한 채 쉽게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한다. “학생들.” 노인이 점잖은 음성으로 말하며 시오리를 향해 돌아섰다. “집회장은 마음대로 사용해도 좋아. 그런데 미안하지만 우리는 댄스 같은 걸 보고 싶지 않다네. 부흥이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은 사람도 여긴 얼마든지 있고. 오 년이 지났지만 뭐 하나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이 여기 남겨진 우리의 현실이니까.” 노인은 서글픈 눈길로 시오리를 보았다. “그러니 학생도 이런 놈들 소리를 꼭두각시처럼 따라 하는 건 그만두시게.” ― 본문 147~48면 그럼에도 동아리 멤버들은 위문 공연을 통해 진심 어린 희망을 전하고자 하고, 나아가 훌라 댄스 전국 대회인 훌라걸스 고시엔에도 출전하기로 결정한다. 과연 유카타와 친구들은 서로를 다독이며, 타인을 위로하며 그들만의 훌라를 완성할 수 있을까? 재난 이후 경제적, 심리적 상처에서 미처 회복하지 못한 이웃들과 진심으로 마주하고 함께 아파하며 성장하는 청소년 주인공들을 진지하면서도 유쾌하게 그려 낸 점이 소설 『훌라 훌라』의 빼어난 매력이다. ▶ 주요 등장인물 츠지모토 유타카: 아다 공업고등학교 건축과 2학년 남학생. 수영부를 그만두고 나서 집단행동을 강요하는 동아리 따위 들지 않으려 했는데, 시오리의 막무가내 권유에 이끌려 훌라 댄스 동아리 ‘아누에누에 오하나’ 멤버가 되고 말았다. 사와다 시오리: 유타카에게 훌라 동아리에 들어오라고 권유한 전자과 여학생으로, ‘아누에누에 오하나’ 동아리 회장. 원하는 바를 화끈하게 밀어붙이는 성격이지만, 약자를 배려할 줄 아는 리더이기도 하다. 유즈키 오키히코: 싱가포르에서 온 전학생. 잘생긴 외모와 여유로운 태도가 매력적이며, 남자인데도 훌라 댄스를 하는 데 거부감이 없다. 국제 학교에 다니다가 재생 에너지 전문가인 아버지를 따라 후쿠시마로 돌아왔다. 하야시 마야: 아다 공업고등학교 건축과의 유일한 여학생. 후쿠시마 지진 해일 때 키우던 강아지를 구하지 못했다는 슬픔을 안고 있다. ‘아누에누에 오하나’ 멤버이다. ▶ 줄거리 후쿠시마현의 공업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 유타카는 얼마 전 수영부를 탈퇴했다. 국가 대표 같은 게 되고 싶지도 않고, 집단행동을 강요당하는 것도 질색이다. 그러다 훌라 댄스 동아리에 들어오라는 난데없는 제안을 받는다. 남자가 무슨 훌라 댄스를? 그러나 끈질긴 설득에 결국 훌라의 세계에 발을 들인 유타카. 동아리에서는 지진 해일 피해를 입은 후쿠시마 지역 주민들을 위해 위문 공연을 하고, 전국 대회인 훌라걸스 고시엔까지 나가기로 결정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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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하인리히 뵐의 유작 시적이고 아름다운 필치로 그려낸 폐허문학의 정수 2차대전 직후의 참상 당시 신은 어디에 있었나 2차대전 종전 후 작품과 사회활동을 통해 독일사회의 모순과 불의를 비판하며 ‘독일의 양심’으로 불린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하인리히 뵐의 『천사는 침묵했다』가 창비세계문학 69번으로 발간됐다. 1946년 헤르만 헤세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이후 독일에서 26년 만에 1972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고, 독일 펜클럽 회장(1970~72)과 국제 펜클럽 회장(1971~74)을 역임하는 등 독일은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널리 인정받고 신망이 두터웠던 작가의 마지막 출간작이다. 1949년 이전에 집필되었지만, 세계대전에 대한 묘사를 극도로 꺼리던 당시 독일사회의 분위기 때문에 작가 사후인 1992년에야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독문학자이자 소설가인 W. G. 제발트가 전후 독일문학 작품 가운데 당시 폐허에 직면한 사람들을 사로잡았던 ‘경악의 깊이’를 제대로 표현한 유일한 작품이라 평하기도 했다. 독일군 탈영병 한스 슈니츨러와 군법무관 서기 빌리 곰페르츠가 목숨을 맞바꾸는 사건을 발단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전후의 폐허와 살아남은 사람들의 삶을 세밀하게 묘사하며 세계대전 중 신은 과연 어디에 있었는가 하는 통렬한 질문을 던진다. 임홍배 서울대 독문학과 교수가 번역을 맡아 하인리히 뵐 문장의 결을 세심하게 살렸으며, 면밀한 해설을 통해 작품에 대한 이해의 폭을 한층 넓혔다. 작품 줄거리 1945년 5월 8일 독일이 연합군에 항복하던 날, 탈영병 한스 슈니츨러는 엘리자베트 곰페르츠 부인을 만나기 위해 독일 쾰른의 빈센트 수도회 병원을 찾아간다. 부인의 남편 빌리 곰페르츠는 같은 부대 소속의 군법무관 서기이다. 한스는 탈영 중에 체포되어 감옥 대용의 헛간에 감금되는데, 빌리는 자신의 군복을 한스에게 입히고 도망치게 한다. 한스를 탈출시킨 빌리는 헛간에 머물러 있다가 독일군에 의해 한스로 오인받아 총살당한다. 한스는 빌리의 유품인 군복을 그의 부인에게 전달하고자 그녀가 입원해 있다는 병원으로 찾아간다. 그곳에서 한스는 엘리자베트 부인이 며칠 전에 퇴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부인의 주소를 확인한다. 탈영병 검거를 피하기 위해 병원 의사의 도움으로 가짜 신분증을 입수한 한스는 추위 때문에 무심코 걸친 외투를 돌려주기 위해 우선 외투 주인을 찾아간다. 그는 갓난아기를 잃고 혼자 빈집에 살던 외투 주인 레기나와 차츰 가까워지며, 두 사람은 폐허가 된 일상에서 서로 의지하게 된다. 한편 빌리의 죽음에 대한 비밀이 풀리고, 엘리자베트 부인에 대한 피셔 박사의 유산상속 포기 압박이 극에 달하며 이야기는 결말을 향해 나아간다. 전후 폐허에 대한 묘사 이 작품에서 하인리히 뵐은 종전 후의 일상을 온갖 폐허의 모습으로 표현한다. 1장에서 반복되는 ‘냄새’에 대한 묘사는 전쟁이 남긴 폐허가 공간적인 차원보다 훨씬 더 근본적으로 삶의 환경을 숨막히게 바꿔놓았다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2장에서는 전복된 전차에서 생쥐가 시끄럽게 찍찍대는 모습을 그리며 독일인이 자신들이 페스트를 옮기는 생쥐 족속으로 전락한 현실을 침묵으로 일관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그런가 하면 9장에서는 언덕 너머에서 나타나는 사람들을 통해 인류의 한세대가 완전히 멸망하고 새로운 미지의 종(種)이 탄생할 것을 암시한다. 13장에서 성당 내부에 모신 성인들의 조각상마저 파괴돼 ‘악마적 흉측함’을 드러낸 모습은 전쟁폭력의 악마성을 보여주며, 과연 신앙이 최후의 위안과 구원이 될 수 있는가 하는 근본적인 의문을 던진다. 교양이 망가진 나치의 유령 『천사는 침묵했다』에는 ‘교양이 망가진 나치의 유령’이 등장한다. 박사학위를 두개나 가진 피셔는 ‘종교적 임무’를 띠고 나치당에 들어가는 곡예를 부리고, 추기경의 총애를 받아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한 미술품을 팔아서 떼돈을 번다. 17장에 등장하는 의사는 곰페르츠 부인이 죽음을 앞두고 사투를 벌이는 장면에서도 연구 실적을 올릴 궁리를 하는데 이는 나치의 생체실험을 떠올리게 한다. 1964년 프랑크푸르트 대학 강연에서 독일인에 대해 “교양이 망가진 민족”이라 일컬은 저자 하인리히 뵐은 이들의 모습을 통해 교양이 지식으로 축적되고 학문으로 발전할수록 권력과 유착되며, 비판적 성찰의 기능을 상실하고 맹목적인 도구적 이성으로 변질된다는 것을 비판한다. 폐허에서 피어난 희망 『천사는 침묵했다』는 종전 직후 모든 것이 초토화된 폐허의 어두운 심연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그렇지만 이 작품이 폐허의 살풍경만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콘크리트 잔해더미에서 풀이 자라나듯 숱한 죽음이 묻힌 폐허에서도 희망이 기적처럼 피어나며, 그것이 이 작품의 진면목을 드러낸다. 1960년대 초반에 전후의 폐허문학을 돌이켜보면서 하인리히 뵐은 “중요한 것은 사람이 살 수 있는 땅에서 사람이 살 수 있는 언어를 찾아내는 것이다”라고 언명한 바 있다. 전후 냉전시대와 분단시대를 살았던 뵐은 독일이 과연 ‘사람이 살 수 있는 땅’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 무척 회의적이었다. 어쩌면 그 때문에 뵐의 문학에서 ‘사람이 살 수 있는 언어와 희망’에 대한 탐색은 그만큼 더 치열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소설은 뵐이 평생 추구했던 ‘사람이 살 수 있는 언어와 희망’에 대한 치열한 탐색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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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본 지금까지의 어떤 시와도 닮지 않았다” 최정례 시인의 번역으로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미국 초현실주의 대표 시인 제임스 테이트의 산문시집 심부를 찌르는 농담과 해결할 수 없는 삶의 아이러니를 만나다 미국 초현실주의 대표 시인 제임스 테이트의 산문시집이 시인 최정례의 번역으로 한국에 처음 소개되었다. 22세의 나이에 예일대 젊은 시인상에 선정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제임스 테이트는 2015년 71세의 나이로 타계하기 전까지 30여권의 저서를 통해 전미도서상, 퓰리처상,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 상, 월러스 스티븐슨 상 등을 수상한 미국 현대시를 대표하는 작가다. 무질서하게 펼쳐진 일상 속의 초현실적인 사건들로부터 유머, 삶의 아이러니와 슬픔을 기발하게 직조하는, 독특하고 견고한 시세계로 대중과 평단의 지지를 고루 받았으며, 존 애쉬베리, 찰스 시믹 등 미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시인들은 지금까지의 어떤 시와도 닮지 않은 그의 전무후무한 개성에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흰 당나귀들의 도시로 돌아가다』는 2005년에 발간된 그의 열네번째 시집으로 그가 평생 특별한 열정을 쏟았던 장르인 산문시 백여편이 실렸다. 우습고, 냉소적이고, 날카롭고 엉뚱하다 지금까지 미국 시에 있었던 시의 형식을 깨부수고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자 한 제임스 테이트의 시는 언뜻 평이한 문장으로 쓰인 일상의 이야기로 보인다. 하지만 곧바로 엉뚱하고 황당한 사건이 펼쳐지며 독자를 당황스럽게 한다. 한 여자가 늑대를 낳고, 7월의 더운 한낮에 파산한 산타클로스가 나타나 맥주를 청하는 식이다. 이처럼 다변적으로 뻗어나가는 기발한 이야기는 저변에 또다른 줄기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놀랍도록 다양한 인물들과 의미를 창조한다. 무질서하게 펼쳐지는 이야기는 수수께끼처럼 보이지만 그 틈새로 언뜻언뜻 제임스 테이트 특유의 유머와 아이러니가 비치고 결국 수많은 상념과 이미지가 파문처럼 번져나가 완전히 새로운 모습의 시가 된다. 그에게 초현실주의는 일상의 개념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것도 아니고 소수 특권층을 위한 것도 아닌, 매일 부딪치며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느닷없이 분출되는, 무의식적인 마음과 같은 것이다. 최정례 시인의 번역으로 만나는 제임스 테이트의 산문시 최정례 시인은 2006년 가을 처음으로 제임스 테이트와 그의 시를 접했다. 제임스 테이트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 채 그의 낭독회에 갔다가 독자들의 열렬한 반응에 시집 『흰 당나귀들의 도시로 돌아가다』를 사서 숙소로 돌아왔고, 그가 만들어낸 이야기에 강하게 매료되어 번역을 마음먹었다. 2009년 처음 번역을 시작해 십년을 매달리는 동안 제임스 테이트가 시치미 떼고 전하는 어수룩하고 수수께끼 같은 말, 무의미한 말들이 자연스럽게 그에게 스며들어 최정례 본인의 시 속에서 변주되기도 했다고 전한다. 최정례 시인은 책 말미의 애정 어린 작품해설을 통해 테이트의 시세계를 친절하고도 상세히 소개한다. 분방한 상상력과 독특한 화법을 꾸준히 독자들에게 선보여온 최정례 시인의 언어이기에 제임스 테이트의 시가 가진 정수를 번역할 수 있었던 바, 『흰 당나귀들의 도시로 돌아가다』가 각기 강한 개성을 가진 두 시인의 매력을 함께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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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현대소설의 문을 연 위대한 작가 제임스 조이스가 그려낸 음울하고도 매력적인 더블린의 초상 20세기 모더니즘 소설의 선구자 제임스 조이스의 단편집 『더블린 사람들』이 창비세계문학 68번으로 발간되었다. 버지니아 울프, 조지 오웰, 헤밍웨이 등 당대의 작가들을 매료하고 밀란 쿤데라, 움베르또 에꼬, 필립 로스, 쌀만 루슈디, 이언 매큐언, 로베르또 볼라뇨, 오르한 파무크 등 후대의 숱한 작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 천재 작가 제임스 조이스가 1904년에서 1907년 사이, 불과 스물두살에서 스물다섯살에 써낸 열다섯편의 단편을 엮은 세기의 데뷔작이다. 당대 아일랜드의 현실을 치부까지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내용과 당시로서는 파격이었던 클라이맥스 없이 마무리되는 구성 때문에 오랫동안 자국 내 출간에 난항을 겪다가 1914년에야 영국의 그랜트리처즈 출판사에서 처음 출간되었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를 옮긴 단국대 성은애 교수의, 원작의 뉘앙스를 살리면서도 우리말의 묘미를 놓치지 않는 생생한 번역으로 시대를 초월한 고전을 새롭게 만나보자. 천재 작가의 펜 끝에서 살아 움직이는 더블린과 더블린 사람들 『더블린 사람들』에서는 오랜 세월 영국의 식민지였던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에 사는 사람들의 다양하고 구체적인 삶의 모습들을 엿볼 수 있다. 간결하고 건조한 문체의 묘미와 디테일의 정확한 재현, 생생한 대화체는 독자들 앞에 커다란 더블린 지도를 펼쳐놓은 느낌을 준다. 소설 속 더블린은 근대화 과정 중에 있는 서유럽 변방의 대도시이자 동시에 영국에서 가장 가까운 식민지로서, 독자들은 더블린 시민들의 모습을 통해서 당대 아일랜드 사람들의 무기력과 갈망과 좌절을 구체적으로 보게 된다. 식민지 특유의 낙후하고 피폐한 경제 상황, 수백년에 걸친 피지배로 인한 아일랜드 언어와 전통의 사멸, 정치적 열망의 좌절과 기회주의의 만연, 하나의 습관으로 전락한 종교, 창조적 기질을 계발해주지 못하는 경직된 문화적 분위기 등이 이들에게 주어진 삶의 조건이다. 이웃집 누나를 짝사랑하는 어린 소년의 좌절(「애러비」), 폭력을 일삼는 아버지와 지긋지긋한 이웃들에게서 벗어나길 원하면서도 망설이는 젊은 여자(「이블린」), 타지에서 성공해 금의환향한 친구를 선망하면서 자신의 평범한 삶을 비관하는 소심한 남자(「구름 한점」)… 각각의 작품들은 언뜻 작은 삽화처럼 보이지만 그것을 이어 펼쳐놓고 보면 하나의 거대한 그림이 완성된다. 잃어버린 순수, 놓친 기회, 탈출이 불가능한 현실 등 이 소설이 다루는 주제들은 지금 여기 우리의 삶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 단편집에서는 원래의 집필 순서와는 별개로 화자 혹은 주인공의 나이순으로 작품들이 배열되어 있다. 「자매」 「어떤 만남」 「애러비」는 어린 소년의 일인칭 서술로 진행되고, 「이블린」 「경주가 끝난 후」 「두 건달」 「하숙집」은 청년기의 남녀 주인공이 등장하며, 「구름 한점」 「대응」 「진흙」 「가슴 아픈 사건」은 장년기의 주인공이 등장하는데 앞의 두편은 결혼과 가정이라는 감옥으로부터 탈출을 꿈꾸는 좌절한 기혼 남성들의 이야기이고 뒤의 두편은 독신으로 살고 있는 중년 남녀의 이야기다. 「선거사무실의 아이비 데이」 「어떤 어머니」 「은총」은 공적 생활을 다룬 장들로서 각각 아일랜드의 정치, 문화, 종교를 풍자하는 내용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긴 「죽은 사람들」은 인생의 막바지에 이른 노년들의 이야기와 죽음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면서 앞의 작품들에서 나온 주제들을 한데 엮어주는 에필로그 역할을 한다. 조이스 세계로 향하는 입구 우리 시대에 『더블린 사람들』을 즐기기 위한 제안 제임스 조이스와 그의 작품을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가장 먼저 형식적 혁신, 심오함과 난해함, 문학사에서 차지하는 위치 등을 거론한다. 그러나 쌀만 루슈디가 조이스의 걸작 『율리시스』를 읽고 “사람들은 『율리시스』의 교묘함과 문학적 혁신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내게는 감동적인 작품이다”라고 한 것처럼, ‘거장’과 ‘고전’이라는 무게를 걷어내고 가벼운 마음으로 다가가보면 어떨까. 이를테면 커트 보니것은 조이스의 복잡하고 클레오파트라의 목걸이처럼 찬란한 모든 문장에도 불구하고 『더블린 사람들』 속 「이블린」의 세 단어가 가장 심금을 울린다고 밝힌 바 있다. 그 세 단어로 이루어진 한 문장은 바로 “그녀는 피곤했다(She was tired)”이다. 조이스의 단편들을 읽다보면 꾸미지 않은 덤덤한 문장들에 머리를 또는 가슴을 관통당하는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그것은 조이스 문학 특유의 ‘에피파니’(평범한 순간에 반짝이는 찰나의 진실)이다. 역자 성은애는 ‘작품해설’에서 “『더블린 사람들』은 어떻게 보아도 접근이 어렵다는 인상은 들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제임스 조이스라는 거창한 이름의 압박을 잠시 접어두고 이 단편집을 따라 20세기 초반의 더블린이라는 음울하고도 매력적인 도시를 여행해보”기를 제안한다. 작품 속에 세세하게 묘사된 더블린 시내 및 교외 곳곳의 실제 지명과 지금도 고스란히 남아 있는 옛 풍경들을 구글 맵스로 짚어가며 따라가보는 것도 흥미로운 독서체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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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와 상실의 시대를 위로하는 위대한 문학 전세계 작가들이 경의를 표하는 거장 제발트 탄생 75주년 기념 개정판 출간 생전에 단 네권의 소설을 남겼지만 ‘제발디언(Sebaldian)’이라는 용어가 생길 만큼 전세계적으로 수많은 추종자를 양산한 20세기 말 독일문학의 위대한 거장 W. G. 제발트의 대표작인 『토성의 고리』와 『이민자들』이 작가 탄생 75주년을 맞아 새로운 모습으로 독자들을 만난다. 국내에 제발트를 처음으로 소개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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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의 9·11을 겪은 세계적 작가 아리엘 도르프만의 역사적 증언이자 치유와 희망의 기록 칠레 사회민주화운동에 참여하고 군부독재에 저항한 세계적 작가 아리엘 도르프만의 망명기를 담은 회고록 『아메리카의 망명자: 칠레와 미국, 두번의 9·11 사이에서』가 발간됐다. 망명과 다문화 체험을 깊이있는 통찰로 녹여낸 작품들을 발표하며 주목받은 도르프만은 이 책에서 1973년 9·11 삐노체뜨의 쿠데타로 망명길에 나선 후 빠리와 암스테르담 등을 거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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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 오끼나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마따요시 에이끼 오끼나와 민간신앙과 미군기지의 현실을 그린 문제작 제114회 아꾸따가와상 수상작 「돼지의 보복」 수록 전후 오끼나와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마따요시 에이끼(又吉栄喜)의 대표작 두편을 수록한 『돼지의 보복』이 창비세계문학 67번으로 발간됐다. 마따요시 에이끼는 1947년 오끼나와 남부 우라소에(浦添)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그곳에 살고 있는 작가이다. 오끼나와의 전통뿐 아니라 미군 기지촌의 현실과 그 속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