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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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시를 읽는 삶을 믿는다 단시로 엮은 창비시선의 86편 1975년 신경림의 『농무』를 시작으로 40년 동안 한국시단의 중심을 지켜온 창비시선이 400번을 맞아 기념시선집 『우리는 다시 만나고 있다』를 출간하였다. 박성우, 신용목 시인이 창비시선 301번부터 399번까지 각 시집에서 비교적 짧은 호흡으로 따라 읽을 수 있는 시 한 편씩을 선정하여 엮은 책이다. 두권의 시집을 낸 시인의 경우 그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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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생명의 경이롭고 흥미로운 세계로 이끄는 시편들 기발하고 독창적인 발상과 활력이 넘치는 생명 감각이 돌올한 개성적인 시세계를 펼쳐온 이병일 시인의 신작 시집 『아흔아홉개의 빛을 가진』이 출간되었다. 창비시선 399번째, 시인의 두번째 시집이다. 자연 속에서 생명의 촉수를 발견하는 심미적이고 감각적인 상상력의 세계로 주목받은 첫 시집 『옆구리의 발견』(창비 2012) 이후 4년 만에 펴내는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신화적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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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단 40년, 이상국의 노래는 한결같이 따뜻하다 일상에서 천연의 감동을 자아내는 맑고 애틋한 목소리 화려한 수사나 상징보다는 향토적 서정에 뿌리를 둔 질박한 어조로 자연의 생명성과 삶의 근원적 의미를 담담하게 노래하며 시적 세계를 넓혀온 이상국 시인의 일곱번째 시집 『달은 아직 그 달이다』가 출간되었다. 2012년 ‘올해의 시’ 선정작이자 2013년 ‘제2회 박재삼문학상’ 수상작 『뿔을 적시며』(창비 2012)에서 전통 서정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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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살 수 없는 유일한 생, 정감어린 토속어로 노래하는 삶의 그 특별한 정경 산과 산 사이 작은 마을 위쪽/칡넝쿨 걷어낸 둬뙈기를 둘러보는데/밭의 경계 삼은 왕돌 그늘에 배 깔고/입을 쩍쩍 벌리는 까치독사 한마리/더 가까이 오면 독 묻은 이빨로/숨통을 물어뜯어버리겠다는 듯이/뒤로 물러설 줄도 모르고 내 낌새를 살핀다/누군가에게 되알지게 얻어터져/창자가 밖으로 쏟아질 것만 같은데/꺼낸 무기라는 게 기껏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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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기(禁忌)를 초월한 세계는 평온하다 23도26분21초4119//지구의 기울기는/발기한//음경의, 기울기//이 기울기를/회전축으로/지구는//자전한다(「회전축」 전문) 1989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한 이후 줄곧 날것 그대로의 상상력과 거침없는 표현으로 ‘환멸의 끝을 향하는 극단의 시학’을 펼쳐온 김언희 시인의 다섯번째 시집 보고 싶은 오빠가 출간되었다. ‘시단의 메두사’로 불릴 만큼, 첫 시집부터 네번째 시집까지 5-6년 간격으로 시집을 낼 때마다 성에 대한 노골적인 표현과 폭력적인 언어 구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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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사라질 수밖에 없는 삶, 그 안에서 찾아낸 기적의 언어들 깊은 사유와 경험에서 우러난 참신한 “개인적 상상력에 접목된 사회성이 현대와 고전의 절묘한 호흡을 타고 있는” 강렬함으로 2009년 ‘대산대학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박희수 시인의 첫 시집 『물고기들의 기적』이 출간되었다. 대학 시절부터 시동인 모임 ‘시속’에서 탄탄한 기량을 다져온 시인은 최근에는 김승일, 박성준, 최정진, 황인찬 시인과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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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픔이며 고통이며 투쟁이며 연대다 자본과 권력의 무자비한 폭력에 맨몸으로 저항하는 처절한 삶의 현장에서 뜨거운 목소리로 희망을 노래해온 송경동 시인의 신작 시집 나는 한국인이 아니다가 출간되었다. 2016년 ‘창비시선’의 문을 여는 첫번째 시집이자 시인의 세번째 시집이다. 지난 시집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창비 2009)에서 노동하는 삶의 핵심을 꿰찌르는 “사유의 깊이와 깨달음”으로 “한국 노동시의 새로운 지평을 예시하며”(염무웅) “빛나는 시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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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여년간 청춘을 위로해온 ‘서른살의 필독서’ 시대의 아픔과 상처를 위로하는 사랑 꽃이/피는 건 힘들어도/지는 건 잠깐이더군//골고루 쳐 다볼 틈 없이/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잊는 것 또한 그렇게/순간이면 좋겠네//멀리서 웃는 그대여/산 넘어가는 그대여//꽃이/지는 건 쉬워도/잊는 건 한참이더군/영영 한참이더군(「선운사에서」 전문) 1992년 『창작과비평』으로 등단한 이후 시, 소설, 에세이 등 다양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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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오늘도 하루치의 슬픔으로 반짝인다 실패 앞에서도 기꺼이 노래할 수 있다는 빛나는 믿음 2012년 “실패를 무릅쓰고 부단히 다채로운 시공간을 창조”해내면서 “감각적인 언어를 수집하고 배치하면서도 자신이 구사하는 언어의 진폭을 상당히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다”는 평을 받으며 ‘제12회 창비신인시인상’으로 등단한 안희연 시인의 첫 시집 『너의 슬픔이 끼어들 때』가 출간되었다. 등단 3년 만에 펴내는 이 시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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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가장자리에서 시를 길어올리다 생동하는 몸의 세계를 꿰뚫는 투명하고 냉철한 현상학적 시선과 다채롭고 흥미로운 이미지로 독특한 시세계를 펼쳐온 이현승 시인의 세번째 시집 『생활이라는 생각』이 출간되었다. 『친애하는 사물들』(문학동네 2012) 이후 3년 만에 새롭게 펴내는 이번 시집은 “몸을 위한, 몸에 의한, 몸의 것일 수밖에 없을 나날의 삶의 육체성이 어떻게 조직되고 통제되는가를 바닥까지 들여다보려는 몸의 헌정서”(이찬, 해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