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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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90년대에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한 여성작가 여섯 명의 작품 여덟 편이 실려 있다. 이혜경의 「그 집 앞」「꽃그늘 아래」는 가부장제에서 여성이 처한 위기나 사랑하는 이를 마음에서 떠나보내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다. 김인숙의 「양수리 가는 길」「칼에 찔린 자국」은 세상과 타협하며 삶에 대한 ‘자유의지’를 상실한 주인공을 통해 자본주의 체제의 위력을 보여준다. 그리고 자신의 집을 꾸리지 못하고 부유하는 주인공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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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일의 「천하무적」은 한국사회의 노동자 문제를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김영현의 「포도나무집 풍경」「벌레」는 변혁운동을 소재로 지식인의 내면 성찰을 차분히 그리고 있다. 공지영의 「인간에 대한 예의」와 「고독」은 지난 시대에 대한 반추와 변화된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고민과 안타까움을 섬세히 보여주며, 김하기의 「살아 있는 무덤」은 비전향 장기수의 참담한 삶을 충격적으로 묘사했다. 주인석의 「광주로 가는 길」은 5·18광주항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에 대한 흥미로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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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변혁의 열기가 쇠퇴한 후의 뼈아픈 좌절과 모색을 담은 이남희의 「세상 끝의 골목들」, 주물공장의 파업과정을 디테일하게 묘사한 정화진의 「쇳물처럼」, 회사의 위장폐업에 맞서 파업을 벌이는 노동자의 성장과 각성을 비장하게 그린 「새벽 출정」, 베트남을 무대로 80년대 변혁운동에 참가했던 네 명의 존재들이 처한 영혼의 형식에 대해 진지하게 묻는 「존재와 형식」, 집 없는 가난한 노동자의 삶을 형상화한 김한수의 「봄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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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다양한 계층들의 여러 모습을 다채롭게 보여준다. 새로 이사한 부유층 아파트에 적응하려고 무리하는 아내의 모습을 그린 이선의 「티타임을 위하여」와, 재개발되는 옛집에 갔다가 만난 동네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다룬 김소진의 「눈사람 속의 검은 항아리」가 벗어나고 싶었던 과거를 새롭게 깨닫는 과정을 그렸다면, 노동 운동에서조차 소외되는 날품팔이들을 보여준 김소진의 「열린 사회와 그 적들」, 광주항쟁 당시 시민군으로 참여했다가 현재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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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섬세한 결을 그려낸 우리 시대 여성 작가들의 작품을 모았다. 중병인 아버지를 간호하며 느낀 가족과 사람들에 대한 새삼스러운 정을 말한 신경숙의 「감자 먹는 사람들」, 가문의 종손으로 태어나 집안에 얽매여 살던 주인공을 그린 서하진의 「조매제」, 어려운 시절 함께 살던 식구들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는 전경린의 「안마당이 있는 가겟집 풍경」이 우리의 삶에서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묻는다면, 여성의 예민한 감각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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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이야기꾼’이라 불리는 성석제와 독특한 상상력으로 등단부터 주목받은 김영하의 소설 등을 한데 묶었다. 성석제의 「내 인생의 마지막 4.5초」「조동관 약전」「협죽도 그늘 아래」는 작가 특유의 입담과 해체 전략, 시적인 문장을 고루 보여준다. 김영하의 「삼국지라는 이름의 천국」「비상구」는 현대 도시에서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세태를 간결하고도 비정한 문체로 풀어낸다. 현대인의 황량한 내면 풍경을 담은 채영주의 「도시의 향기」, 상처의 긍정이 치유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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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소설의 서사 방식을 조심스럽게 넘어서며 새 지평을 탐색하는 작품들이 실려 있다. 배수아의 「푸른 사과가 있는 국도」「그 사람의 첫사랑」은 몽환적 이미지와 냉소적인 문체로 일탈하고 방황하는 인물들을 그려낸다. 김연수의 「르네 마그리트, 「빛의 제국」, 1954년」「리기다소나무 숲에 갔다가」는 작가의 다양한 지적 편력을 보여준다. 이원적 전개로 영상세대의 감수성을 드러낸 김경욱의 「블랙 러시안」, 삭막한 현대 사회 속에서도 진정한 소통의 가능성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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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 인간 군상을 들여다보는 유쾌한 만화경 『채만식 전집』을 낸 바 있는 창비에서 단행본으로 새롭게 펴낸『태평천하(太平天下)』. 이 책은 채만식의 역량이 유감없이 드러난 소설일 뿐 아니라 1930년대 우리 소설사에서도 백미로 꼽히는 작품으로, 작가는 특유의 풍자를 통해 식민지 조선의 현실과 인간들을 낱낱이 묘파한다. 원본과 꼼꼼히 대조해 채만식 특유의 입말을 최대한 살렸고, 기존 판에서 생략되었던 서문들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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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조선의 궁핍한 농촌과 농민, 도시노동자들의 고달픈 삶을 총체적으로 다룬 강경애의 장편소설. 농촌을 떠나 공장노동자가 되어 각성과 좌절을 겪는 민중의 운명이 전형적으로 그려지고, 방적공장의 실태와 부두노동자의 파업이 생생히 묘사되며, 동요하는 소시민 지식인의 모습이 핍진하게 형상화됐다. 식민지 조선의 구체적인 현실을 가장 짜임새 있고 객관적으로 그린 강경애의 대표작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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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자연세계의 질서를 일반 성인의 눈높이에 맞춰 물리학적으로 풀어낸 과학 교양서다. ‘빛은 왜 굴절할까?’ ‘우주의 끝을 향해 계속 나아간다면 거기에 도달할 수 있을까?’ 대학에서 물리학을 가르치고 있는 저자는 이런 질문들에 일상의 언어를 사용해 답한다. 저자는 사람들이 과학을 어려워하는 이유가 복잡한 수식과 전문용어에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을 일상의 언어로 ‘번역’함으로써 어려운 물리학 원리를 마치 에쎄이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