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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어깨에 기대면 이 세계가 천천히 따뜻해진다 간곡하되 서늘한 눈매로 바라본 불의한 세상의 뒷면 찰나에서 유한한 삶의 속살을 꿰뚫는 천의무봉의 시편들 강변에 나무 두그루가 서 있다/한그루는 스러질 듯 옆 나무를 부둥켜안았고/다른 한그루는 허공을 향해 굳센 가지를 뻗었다/그 위에 까치집 두채가 소슬히 얹혔다/강변에 나무 두그루가 서 있다(「나무」 전문) 끝없는 시적 변모 속에서 간명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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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력 47년, 시와 사람에 대한 진솔하고도 다정한 기록 “어찌 즐겁지 않겠는가, 우리 시대의 고전을 새롭게 찾아 읽는 일이!” 지금껏 13권의 시집과 1권의 시선집을 출간하고 24년간 새로운 시와 시인의 발굴에 힘써온 이시영 시인의 『시 읽기의 즐거움―나의 한국 현대시 읽기』가 출간되었다. 1996년 무렵부터 2015년에 이르기까지 긴 시차를 두고 쓰인 글들을 묶어낸 이 책은 1995년에 펴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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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빙의 현실에 온기를 더하는 시의 불꽃 맑고 투명한 서정 속에서 더욱 빛나는 강인한 시정신으로 한국 현대사와 문학사를 관통해온 이시영 시인의 신작 시집 『호야네 말』이 출간되었다. “현실에 맞서 시대의 진실을 세심하게 드러내는 동시에 밀도 높은 서정이 다양한 형식 속에 조화롭게 어우러진 뛰어난 시정신의 소산”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박재삼문학상’과 ‘만해문학상’을 연거푸 수상한 『경찰은 그들을 사람으로 보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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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속으로 파고드는 한없이 따스한 시선 끊임없는 시적 갱신을 통해 치열한 시정신과 문학적 열정을 보여주고 있는 이시영 시인의 열두번째 시집 『경찰은 그들을 사람으로 보지 않았다』가 출간되었다. 5년 만에 펴내는 이번 신작 시집에서 시인은 간명한 언어에 담긴 여백의 미가 돋보이는 밀도 높은 단형 서정시, 삶의 애잔한 풍경 속에 서정과 서사가 어우러진 산문시, 책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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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영 시집 『사이』(창비시선 142)가 독일 페퍼코른 출판사(Edition Peperkorn)에서 번역 출간되었습니다(번역서명: Dazwischen). 오스트리아 빈 대학 한국학과에 재직 중인 안드레아스 쉬르머(Andreas Schirmer) 교수가 번역을 맡았습니다. 1996년 출간된 『사이』는 이시영 시인의 여섯번째 시집으로, 인간과 자연,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이루어지는 교감을 아름답게 포착한 89편의 시를 수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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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영 시집 『은빛 호각』 제대로 읽기 이시영 시집 『은빛 호각』은 보이지 않는 고귀한 미덕을 지니고 있다. 그 미덕이란 철학에서는 현상학이 지속적으로 탐구해온 것이기도 하고 하이데거의 예술철학에서도 나타나는 것으로 이른바 실재(實在)에 대한 관심이다. 이시영 시인은 「비유의 시」라는 단 한 편의 시를 빼고 모든 시편에서 비유나 메타포 혹은 은유가 아닌 실제로 있었던 일들을 시로 채용함과 동시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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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국문화예술진흥원에서 주최하는 강좌「금요일의 문학이야기」(시인 이시영과 함께 하는 “우리 시대의 시집 읽기”)의 제2강 ‘손택수 시인편’을 한국문화예술진흥원 및 이시영ㆍ손택수ㆍ홍용희 세 분 참가자 모두의 허가하에 전재한 것입니다. 시인 이시영과 함께 하는 “우리 시대의 시집 읽기” 손택수 시인편 『호랑이 발자국』(창비 2003) 강연일시 : 2004년 4월 9일(금) 19:00 ∼ 20:30 이시영(사회)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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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기가 마냥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시 읽기가 마냥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지리한 현실을 지루하게 복제만 하고 있는 소위 ‘리얼리즘 시’들을 만나는 것도 그렇지만 나는 다음과 같은 환상시들을 만나는 것이 더 괴롭다. 내 몸 속에서 누군가 제발, 제발 하며 엎드려 절하고 울며 가기도 해, 엄마일까? 나는 젖은 혀로 그의 영혼을 핥아보려고도 해 밤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