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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밖』 52호는 여덟편의 특집과 연작기획 글을 통해 혐오・배제・분열이 일상화된 한국사회를 분석하고, 모성과 돌봄의 대안적 공동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한다. 대통령 선거와 지방 선거를 치르는 2022년 상반기에 ‘분열’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자주 소환되었는지를 고려하면, 분열이 지금 한국정치의 전면에 있음은 명백해 보인다. 제20대 대통령 선거는 기록적으로 작은 차이로 당선인을 가려냈고, 선거 결과로 드러난 분열된 국민의 표심만큼이나 선거 과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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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밖』 51호는 우리 사회가 비대면 접촉을 ‘뉴노멀’로 정당화하던 전방위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체제에서 백신 접종이라는 보건 안전망을 전제로 코로나와의 어색한 공존을 모색하는 이른바 ‘위드 코로나’ 체제로의 조심스러운 전환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시점에 나오게 되었다. 이러한 현실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창궐과 접종완료자의 돌파 감염 등의 이변으로 여전히 불안하기만 한 미래를 가정하지 않을 수 없는 작금의 삶의 양태를 가리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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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영미문학을 통한 인종문제의 재조명 미국 제46대 대통령 조 바이든의 취임식 축시에서 시인 어맨다 고먼은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태어났으며 생명과 자유, 행복을 추구할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갖는다는 미국의 건국 이상이 “주기적으로 지연”될 수는 있지만 “결코 영원히 패배”하지는 않는다고 노래했다. 하지만 21세기 미국에서 흑인은 여전히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며 시민권 이전에 생명권을 요구해야 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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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밖』은 영문학의 안과 밖을 잇는 다양한 소통의 노력을 기울여왔으며, 이번 호 역시 그러한 노력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번 호에 담긴 특집부터 동향과 서평에 이르는 글이 관련 주제에 관한 보다 심도 깊은 통찰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소통의 계기를 마련해줄 수 있을 것이라 믿어마지 않는다. [특집] 남성성과 남자들 『안과밖』 47호는 ‘남성성과 남자들’을 주제로 한 네편의 글을 싣는다. 『안과밖』은 젠더와 페미니즘을 주제로 다룬 글을 꾸준히 실어왔다. 이번 호 ‘특집’ 역시‘혐오’에 관한 40호의 ‘특집’, 41호 ‘시평’, 페미니즘 이슈와 연관된 45호의 ‘특집’, 46호 ‘시평’과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서동진은 「스트롱맨의 척추해부학: 신자유주의와 남성성의 정치」에서 피해자 남성 담론을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필자는 “국수주의적이고 절차와 예식 따위엔 아랑곳 않고 직설적 화법을 즐겨 구사하며 강한 남성성을 과시하는 남성 지도자”를 의미하는 ‘스트롱맨’이 사실은 신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남성들의 이상적 자아일 수 있다는 점을 논증한다. 아도르노와 지젝의 논의를 기반으로 ‘스트롱맨’에 관한 흥미로운 ‘해부학’을 제시하면서 서동진은 남성성에 관한 새로운 비판적 사고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김현진은 광기가 “남성의 질병이고 남성의 특권”이었던 로맨스 장르의 세계로 독자를 안내한다. 「기사가 미칠 때: 광기, 남성성, 사랑의 문명」에서 김현진은 중세 로맨스 기사의 특징인 광기와 그것으로 표현되는 남성성을 분석한다. 필자는 광기에 관한 기존 논의의 한계를 지적하며 프로이트의 문명론을 “문명”과 “광기”의 대립으로 재구성하여 새로운 독법의 모델로 삼는다. 이어 필자는 남성의 광기를 사랑의 문명으로 교화하는 궁정식 로맨스의 전통을 이어가는 랑슬로가 사랑이 또다른 광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드러낸다고 지적한다. 김소연은 「로스트 보이와 올드 보이: 학교 서사를 통해 『피터와 웬디』속 소년성 읽기」에서 배리의 『피터와 웬디』를 당대 기숙학교 소설 장르와 소년성, 성장담론, 영제국 팽창과 연관지어 살펴본다. 김소연은 빅토리아 시대 후기에 남성성은 소년기에서 벗어나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소년기의 생명력과 에너지를 간직하는 것으로 재정의되며, 그러한 남성성이 제국의 확장에 기여한다는 인식이 등장한다고 지적한다. 김소연의 논의에 따르면, 네버랜드에서 성장을 거부하며 놀이에 몰두하는 ‘로스트 보이’와 소년기에 머물지도 못하고 성인이 되었지만 성숙하지도 못한 후크 선장 같은 ‘올드 보이’, 끝내 성장을 거부하는 피터팬의 모습을 통해 배리는 영원한 소년기의 환상을 재현하면서 동시에 그 환상성을 비판한다. 강의혁은 38호의 ‘포커스’에서 이주리의 글을 통해 소개한 바 있는 주노 디아스의 대표작을 남성성 비판의 관점에서 살펴본다. 「『오스까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의 남성성 비판의 정치학」에서 강의혁은 “비가시적 특징을 통해 성적 차별과 성별적 분업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구조화”하는 남성성을 “폭력과 남성성의 친화성을 재현”하여 비판한다는 점에서 디아스 소설의 가치를 찾는다. 작품에서 유니오르의 선형적 서사는 모순적이고 파편화된 내용을 통합하는데 강의혁은 유니오르의 서사가 보이는 특징과 그 한계를 아도르노와 블랑쇼의 파편론에 관한 이론적 논의를 통해 조명한다. [쟁점] 다시 짚어보는 세계문학과 시 번역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부커상을 받은 이후로 번역에 대한 학술적, 대중적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고, 번역과 번역자의 역할에 대해서 다양한 논의가 이어져왔는데, 특히 시 번역의 경우 원작과 번역의 관계가 더욱 복합적일 수밖에 없다. 안선재는 「번역과 시: 살아 있는 참새 또는 박제된 독수리?」에서 겉보기가 그럴 듯하지만 죽은 ‘박제된 독수리’보다는 장엄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지만 생생하게 살아 있는 참새와 같은 번역의 정당성을 주장한다. 30년 넘게 시를 포함한 한국의 많은 작품을 꾸준히 영어로 번역해온 안선재는 번역의 목적과 방법론뿐만 아니라 문학이 진정으로 살아 있도록 만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동시에 강조한다. 정은귀는 「세계문학 장에서 ‘한국시–하기’의 일」에서 세계문학의 장에서 한국 시가 ‘살게 하기’ 위한 번역이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시를 쓰는 것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정은귀는 좋은 번역의 기준을 가독성과 충실성 중에서 택일하는 것이 아니라 원본과 번역본 모두를 독립된 작품으로 읽고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문학의 공간에 관한 블랑쇼의 논의를 바탕으로 정은귀는 원작과 번역과의 이항대립에서 벗어나 번역에 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시평/쟁점] 인공지능과 BTS ‘시평’으로는 이중원의 「인공지능시대 인문학의 새 화두들」을 싣는다. 43호 ‘특집’이 문학작품을 중심에 두어 포스트휴머니즘을 살펴보았다면, 이번 ‘시평’에서 이중원은 새로운 시대에 인문학적 논의가 필요한 개념과 대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이중원은 인공지능(로봇)의 인지 및 행위 능력의 기반이 되는 네트워크, 빅데이터, 기계학습의 기술적 특징을 일별하고, 기계가 인간과 같은 자율적 행위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자율성과 인격, 도덕성과 책임 개념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간중심주의를 넘어선 대안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검토하는 이중원의 글에 관한 다양한 후속 논의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이번 ‘문화비평’의 주제는 BTS(방탄소년단)다. 한류와 특히 케이팝(K-pop)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는 징후는 도처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싸이 이후 한국의 가수가 세계를 무대로 지속적인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많았지만, 그 시기가 이렇게 빨리 찾아오리라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이러한 점에서 BTS의 성공에 관해 수많은 질문이 쏟아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데, 이규탁은 「젠지, 진정성, ‘K’: BTS의 성공이 보여주는 것들」에서 BTS의 성공 요인과 그 함의를 밝힌다. 해외 케이팝 팬들을 고려한 전략, 인터넷 미디어를 통한 소통, 글로벌 팝과의 차별화, 새로운 세대인 ‘젠지’(Gen Z)의 감성에 호소하는 ‘진정성’이 어떻게 BTS가 성공할 수 있는 요인이 되었는지 상세히 설명하면서, 이규탁은 ‘로컬’의 아이돌이면서 동시에 ‘글로벌’ 팝스타라는 BTS의 이중적 정체성의 함의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재조명/동향] 피털루 학살 200주년 그리고 9‧11 18주년 올해는 피털루 학살 200주년이다. 이번 ‘재조명’에서 박찬길은 평화적으로 사회 개혁을 요구하는 시위대를 군대를 동원하여 폭력적으로 진압한 피털루 학살의 의의를 다시 살펴보고 낭만주의 연구의 관점에서 그 의미를 되짚어 본다. 「1819년의 영국: 피털루와 셸리」에서 박찬길은 1810년대의 ‘시대정신’을 “진보에 대한 기대감”과 “기존의 제도들의 반동” 사이의 갈등으로, 1819년 피털루 학살을 그러한 갈등이 폭발적으로 드러난 사건으로 규정한다. 이어 필자는 셸리가 학살 소식을 접하고 집필한 「혼돈의 가면극」과 「개혁에 관한 철학적 견해」를 살펴보고 「1819년의 영국」에 담긴 응축된 메시지를 역사적인 맥락에서 재조명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다양한 사회 변혁의 요구와 문학과의 관계를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박찬길의 글은 독자의 귀한 일독에 값할 것이다. 이번 ‘동향’에서 조충환은 9‧11이 소설로 재현되는 과정과 방식의 함의를 살펴본다. 「9‧11 소설의 도전과 한계: 소설의 매체성과 서사의 다원성」에서 조충환은 9‧11을 재현하는 서사의 방식이 저널리즘 보도에서 논픽션 서적과 다큐멘터리로, 연극과 영화로, 소설로 재현되는 과정을 일별한다. 조충환의 논의에 따르면 9‧11을 다룬 소설은 재난과 참사를 예술적으로 재현하는 것에 관한 고뇌와 더불어 실시간으로 비극적 장면이 영상으로 중계된 9‧11을 문자로 재현할 수 있는지에 관한 의문에서 벗어날 수 없다. 조충환은 9‧11을 소재로 한 소설을 크게 네가지로 구분하여 각각의 유형에 따른 소재와 정치적 입장 및 재현하는 방식의 차이점을 밝힌다. 이어 새로운 세대가 성인으로 성장해감에 따라 미국 사회에서 9‧11은 이제 동시대인들이 같이 체험한 사건에서 역사적 사건으로 차츰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앞으로 미국 사회가 9‧11을 어떻게 자리매김할 것인지에 대해 간략한 전망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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