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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2006년 3월경 출간될 산문집에 수록할 예정입니다-편집자. 사방에서 들려오는 김장, 김치 소리를 들으니 입안에 문득 침이 괸다. 작년에는 김장김치 맛이 아주 좋았다. 어느 집에서도 맛있는 김치를 얻어먹을 수 있어서 한 번 빌어먹을 때마다 명(命)이 하루씩 늘어나는 기분이었다. 김장을 담으려면 일주일 전에 미리 고춧가루를 준비한다. 사흘 전에 젓국을 달이고 항아리와 소쿠리를 씻는다. 이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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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도 꽤나 어수선한 분위기로 넘어갔지만 오랜만에 이룩된 남북관계의 큰 진전이 뜻깊었던 해로 남을 것이다. 분단시대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6·15공동선언이 그 5주년을 계기로 확실하게 힘을 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6·15공동선언은 그 사이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다른 한편 2005년의 성취가 컸다고 해서 평화와 통일의 길이 마냥 순탄해진 것은 아니다. 6자회담의 일차적 성과인 9·19공동성명 이후 북·미관계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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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좌담은 ’20세기 한국소설'(1차분 22권) 간행을 계기로 중고등학교 문학교육의 현주소를 짚어보려는 취지로 마련된 것이며, 최근 본사에서 펴낸 청소년 독서정보지 『책 읽는 학교』(2005년 10월 25일 발행)에 전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 편집자 때-2005년 9월 3일(토) 곳-대전 유성호텔 회의실 참석자 임규찬(사회, 성공회대 교수, 문학평론가) 박경이(천안 천안중 교사) 양윤복(부산 사직여고 교사) 유동걸(서울 영동일고 교사) 이현종(순천 화양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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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영 시집 『은빛 호각』 제대로 읽기 이시영 시집 『은빛 호각』은 보이지 않는 고귀한 미덕을 지니고 있다. 그 미덕이란 철학에서는 현상학이 지속적으로 탐구해온 것이기도 하고 하이데거의 예술철학에서도 나타나는 것으로 이른바 실재(實在)에 대한 관심이다. 이시영 시인은 「비유의 시」라는 단 한 편의 시를 빼고 모든 시편에서 비유나 메타포 혹은 은유가 아닌 실제로 있었던 일들을 시로 채용함과 동시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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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율스님의 긴 단식과 그의 죽음이 목전에 다가왔다는 소식에 기분이 묘하다. 뭐라고 표현하기 어려운 착잡함이 가슴 속에서 요동친다고나 할까? 그 이유는 아마 고속철도의 천성산 관통을 저지하기 위한 그 긴 단식이 경이롭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러한 방식에 선뜻 동의하지 못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고속철도 건설을 처음부터 비판적으로 바라보았다. 그렇기에 지율스님의 단식이 고속철도로 인한 우리사회의 들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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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좌담은 2005년 1월 17일 창비 편집위원실에서, 본사 간행『살아있는 김수영』의 엮은이 김명인·임홍배가 기획취지와 김수영의 현대적 의미 등에 대해 폭넓게 논의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 편집자. 『살아있는 김수영』을 기획하면서 김명인 김수영에 대한 여러 연구자들의 글을 모은 책은 이번이 세번째인 걸로 알고 있어요. 첫번째가 황동규 선생이 엮은 『김수영의 문학』(민음사 1983)이고, 두번째가 김승희 선생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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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많이 지으시기 바랍니다 창비를 아껴주시는 웹진 독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005년 새해에도 복을 많이 받으시고 많이 지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께 신년인사를 드릴 때마다 나의 주제는 ‘희망’이었습니다. 2002년 초에는 ‘밝아올 세상, 밝아진 한반도’를 말했지요. 그런데 2001년 연말의 분위기가 밝음과는 너무 거리가 멀었기에 다소 파격적인 발언으로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2002년이 진행되면서 월드컵을 멋지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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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대깨비마을 > 첫눈이 내릴 즈음 생각나는 곡 “내가 날씨에 따라서 변할 사람 같소?” 이런 제목의 연극이 있다. 당신은 어떤가? 나는 그렇다고 얘기할 수 있다. 감정의 기복이 심한 나는 날씨와 계절에 영향을 받아 마음이 변한다. 더불어서 음악적 취향도 달라진다. 조금은 스산한 날, 귓가에 맴도는 곡조가 있다. 첫눈이 내릴 즈음 생각나는 곡조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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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일은 침묵을 읽는 일 책을 읽는 일은 침묵을 읽는 일이다. 그래서인가! 장 그르니에(Jean Grenier)의 산문을 읽는 밤은 행복하다. 그의 산문은 그의 말을 빌어 표현하자면, 보리수 그늘 밑에 가만히 누워 구름 한점 없는 하늘을 보다가 문득 허공 속으로 송두리째 삼켜지는 것 같은 체험을 하게 만든다. 이를테면 그것은 무(無)의 아름다움이며, 그 느낌은 ‘생존의 인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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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읽는 동화’ 이번호에서는 『또야 너구리의 심부름』(창비 2002)에 실린 권정생 선생님의 「또야 너구리의 심부름」을 읽습니다. 아래 책 사진을 클릭하시면 서지정보를 보실 수 있습니다-편집자. 엄마가 시키는 일에 어떻게 값을 받겠어요. “또야, 가서 콩나물 사 온.” 엄마가 또야한테 심부름을 하라는군요. 엄마 너구리는 지금 바느질하느라 바쁘거든요. 그것도 삯바느질이어서 오늘 안으로 일을 마쳐야 한대요. “응, 콩나물 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