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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서울국제노동영화제의 “”아르헨띠나 쎅션””으로부터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IMF와 WB를 앞세운 신자유주의적 경제개혁의 모범적 국가였던 아르헨띠나는 그 파괴적 결과에 직면한 현재, 혁명적 대중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인구의 절반이 빈곤에 치닫는 생활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반실업 노동자들(picketeros)의 도로점거를 통한 생산마비 투쟁을 중심으로 체제의 근본적인 변혁을 밀어붙이는 노동자들의 투쟁이 격렬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는 흡사 1970년대 초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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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게: 지난날에 자그마한 규모로 물건을 벌려놓고 파는 집을 이르는 ‘가게’는 원래 한자말 ‘가가(假家)’에서 온 말이다. ‘가가’는 글자그대로 임시로 지은 집을 말하였으나 뜻이 번져서 자그마한 규모로 물건을 벌려놓고 파는 집을 가리키게 되었다. 옛날 종루(鐘樓) 거리에 임시로 허름하게 집을 짓고 물건을 팔았는데, 여늬사람한테도 물건을 팔았지만 대개 관청에 물자를 뒤대었다. 가가 ⇒ 가개 ⇒ 가게로 소리바뀜 되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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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을 틈타 뻬쩨르부르그 후작의 영지를 방문해 하룻밤을 새고 왔다. 11월초, 날씨는 차가웠고 비포장길 아래 개울로 산짐승이 후다닥 뛰어가는 것이 보였다. 두 동으로 이루어진, 모마(MoMA)풍의 아방가르드 건물 안은 천정이 드높았고 거대한 러시안 뻬찌까에서는 치익치익 장작이 타고 있었다. 물론 방방이 각종 오디오가 채워져 있었다. 음향장치는 정원으로까지 연결돼 5백평이 넘는다는 널따란 잔디밭이며 수목들을 울려주고 있었다. 해산물로 이루어진 바비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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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 분말이 들어가지 않은 시커먼 커피를 밤새 마시고 싶은 안달 나는 밤이다. 카페인과 니코틴으로 내 몸을 버무려, 아침에 눈을 반쯤 뜨며 일어나고 싶다. 괴롭단 이야기이다. 왜 이런 식으로밖에 안될까? 오늘은 너무도 날씨가 좋았다. 며칠 동안 춥고 바람이 불고, 냇물까지 얼어붙어, 텃밭에 심은 야채들과 밖에 자는 강아지 2마리 땜에 걱정이 많았는데…… 해가 나고 등짝이 따뜻해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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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는 창문을 열었습니다. 산골 아침의 찬바람이 휘잉 하며 몰아쳐 들어왔습니다. 어제보다도 날씨가 훨씬 추워진 듯합니다. 할아버지는 “이제 조끼 입을 때가 되었어.” 하고 혼잣말을 했습니다. 아침상을 치우고 아랫목에 이불을 깔던 할머니가 창문 쪽을 슬쩍 올려다보았습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이렇게 두 분만 이 외딴 동네 외딴 집에 푹 틀어박혀 산 지도 참 오래 되었습니다. 아들 따라 서울이라는 데서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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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동생 K야. 간번 너의 편지는 반갑게 받아 읽었다. 그리고 약해졌던 너의 몸도 다소 튼튼해짐을 알았다. 기쁘다. 무어니 무어니 해야 건강밖에 더 있느냐. K야, 졸업기를 앞둔 너는 기쁨보다도 괴롬이 앞서고, 희망보다도 낙망을 하게 된다고? 오냐, 네 환경이 그러하니만큼 응당 그러하리라. 그러나 너는 그 괴롬과 낙망 가운데서 단연히 깨달음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기쁘고 희망에 불타는 새로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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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행정부와 미국 내의 많은 지식인들은 9ㆍ11 테러 이후 새로운 세계 질서는 미국으로 대표되는 문명세력과 테러리스트 및 ‘악의 축’ 국가로 대변되는 문명파괴세력간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이는 부시 행정부의 바람일 뿐, 새로운 세계 질서의 요체는 9ㆍ11 테러 이후 한층 맹위를 떨치고 있는 미국의 일방주의와 이를 견제ㆍ제어하려고 하는 국제사회의 다자주의 사이의 대결에 있다. 그리고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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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쯔 랑의 작품세계 언제인가부터 영화가 대중의 쾌락을 자극하고 대중의 집단 무의식에 호소했던 시대는 서서히 종말을 고하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를 근심하는 이들은 이제 극장 화면이 텔레비전과 인터넷, 가상 현실, 비디오게임 등 여타 매체의 범람에 오염되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텔레비전의 영향력 덕택에 영화는 「엽기적인 그녀」나 「가문의 영광」처럼 시트콤이나 단막극, CF의 문법을 닮아가고 있다. 오늘날의 블록버스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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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맡다: 끝을 맡다. 끝을 내다. 끝맺음을 하다. ▣ 신흥사(神興寺): 서울시 성북구 정화동에 있는 절. ‘새절’이라고도 함. ▣ 당가: 법당의 불상 위에 만들어 다는 지붕 모양의 장식. 닫집. ▣ 서들: 기둥과 도리와 보 따위를 짜서 맞춘 집의 뼈대. 기둥과 도리와 보를 ‘서들’이라고 하기도 함. ▣ 차천자(車天子): 흠치교의 교주인 근세 사상가. 증산(甑山) 강일순(姜一淳)의 제자인 차경석(車京錫)을 가리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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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시게 화려한 단풍들이 온 산야를 불태우고 있다. 그들의 운명은 극적으로 짧다. 곧 마감의 시간이 오면서 그들은 예정된 운명으로 떨어져내릴 것이다. 여름이 무성했기에 가을날, 땅위로 떨어지는 산물들도 무성하다. 어찌 살아 있는 것들만의 숲이던가. 삶이 있으면 죽음이 있는 법. 숲에는 삶만큼이나 많은 죽음이 존재한다. 그러나 숲에서 죽음은 완벽한 삶으로 부활한다. 죽음은 삶으로 연결되는 고리, 우리는 이것을 생태계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