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OR
  • ENG
  • 사이트맵
  • 블로그
  • 창비교육
  • 창비학당
  • 미디어창비
  • 검색
    • ID/PW찾기
    • 회원가입
    • 로그인
창비 – Changbi Publishers

Main menu

콘텐츠로 바로가기
  • 도서
    • 전체 도서
    • 새로 나온 책
    • 수상도서
    • 추천도서
    • 전자책
  • 저자
  • 계간 창작과비평
  • 창비어린이
    • 창비어린이 홈
    • 계간 창비어린이
    • 새소식
    • 도서 목록
    • 어린이/청소년 독서활동 자료
    • 빅북
    • 책씨앗
    • 커뮤니티
    • 공모
  • 커뮤니티
    • 팟캐스트 라디오 책다방
    • 독자통신
  • 문학상 및 작품공모
    • 단행본 투고 안내
    • 만해문학상
    • 백석문학상
    • 신동엽문학상
    • 창비장편소설상 공모
    • 창비신인문학상 공모(시/소설/평론)
    • 계간 ‘창비어린이’ 원고모집
    • 어린이-청소년 관련 공모
  • 이벤트
    • 독자 행사 정보
    • 행사/이벤트 후기
    • 당첨자 발표
  • 고객센터
    • 자주 묻는 질문
    • 1:1 문의하기
    • 도서관을 위한 One-Stop 상담
    •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공지사항
  • 창비 소개
  • 계간 창작과비평 (구)
    • 계간 창작과비평 소개
    • 편집위원
    • 정기구독 안내/신청
    • 전자구독이란?
    • 정기구독자 게시판
    • 창비주간논평
Home>커뮤니티>독자통신

NEIS, 디지털시대의 정보 도둑질 / 배경내

2008.12.08커뮤니티 > 독자통신
  • 작게
  • 크게
  • 인쇄
  • 목록

“집에 냉장고 있는 사람?”“지금 사는 집이 자기 집인 사람?”“아버지가 대학 나온 사람?”

 

초등학교 때 일이다. 그 때는 학년 초마다 소위 가정환경조사라는 게 있었다. 담임선생님이 질문을 하면 반 아이들이 모두 보는 앞에서 손을 들어 대답을 해야 했다. 어린 마음에 단칸 셋방에 다섯 식구가 뒤엉켜 살아가고 있던 가난한 형편이 부끄러워 친구 한번 집에 잘 데려가보지 못하던 시절이었다. 지금이야 머리가 굵어 가난을 만들어내는 건 이 자본주의 사회이고, 그래서 가난은 부끄러워할 게 아니라 분노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어릴 적에는 가난한 집안 형편과 못 배운 부모님을 친구들이나 선생님에게 들키는 게 그렇게 싫었었다. 그런데 그렇게 숨기고 싶었던 비밀이 학년 초면 어김없이 친구들 앞에서 들통이 나고 선생님의 수첩에 빼곡이 기록되곤 했던 것이다.

 

가정환경조사

가정환경조사 기록과 아이들의 마음속에서 <구분짓기>는 체계적으로 수행된다.

가정환경조사 기록과 아이들의 마음속에서 <구분짓기>는 체계적으로 수행된다.중고등학교 시절에도 참으로 고약한 선생님들이 몇분 계셨다. 국사선생님 한 분은 시험이 끝나면 어김없이 반 아이들 이름을 불러 자기 입으로 성적을 말하게 하고 틀린 개수만큼 매를 드셨다. 반 아이들을 성적별로 앉히고, 교실 뒤편에 덩그러니 아이들의 석차를 붙여놓는 담임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돌이켜보면 방학 숙제로 일기를 써 갈 때나 수업시간에 부모님이나 존경하는 사람에게 편지를 써 보라고 할 때에도 속 얘기를 모두 털어놓은 것은 바보짓이라는 걸 어릴 때부터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쓴 일기나 편지를 선생님이 읽어보리라는 걸 염두에 두고 마음에 드는 말들만 고르며 착한 아이 행세를 하곤 했던 것이다.

 

그로부터 10∼20년이 지난 지금, 아이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 사정은 과연 달라졌을까. 지금도 학교에서는 교육이나 지도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의 신상정보나 아이들이 신뢰하는 사람들에게만 털어놓은 내밀한 이야기들, 아이들의 성적이나 학창시절의 활동내용을 담은 기록들이 함부로 수집되고 유통되고 공개되어 아이들의 얼굴을 붉게 하고 가슴에 생채기를 내고 아이들을 부당하게 통제하게 만드는 일들이 비일비재하지 않은가.

 

그런데 이런 학교 현장의 폭력적인 관행들을 고치기는커녕 최근에는 국가가 나서서 3백 가지가 넘는 개인정보를 교사들의 수첩과 학교 컴퓨터 써버에서 빼내 국가가 관리하는 중앙 써버에 집적하려는 정책이 버젓이 강행되고 있다고 한다. 지금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네이스(NEIS), 즉 교육행정정보씨스템이 바로 그 고약한 괴물이다.

 

정부가 운영하는 NEIS(교육행정정보씨스템) 공식 안내싸이트

정부가 운영하는 NEIS(교육행정정보씨스템) 공식 안내싸이트

네이스를 둘러싼 여러가지 법률적ㆍ기술적 논쟁은 제쳐두고 네이스에 어떤 정보가 입력되는지만 살펴보더라도 이 씨스템의 부당함은 고스란히 드러난다. 생활보호대상자 여부, 소년ㆍ소녀가장 여부, 출결자료, 징계사유, 지능지수, 요선도(要善導) 요인 등 외부에 유출될 경우 평생을 따라다니며 학생들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정보는 물론이고, 부적응 여부나 행동발달 등 학생에 대한 담당 교사의 지극히 주관적 평가가 담겨있는 정보, 병력이나 체질, 희망 진로사항 등 유출될 경우 상업적 목적에 이용되기 쉬운 정보들까지 모두 네이스에 모아져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신뢰하는 선생님에게만 털어놓은 상담내용까지도 고스란히 네이스에 모여지고 조회될 수 있다고 하니, 이 씨스템의 폭력성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그간 학교에서 이런 정보들을 수집하고 관리해 온 관행들도 더 엄격히 따져보고 개선해야 할 마당에, 아예 학교 담장을 넘어 국가 수준으로 이런 정보들을 모으고 관리해야 할 이유를 과연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이런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교육적 목적과 도대체 어떤 상관이 있다는 것인지, 행정적 편의를 위해 프라이버시의 권리를 기꺼이 넘겨주어도 되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개인정보가 본인의 동의를 거쳐 수집되어야 한다는 것은 이미 하나의 상식이 되었다. 하물며 신용카드 회사나 회원제로 운영되는 자그마한 인터넷 싸이트조차 형식적인 수준에서나마 본인들의 동의를 묻는 절차를 거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국가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네이스가 강행되기까지에는 단 한 번도 당사자의 동의 여부를 묻는 절차가 없었다.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이, 당사자의 의사도 물어보지 않고서 그토록 민감한 정보들을 학교로부터 넘겨받았다고 하니, 국가에 의한 ‘정보 도둑질’이 아니라면 이것을 달리 무엇이라 부를 수 있겠는가.

 

 

정보 도둑질에 항의하는 전교조 일인시위

정보 도둑질에 항의하는 전교조 일인시위

교육관료들을 비롯해서 이 씨스템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보안을 철저하게 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네이스가 이미 해킹되었다는 사실은 이 씨스템의 불안정성을 증명하고도 남음이 있다. 더 무서운 것은 외부자의 침입이 아니라 내부자에 의한 정보 유출이다. 신용카드 회사나 은행직원들이 고객 정보를 빼돌려 불법적인 이득을 취하는 사례들이 이미 비일비재한 것처럼, 국가기관 내의 내부 공무원이 이득을 노리고 정보를 유출시키지 않으리라는 걸 믿어야 할 책임은 우리 국민 누구에게도 없는 것이다.

 

그러나 불법적인 해킹이나 정보유출보다 더 위험한 결과는 합법을 가장한 국가기관의 정보 이관과 가공 등을 통한 국민적 통제이다. 지금도 주민등록제도를 통해 행정자치부가 수집해 온 백여 가지가 넘는 신상정보와 지문 자료가 경찰청이나 국가정보원에 의해 함부로 이용되고 있는 사실을 보면, 네이스가 불러올 통제사회의 미래는 한낱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 아닌 것이다.

 

진로희망 사항에 요리사를 적어 넣었더니 요리학원에서 홍보 전단지가 날아왔다. 어떤 보험에 가입하려고 했더니 과거 병력과 체질이 문제가 돼 보험 가입이 거부됐다. 한 결혼정보회사에서 상대방의 학창시절의 생활태도와 성적, 지능지수, 체질까지 조회해서 알려주는 써비스를 은밀히 운영하다 발각되었다. 취직을 하려고 회사 면접에 갔더니 중학교 때 열흘간 장기 결석한 이유와 사회봉사 징계를 받은 이유를 갑자기 물어봤다. 번번이 취직시험에 떨어져 이유를 알아보았더니, 학창시절 담임에게 찍혀 행동발달 사항에 반항기가 있고 문제아로 기록된 것이 이유가 되었더라. 대학에 들어와 시위에 나갔더니 카메라를 든 경찰이 내 얼굴만 집중해서 찍어 웬일인가 알아보았더니, 고등학교 시절 단체활동을 한 것을 이유로 이미 주요 사찰 대상에 올라가 있었다. 불심검문을 하던 경찰이 내 주민등록번호를 조회기에 입력하더니“학생 때 문제가 많았구만. 요즘은 개과천선했냐”며 키득키득거린다.

 

이런 일들이 곧 우리네 일상으로 자리잡을 날이 멀지 않았다. 지금 우리가 행정 편의와 교육적 목적을 명분으로 개인의 지극히 사적인 정보들을 뱃속에 가득 집어넣은 네이스라는 괴물을 그냥 살려둔다면, 더 많은 통제와 더 많은 상업적 착취가 허용되고,’미래’를 위해 현재를 저당잡히는 삶들이 더욱더 늘어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사적인 정보들을 뱃속에 가득 집어넣은 네이스라는 괴물을 그냥 살려둔다면…

사적인 정보들을 뱃속에 가득 집어넣은 네이스라는 괴물을 그냥 살려둔다면…

누구에게나 혼자 간직하고 싶은 자기만의 비밀이 있고 부당한 감시와 통제를 받지 않고 가꾸어가야 할 자기만의 세계가 있다. 그 속에서 사람들은 자유롭게 사고하고 판단하고 행동하고 타인과 관계를 맺는 힘을 길러낸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프라이버시의 권리이다. 그런데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고 있는 지금 이 시대에는 바로 그 프라이버시에 해당하는 내밀한 정보들도 디지털화되고 있다. 디지털화된 정보는 원래 있어야 할 곳에서 벗어나 더욱 쉽게 유통되고 함부로 다른 곳으로 흘러들어가고 애초 내용과는 다르게 가공될 가능성이 높다. 복제된 파일을 모두 찾아 없애는 일이 불가능하듯, 잘못 유출된 정보들을 종이를 태워 없애듯 모두 찾아 폐기하는 일도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애초 정보를 수집할 때부터 그 정보를 다른 기관으로 넘기는 과정, 정보를 이용하는 목적 등에 대한 당사자들의 감시와 통제가 필수적이다.

 

디지털시대에 프라이버시의 권리는 자기 정보에 대한 통제권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확대되어야 하고 그 통제권이 더 소중히 인식되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네이스에 포함된 개인정보들을 다시 빼내오는 일은 바로 이 자기정보통제권을 새로운 권리의 영역으로서 확립하면서 우리의 기본적인 자유의 영역을 지켜내는 작업이기도 하다. 네이스의 근본적 수정을 요구하며 우리 모두 함께 외쳐보자.“내 정보 돌리도!”

NEIS, 개인정보, 네이스, 배경내, 창비, 프라이버시
0 comments0 trackbacks
댓글쓰기목록
https://www.changbi.com/archives/984/trackback 트랙백 복사

댓글쓰기

*
*

취소

목록보기
  • 커뮤니티
    • 팟캐스트 라디오 책다방
    • 독자통신
  • 창비 뉴스

    • 2021 창비 어린이·청소년 통합시상식 관련 안내
    • ㈜창비교육에서 단행본 편집자를 모집합니다
    • (주)창비에서 홍보디자인 계약직 사원을 모집합니다.
    • 리영희 10주기 글쓰기 대회 수상자 발표
    • (주)창비에서 계약직 사원을 모집합니다(콘텐츠사업 고객관리 부문, 총무 부문).
  • 창비주간논평

    • 지금은 독화살을 뽑아야 할 때
    • 팬데믹이 우리를 바꾸지 못한다면
    • 제주에 두개의 공항이 필요할까?
  • 시요일

  • 회사소개

  • Contact

  • 제휴 문의

  • 창비트위터

  • 창비페이스북

  • RSS

  • 에스크로
  •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사이트맵

Family Site

  • Changbi English
  • 季刊 『創作と批評』日本語版
  • 창비주간논평
  • 창비에듀닷컴
  • 창비 블로그
  • 미디어창비
  • 창비 공식 페이스북
  • 창비 공식 트위터
  • 인문까페 창비
  • 세교연구소
  • 창비학당
  • 창비서교빌딩 대관 서비스
창비

copyright (c) Changbi Publishers, Inc. All Rights Reserved.

10881 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184 (413-756 경기도 파주시 문발동 출판문화정보산업단지 513-11)
대표전화 031-955-3333(월~금 10시~17시) / 팩스 031-955-3399 / Webmaster@changbi.com
대표이사: 강일우 / 사업자등록번호: 105-81-63672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