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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커뮤니티>독자통신

삶을 지배한 진정한 승리자, 다산 정약용 선생님께 / 선영옥

2008.12.08커뮤니티 > 독자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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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지배한 진정한 승리자 – 선영옥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선생님!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라는 책을 통해 처음 뵙습니다. 처음부터 절실한 아픔 같은 느낌이 크게 다가오던 책. 조금씩 읽어가며 알게 됩니다, 대학자의 평생 공들인 학문의 바탕을…… 우선 ‘나’를 세우고 가엾은 백성의 삶을 돌아보며, 국가의 부국강병에 유익이 되게 하라고 주장하셨던 분.

 

“힘써라, 애써라, 뜻을 다하여라, 그리고 초조하다.”

 

당신께서 늘 가슴에 담으라던 이 말씀에서 당신의 남은 삶의 뜨겁고 통렬했던 깊은 소망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어 초반부터 내내 가슴 솟구치게 뜨거운 눈물이 흘렀습니다. 저도 부모가 되어 자식에 대한, 내 집안 기품에 대한 소망과 갈등이 이어지고, 그래서 갖게 되는 초조감, 아무도 이해해주지 않는 나만의 속타는 심정을 알게 되어 “초조하다”란 말씀에 절절하게 공감했습니다. 척박하고 저열한 인간사 이기심 속에서 폐족(廢族)이 될 수밖에 없었고, 경박한 판단들의 겨냥에 더 크게 가슴 졸일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공명한 내면의 외마디 외침! 이 ‘초조함’ 속에서 당신 전 생애의 간장 끊어지는 세월을, 갈피 잡을 수 없는 혼돈의 크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찌 그리 큰 부모 사랑이 있을 수 있으며, 큰 자식의 마음을 가질 수 있으셨는지…… 긴 편지 뜨거운 가슴으로 쏟아 자식에게 전하시는 말씀에 배어 있는 부정(父情), 그리고 부모님이 내리신 교훈에 대한 명심과 실천의지를 간직하시며 책자로 만들어 보존하고 싶어하시던 그 따뜻한 사랑! 그것만 가지고도 아름다운 품위와 온유한 명성이 이어지는 집안의 정신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약용 초상

정약용 초상

처세에 융통성이 없다고 당신의 지혜서를 땅에 패대기치는, 사람다운 정신을 놓아버린 오늘의 인간사 속에 노출되어 있는 어린 자식들을 저는 염려와 안타까움으로 바라봅니다. 폐족이란 너울이 자식에게 자포자기와 나약한 타협의 화살촉이 될까 염려해서 학문의 방법, 가난을 이기는 방법, 아픔을 조절하는 방법, 가족의 따뜻함을 이어가는 방법, 이웃사랑의 방법, 대장부로서 하늘의 뜻을 알아야 하는 것 등을 폭넓고 예리한 정신으로 적어 자식을 북돋우시던 그 마음의 절절함에 저는 가슴 미어지게 감격했고, 그러다 못해 당신의 자식들이 부러웠습니다. 세상의 권세, 재산은 잃었으되 하늘 아래 이리 큰 아버지의 사랑을 가질 수 있었던 그 자식들이 진정 부러웠습니다. 그 가르침을 수백년 뒤의 나이 먹은 제가 자신을 다스리는 지혜로 배우면서, 우리 역사에 당신과 같은 맑은 정신이 계셨다는 기억만으로도 혼탁한 세상살이에 큰 빛과 같은 위로를 얻습니다.

 

선생님! 당신이 가장 슬퍼하셨던 건 죽을지언정 지키려 했던 지고지순한 정신의 초점을 자손들이 몰라준다는 것이었습니다. 권세를 탐하는 무리에게 시기와 모함을 당해 유배지에 왔건만, 얄팍한 고생살이가 힘들어 아비에게조차 머리 숙여 타협하기를 바라던 자식들의 우매함과 나약함 때문에 당신은 생존가치가 흔들리고 크게 절망하셨을 것입니다. 그렇게 때문에, “난 머리카락 하나 꿈쩍 않겠다” “제발 나의 저서를 꼼꼼히 살펴 너희들을 향한 나의 뜻을, 세상을 향한 사고의 가치를 알아줄 때, 죽은 뼈에 새 살을 나게 하고, 죽을 목숨을 살려주는 일이다” 하시던 말씀이 제게는 큰 애달픔으로 다가왔습니다.

 

당신은 또 말씀하셨습니다. 간절하고 진실한 마음의 발로로써 나라를 근심하고 사랑하며 시대를 아파하고 세속을 분개하며 선과 악이 분명히 구분되는 학문의 표현이 되어야 한다고. 서당에서는 후학들과 경전을 토론하나 내당(內堂)에 와서는 기생과 여흥을 탐하는 권력 속의 학문은 빈틈이 많고 허술함이 큰즉, 선비란 진실로 가난할 때 꼼꼼하게 탐독하고 정밀하게 사고해서 진실한 학문을 세운다고 하셨습니다. 언제나 근검한 자세로 일하고 힘쓰며, 꽃을 심고 채소를 가꾸는 노동을 벗삼아 선비생활을 즐기는 것이 정신을 놓지 않는 사대부의 기본이라고 하셨습니다.

 

“인생 복락에 있어 반드시 사대부라고 잘사는 것도 아니고, 비열하고 음탕한 사람이라서 못사는 것만도 아니다. 다만 군자는 착하게 살려는 뜻을 놓지 않을 뿐이니. 그 외 세상 경박한 기준의 손가락질은 마음쓸 것 없다.”

 

취하고 버림에 있어서 그 뚜렷한 자존심이 어찌 그리 단단하신지, 닮고 싶은 기상이었습니다.

 

“우주의 일이란 자기 내부의 일과 같고, 자기 내부의 일은 바로 우주간의 일이다.”

 

는 말씀은, 우리 생명의 본분이 애초에 가볍지 않음을 이미 깨달으시고, 당신의 생존 의미를 하늘의 의지에 맞추셨으니, 그 깊은 예를 이렇듯 설명하십니다. 학문의 요체인 인의예지(仁義禮智)는 행동과 일로 실천된 후에야 비로소 그 본뜻을 찾을 수 있고, 그 모든 의지는 우리의 안에서 나오는 것이니 이를 확충하기에 끊임없이 일하고 힘쓰라고 하셨습니다.

 

강진에 있는 다산초당

강진에 있는 다산초당

선생님! 인간은 의지가 있는 한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존재, 외부의 자극을 초월해서 선택할 수 있는 존재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선생님의 선택과 용기는 실패를 성공으로 만드셨습니다. 수백년이 지난 이 시간까지 당신은 수없이 많은 후학들의 가슴속에 감동과 존경으로 기억되고, 후학들의 정신이 당신으로 인해 새로 태어나고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는 당신이 그리도 열망하던 죽은 뼈에 새 살이 나고 죽을 목숨이 다시 살아나게 되는 것이니, 당신은 진정한 승리자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끝없는 부지런함으로, 붓과 벼루와 노동을 벗삼아 후학들과 자손들에게 성숙한 인간 존재의 길을 열어주는 가르침의 업적을 이루어내셨던 것입니다.

당신을 만나 뵈올 수 있어 속트이게 감사하고, 비로소 살길이 보이는 듯 후련합니다. 삶의 모든 언행은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누구에게 보이기 위해서도 아니고 그 자체로 즐거워하는 본성, 그 자체의 자연스러운 발로, 촉발이셨다는 말씀, 이것이 그 수없는 저서 속에 담긴 당신 모습의 핵심이었고, 당신 본성의 실체이셨습니다. 당신은 학문의 자세에 있어 개방적이시고 지식을 나눔에 있어 인간에 대한 존엄성,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 우선이셨던, 그래서 좀더 가난하고 힘든 백성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학문, 실학의 요체가 되는 학문을 여신 봉사자로서의 지식인이셨습니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식의 혼란한 세상과 무의미가 의미가 되어버린 차가운 인간사 속에서 당신의 정신을 만날 수 있었으니 고맙습니다.

선생님! 당신의 선비정신을, 이 한세상 살기에 비록 융통성이 없다손 치더라도 사는 내내 간직하겠습니다.

“형태가 있는 것은 없어지기 쉽지만 형태가 없는 것은 없어지기 어렵다. 물질로서 물질적인 향락을 누린다면 닳고 없어질 수밖에 없으나 형태 없는 것으로 정신적인 향락을 누린다면 변하거나 없어질 이유가 없다.”

잊지 않겠습니다.

 

2001년 12월 15일

선영옥 삼가 올립니다.

선영옥,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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