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창비 좋은어린이책 독서감상문대회 우수상
『담임 선생님은 AI』를 읽고
서울 세명초등학교 5학년 김주원
이 이야기 속 5학년 1반의 담임 선생님은 특별했다.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 로봇 즉, AI였다. 만약 우리 학교에도 AI 선생님이 가르치는 반이 하나 생긴다면 나는 무섭겠지만 호기심에 지원할 것이다. 나는 겁이 많아서 학기 초에 AI 선생님을 보면 잔뜩 긴장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5학년 1반 학생들처럼 선생님을 좋아하고 정도 들 것 같다. 처음에 인공지능 선생님이 학교에 왔다는 부분을 읽고 과연 로봇이 선생님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무언가 잘못된 가르침을 해서 사건이 벌어지는 게 아닐까 조바심하며 책을 읽었다. 그렇지만 5학년 1반 아이들은 오히려 특별한 인공지능 선생님과 함께하면서 우리가 보통 학교에서 겪지 못하는 다양한 경험을 한다. 그중에서도 나는 선생님이 오류가 났을 때가 인상적이었다. 아이들은 몰래 밤에 학교에 잠입해서 고장 난 영희 선생님을 고친다. 인공지능 선생님에 반대한다고 하는 박한솔까지도 결국엔 선생님을 고치는 데 힘을 보태는 것을 보고 나는 사실 모든 아이가 그새 선생님한테 정이 많이 들었다는 것을 느꼈다. 정이 드는 데에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사람이냐 로봇이냐가 아니라 함께한 추억이 얼마나 많은가이다. 나에게도 추억이 많은 물건이 있다.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집에 있던 곰돌이 인형인데 어렸을 때 항상 그 곰돌이 인형과 함께 다녔다. 많이 더러워졌지만 그래도 나에겐 그 인형이 여전히 때때로 친구가 되어 주고 가족이 되어 준다. 이처럼 어릴 때 소중했던 인형이나 책에도 정이 들어서 고이 간직하곤 하는데 우리를 위해 수업을 해 주고, 이야기를 들어 준 영희 선생님께 정이 들지 않는 것은 있기 힘든 일일 것이다.
인공지능 선생님이 담임을 한다면 가장 좋은 점은 공평하다는 것이다. 공부를 잘하건 못하건 집이 부자건 가난하건 동등하게 대하는 선생님을 생각하니 인공지능이라고 해도 교단에 잘 어울릴 것 같다. 또 AI 선생님은 사적인 일로 기분이 나빠서 아이들에게 짜증을 내거나 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 좋은 것만은 아니고 불편한 점도 있다. 책에서는 인공지능 선생님이 수업 시간을 단축한다고 했지만 시간이 짧다고 해서 학생들이 내용을 잘 이해했다는 것은 아니다. 동시에 다양한 답변에 대답해 줄 수 있다고 했지만 듣는 학생들은 다른 친구의 질문과 답변에 헷갈려서 오히려 배운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또, 인공지능은 지치지 않기 때문에 수업하다가 학생들이 지치거나 집중력이 떨어지는 걸 이해하지 못해서 지금 우리 반 담임 선생님처럼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주거나 아이들의 주의를 집중시켜 주지 못할 것 같다. 그래도 나는 아이들이 영희 선생님과 정을 나누고, 영희 선생님을 지키려고 하는 것을 보면서 인공지능 로봇도 아이들에게 선생님으로서 충분히 자신의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생겼다.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공부와 인성을 가르친다. 인공지능은 누구보다 공부할 내용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부족한 부분이라고 하면 인성이나 감성일 것이다. 인공지능이 사람과 가장 다른 점이기도 하다. 사람의 감정은 논리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책 속에서 박한솔이 영희 선생님을 싫어하고 반대를 하면서도 오류가 나자 결국 도와주는 것을 과연 로봇이 이해할 수 있을까? 아마 불가능할 것이다. 왜냐하면 로봇은 컴퓨터에 저장된 내용만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영희 선생님은 ‘오류’를 일으켰다. 나는 그것이 영희 선생님이 인간의 감정을 배우려고 시도하였지만 실패해서 나온 반응이 아닐까 생각한다. 책 속에서는 그 오류로 인해 초기화를 당했으나 선생님은 “다시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겼다. 나는 언젠가 인공지능이 아이들이 적은 코노피오처럼 인간은 아니더라도, 한없이 인간에 가까워질 수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면 인성과 감성 부분도 보완이 될 것이고 우리는 다시 돌아온 더없이 멋진 영희 선생님을 반에서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처음과 달리 로봇도 사람과 함께 어울려서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공지능도 충분히 사람과 교감을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사람처럼 감정을 가지고 태어나지 못했지만 사람들 속에서 함께 추억을 쌓으면서 점점 감정을 배워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로봇이 발전해서 단순히 우리 삶을 편안하게 해 주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우리와 교감하고 진정한 친구가 되어 줄 날을 기대한다.
창비어린이출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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