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창비 좋은어린이책 독서감상문대회 우수상
『우주로 가는 계단』 독후 감상문
서울 화양초등학교 6학년 남민우
평행 우주론의 위로: It’s not all you see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제목이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무슨 내용일까 굉장히 궁금했다. 평소에 나는 과학에 관심이 많은 편인데, 평행 우주론이라는 과학 이론을 동화라는 장르로 재미있게 다룬 책이어서 두 번이나 읽었다.
이 책의 간단한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물리학을 좋아하는 주인공 지수는 평행 우주가 존재한다고 믿는다. 그런 지수가 우연히 701호에 사는 물리학자 할머니를 만나게 되면서 더없이 친한 사이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가 알 수 없는 암호만을 남기고 사라지자, 지수는 친한 친구들과 함께 할머니를 찾아 나서게 된다. 이 책에서 평행 우주론, 상대성이론 등의 과학 이론이 주인공 지수의 생각이나 마음속에 잘 녹아 있다. 예를 들어, 사고로 잃은 가족들이 평행 우주론에 따라 다른 우주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기를 바라는 지수의 생각과 같이 말이다. 또한, 전개되는 이야기 속에서 우주의 신비를 재미있게 접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이해하기 다소 어려울 수 있는 평행 우주론이나 상대성이론 등도 쉽게 잘 와닿았다.
책을 읽어 가면서 할머니를 찾는 친구들의 마음이 드러난 부분에서 나는 가장 감동하게 되었다. 가족이라고는 같이 지내는 삼촌뿐인 지수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족도 아닌 이웃의 할머니를 마치 가장 소중한 사람을 찾기라도 하듯이 최선을 다하는 지수와 친구들의 마음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다. 만약 나라면 그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 생각해 보았다. 나는 평소에 내가 좋아하는 것에 열중하는 편이다. 그러므로 부모님이나 가족처럼 내가 가장 좋아하고 아끼는 사람들이라면 모르겠지만 우연히 알게 된 할머니라면 지수처럼 그렇게 적극적으로 찾으려고 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해서일 수도 있고, 아니면 그럴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해서일 수도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지수처럼 그렇게 걱정할 것 같지는 않다. 이런 점이 내가 바꿔야 할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지수와 친구들이 할머니가 어떻게 되었을까 추리하는 장면이다. 모두 하나같이 할머니를 걱정하면서 각자 자신이 가지고 있는 특징에 따라 추리를 하는데, 미국 수사 드라마 <CSI>를 즐겨 보는 민아는 “살인 사건이 아닐까?” 하고 추리를 하고, 항상 밝은 성격인 희찬이는 “여행을 가셨을 거야.” 하고 추리를 한다. 지수는 그 속에서 그저 걱정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이 장면에서 내가 느낀 점은 이 추리들이 무척 주관적이라는 점이다. 즉, 사람이 평소에 가지고 있던 생각이나 경험에서 말이 나온다는 것이다. 내가 만약 책 속에 등장하는 친구 중 한 명이라면 나의 경험과 생각을 바탕으로 할머니께서 물리학자이시기 때문에 초청을 받아 과학 강의를 하러 가셨거나 출장 등을 가셨을 거라고 추리했을 것 같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누군가는 넉넉한 가정 속에서 걱정 없이 살아가지만 누군가는 그 정반대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평행 우주론은 그런 사실을 뒤흔드는 이론이다. 가난한 사람에게 ‘다른 우주에서는 내가 걱정 없이 살아가고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삶에 활력을 주기도 하고, 걱정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다른 우주에서는 내가 가난한 가정에서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갈지도 몰라.’ 이런 생각에 가난한 사람들을 볼 때면 나도 저런 사람일 수 있다는 생각에 돕게 되고, 이렇게 삶의 변화가 생기는 것이다. 이 세상에 전부라고 생각해 좌절하는 사람들에게 평행 우주론은 말해 주고 있다. You can do it. It’s not all you see. 너는 할 수 있어.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야.
그렇다. 아무리 이 우주에서 못살아도 평행 우주론에 따르면 가난한 사람도 부자가, 부자도 가난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지수도 자신의 가족이 다른 우주에서 잘 살고 있기를 바라면서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있을 것이다. 이처럼 내 친구들이나 이웃들도 좌절하지 말고 평행 우주론을 기억하며 희망을 품고 살아가면 좋겠다.
창비어린이출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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