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창비 좋은어린이책 독서감상문대회 우수상
『우주로 가는 계단』을 읽고
성남 하탑초등학교 4학년 이동환
우주에 도착해서 여러 가지 행성을 구경하면서 우주 상식을 키우는 과학책인 줄 알았다. 하지만 행성이 나오지는 않는다. 지수, 할머니, 삼촌 등 가족 이야기만 많이 나온다. 그래서 실망스러웠다. 그래도 끝까지 읽어 나가니 사람은 누구나 각자의 우주를 가지고 산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수의 우주엔 부모님이 살고, 나의 우주는 어마어마하게 넓어서 길을 잃을 만큼 혼란스럽고, 내 친구 민규의 우주는 끝없이 영원한 거다. 그리고 우리 엄마의 우주는 지수처럼 가족이다.
삼촌은 과학책만 보는 지수가 또래와 달라서 걱정한다. 나도 또래와 다르다고 우리 엄마가 말씀하신다. 엄마가 다른 친구들이 공부하는 이야기를 해 주시면 내가 또래와 얼마나 다른지 느낀다. 엄마가 나는 공부 못하는데 내 친구 유경수는 수학 5학년 2학기 진도 다 나갔다고 말씀하실 때, 또 내가 ‘허팝 유튜브’를 보고 있으면 엄마가 공부 안 한다고, 다른 애들은 다 공부하고 있는데 나만 논다고 말씀하실 때 정말 내가 또래와 다르다고 느낀다. 이럴 때는 화가 난다.
할아버지가 비상등을 통해 우주에서 왔다고 해서 지수는 호감을 느낀다. 우주에 죽은 가족이 산다고 믿는 지수에게 할아버지는 더욱 특별한 사람이다. 지수는 가족들을 하루아침에 잃어서 가슴에 못이 박혀 있다. 할아버지도 지수의 이런 마음을 알고 지수네 아파트 계단에 나타난다. 할아버지도 오수미 할머니를 통해 지수의 마음을 알게 되어 지수가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희망에 대해 확신을 가지라고 할아버지는 지수 앞에 나타난 것이다.
할머니 옆에 스티븐 호킹이 살았다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할머니가 왜 갑자기 우주로 갔는지 알 수 있다. 할머니가 스티븐 호킹과 우주 연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지수처럼 하루아침에 가족을 잃으면 나도 삼촌이랑 산다. 할머니와 삼촌이 나를 키워 주시면 된다. 하지만 마음은 항상 슬프다. 엄마 아빠가 없기 때문이다.
가족과 함께 사는 나도 힘들 때가 있다. 내가 공부하는데 우리 엄마가 다른 친구와 나를 비교하면서 계속 잔소리하고 짜증을 내면 힘들다. 이럴 때 나만의 방법으로 극복한다. 친구와 축구를 하면서 놀았던 기억을 생각하거나 모바일 게임 했던 일을 생각하면 된다. 상처를 받을 때는 벽을 세게 때린다. 짜증 나는 이유를 생각하고 샌드백을 때린다. 그러면 상처가 낫는다. 지수는 가족이 모두 죽어서 힘들다. 지수는 가족의 죽음이라는 상처가 치유되지 않았다. 가족이 죽은 일은 죽을 때까지 영원히 잊히지 않는다. 각자의 방법으로 극복해야 한다. 그 일을 잊으려고 노력하면 나처럼 언젠가는 잊게 된다.
내가 지수에게 진지하게 위로를 한다면 ‘우주에 있는 가족은 아주 잘 살고 있다. 지금은 너만 생각하고 살아라. 나중에 가족을 만날 수 있다. 엄마 아빠를 생각하느라 너의 인생을 막 버리고 살지 마라.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삼촌을 가족처럼 대하고, 죽으려고 밥 먹지 않고 누워 있는 것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해 주고 싶다.
지수는 가족이 없다. 내가 지수라면 자기처럼 부모가 없는 아이들을 돕는 봉사를 하면서 상처를 치유하고 싶다. 나중에 지수가 커서 봉사하는 직업을 가지면 좋겠다. 자기처럼 어릴 때 부모님을 잃은 아이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해 주고, 상처를 치유해 주고, 두렵고, 무서운 세상을 극복하기 위해 각자 어두운 마음의 상처에서 나올 수 있도록 희망을 주는 일을 하면 지수도 언젠가는 자신을 사랑하는 가족을 만날 수 있다.
창비어린이출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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