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창비 청소년 글쓰기 대회 중등부 우수상
『어느 날 난민』을 읽고
김재원 서울 대방중학교 3
共感(공감), 共生(공생)
『어느 날 난민』 난민들이 저마다의 사정을 가지고 본국을 탈출한 후 우리나라 영종도의 외국인 지원 센터에 정착하는 모습을 그린다. 이슬람 관습 때문에 가족들에게 살해될 위기에 처한 인도 카슈미르 지역 출신의 찬드라, 중국에서 위구르족의 독립운동에 연루된 혐의로 위협을 받은 모샤르, 국적을 가지지 못해 아버지의 고향인 한국을 찾아온 뚜앙까지. 그들은 난민이 될 수밖에 없는 갖가지 상황에 처해 있었고, 우리나라의 외국인 지원 센터에서 안전하게 보호받고 인간다운 생활을 누릴 수 있었다.
전 세계에는 정상적인 삶의 권리를 얻지 못해 국경을 넘고, 바다를 건너는 수많은 난민들이 존재한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난민의 범주에 속하는 사람들은 전 세계적으로 2천만 명에 달하고, 무국적자나 국내 실향민들을 합하면 그 규모는 두세 배가 된다. 난민 문제는 전 세계가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이고, 우리나라 또한 지난해 예멘 난민 사건을 겪었듯이 더 이상 난민의 사각지대에 있지 않다. 그러나 사건의 여파로 난민 수용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지만, 그들을 어떻게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만들 지에 대한 논의는 부족하다. 따라서 나는 난민의 보호와 인권 존중 뿐 아니라 장기적인 난민들의 정착을 위해 정부의 ‘준비된 공생’을 요구한다.
첫째, 정부는 보편적인 난민 지원을 확대하고 난민 심사를 개혁해야 한다. 『어느 날 난민』의 외국인 지원 센터에서, 난민 친화적인 프로그램으로 난민들이 마음의 장벽을 풀어 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지만 나는 ‘다른 난민들은?’이란 생각을 했다. 수만 명의 난민들을 최대 정원이 수백 명인 센터에 수용하기엔 재정적, 공간적 한계가 존재해 소수의 난민들만 혜택을 보게 된다. 보편적인 난민 지원이란 난민 인정자뿐만 아니라 인도적 체류 허가자, 난민 신청자 모두를 위한 인도주의적 지원이다. 우리 정부는 모든 난민들이 하나의 인격체이고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는 점을 명시해야 한다. 아울러 1차 심사만 6개월이 걸리는 장기간의 난민 심사 절차와 전 세계 평균인 30%에 훨씬 못 미치는 3%의 난민 인정률의 문제를 파악하고 개선하여 보호가 필요한 이들에게 혜택을 빠르게 제공해야 한다.
둘째, 정부는 난민들의 사회 적응과 현지 사회에 진입할 수 있는 능력 계발을 독려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몇 달 전, 제주 예멘 난민들이 할랄 식당을 개업했다는 소식이 있었다. 이처럼 난민 보호에 그치지 않고 그들을 우리 사회의 일원이 되게 하는 것은 지역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뿐더러 난민들과 우리나라 사람들의 심리적 격차를 해소시킨다. 정부는 난민들의 적성과 기호를 파악하고 한국인들에 준하는 취업 기회를 제공하여 사회의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난민들의 사회 적응과 능력 계발은 공생을 위한 선결 조건이다.
셋째, 정부는 난민 문제에 대한 올바른 사회적 공론화를 만들어야 한다. 때로는 사람들의 편견의 울타리가 단단한 국경보다 큰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지난해, 난민들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뒤로하고 불안감을 조성하는 가짜 뉴스들이 부유하여 난민들에 대한 맹목적인 혐오를 심어 놓았다. 정부의 역할은 이러한 가짜 뉴스들에 대응하여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 편견의 울타리를 허물고 따뜻한 공감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에게도 나라가 점령당하고, 민족 간의 전쟁이 일어나고, 무차별적인 박해를 받았던 역사가 있다. 그런 불행한 경험이 없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한편으로 난민들을 이해할 기반이 생기고 공감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 실재적인 난민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어느 집단에선 뿌리 내리지 못하고, 놀림을 받으며, 배제되기도 한다. “어느 날 문득, 나 혹은 당신은 ‘그들’과 다르지 않은 처지의 난민임을 깨닫게 될 수도 있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어쩌면 우리 모두는 잠재적 난민이다. 난민을 향한 인간적인 공감과 공생하고자 하는 자세는 인류의 피할 수 없는 위기로부터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갈 중요하고도 필요한 것임을 생각해 본다.
창비청소년출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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