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독서감상문대회 우수상
삶과 학문이 숨 쉬는 공간, 서재
-『최고의 서재를 찾아라』를 읽고
서울 잠원초등학교 이소현
나는 본래 책과 관련된 단어만 보아도 사족을 못 쓰게 된다. 게다가 이 책에서는 나를 ‘최고의 서재 공모’의 심사위원으로 삼는다는 제목도 그렇고 나도 모르게 책을 집어 들어 읽게 될 수밖에 없었다.
책장을 넘기며 최종 후보 여덟 사람, 정약전, 홍대용, 정조, 정약용, 박지원, 황상, 김정희 등의 책장을 만나게 되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들이 모두 얽히고설킨 관계라는 것이다. 다들 친구, 형제, 스승과 제자, 왕과 신하의 관계로 이어져 있었다.
후보 서재가 소개될 때마다 그곳에 앉아 서재 주인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았다. 장이 넘어감에 따라 바다의 소리가 들려오는 서재, 하늘을 담은 서재, 세상을 담은 서재 등 정말 각양각색의 서재들을 만날 수 있었다. 여덟 명의 서재 모두 ‘책 향기가 나며 서재 주인의 깊은 뜻이 담겨 있는가’ 하는 심사 기준에 완벽히 부합하여 최고를 가린다는 것이 정말 어려워 보였다.
이들에게 그들의 서재는 서재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서재는 그들이 힘든 시간을 이겨 내는 것을 돕기도 하였으며, 친구들의 우정을 떠올려 주고 마음을 지켜 주는 장소, 세상을 만나는 문이었다. 한마디로 그들의 서재는 그들의 삶과 학문이 숨 쉬는, 자기 자신을 그대로 담은 공간이었던 것이다.
이런 서재들을 보니 나의 서재에도 이름을 붙여 보고 싶어졌다. 내가 나의 서재에 담고 싶은 뜻을 넣어서 말이다. 책에 길이 있다는 뜻으로 책 ‘서’ 자에 길 ‘도’ 자를 써서 서도재라 하면 어떨까. 나는 앞으로 책에서 길을 찾고 책이 보여 주는 길로 걸어가고 싶다.
창비어린이출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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