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독서감상문대회’ 수상작 발표
책을 읽은 느낌을 글과 미술 작품으로 뽐내는 어린이들의 잔치 ‘제21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독서감상문대회’가 지난 7월 10일부터 9월 12일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총 476편에 이르는 작품이 응모되었고 본사에서 의뢰한 심사위원들이 이를 심사하였습니다. 그 결과와 시상 내역을 아래와 같이 발표합니다. 상장 및 상품은 수상자에게 개별적으로 전달됩니다.
■ 대상(1명) | 상패와 문화상품권 30만원
수상자 없음
■ 우수상(10명) | 상장과 문화상품권 10만원
권익현(구미 금오초 2) 김민준(인천 굴포초 4) 김예현(전주 만수초 4) 김하석(부산 양운초 3) 박예린(파주 금화초 4) 백지우(인천 마장초 3) 조성윤(화성 동학초 6) 조준희(군포 둔전초 5) 천예희(RAK ACADEMY BC 3) 최정의(파주 한가람초 6)
■ 장려상(20명) | 상장과 문화상품권 5만원
강민주(구미 금오초 5) 권지유(진주 서진초 1) 김나형(강릉 율곡초 4) 김동혁(인천 백석초 1) 김태원(부산 동성초 2) 류건(김포 유현초 4) 박서진(구미 금오초 1) 변수연(서울 선사초 6) 송유림(전주 만수초 4) 신소민(인천 굴포초 5) 오서연(대전 흥룡초 3) 이서연(남양주 화도초 2) 이승호(대전 상대초 3) 이주환(서울 일원초 2) 이채원(군포 당동초 1) 장예준(서울 당곡초 2) 전혜솔(대구 신매초 3) 정다빈(화성 청원초 5) 정시은(성남 보평초 4) 최다은(인천 창신초 4)
■ 심사위원
본심: 김옥(초등교사, 동화작가), 최은경(초등교사, 아동문학평론가)
예심: 대전 동화읽는어른 모임
■ 심사평
책 읽는 어린이들의 오랜 친구인 ‘창비 좋은 어린이책 독서감상문대회’가 21회를 맞았습니다. 유난히도 더웠던 올여름, 책을 읽고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럽게 원고를 채워 나갔을 우리 친구들을 생각하면 정말 대견하고 고마운 마음입니다.
예심은 (사)어린이도서연구회 대전 동화읽는어른 모임 회원 열한 분께서 맡아 주셨습니다. 자신의 생활과 느낌을 솔직하게 드러냈는지, 어린이다운 생각과 표현을 글과 그림으로 담았는지를 세심하고 꼼꼼히 살펴 총 476편 중에서 저학년 글 35편, 그림 5편, 고학년 글 25편을 추려 본심에 올려 주셨습니다.
본심 작품 중에는 몇몇 작가의 작품에 응모작이 몰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좋은 응모작도 있었지만 비슷비슷한 상상력과 표현이 엿보이는 작품이 많았습니다. 문장이나 형식이 조금 서툴러도 스스로 자라나는 모습을 보여 주는 응모작이 부족한 듯하여 아쉬웠습니다. 또 책의 줄거리를 요약하는 걸로 지면을 채우거나, 자신의 느낌을 말하지만 교훈에 매달려 어디선가 읽은 것 같거나, 어른들이 심어 준 듯한 상투적이고 도덕적인 결말로 끝을 맺은 글들도 많았습니다.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 일이 우리 어린이가 책과 만나는 즐거움을 가로막는 것은 아닌지 염려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올해는 수상작을 선정하는 데 어려움이 무척 많았습니다.
3학년 천예희 어린이가 『똘배가 보고 온 달나라』를 읽고 쓴 독서감상문은 짧은 원고 속에서 자신의 생각을 잘 나타냈습니다. 특히 달나라의 아름다운 모습처럼 주변의 것들을 다른 시각으로 보겠다는 진정성 있는 다짐이 대견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시각도 달라지는 것’을 깨닫게 된 독서 경험이 천예희 어린이의 성장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다만 끝부분에서 ‘어떻게 하면 아름다운 달나라 보기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더 많이 썼더라면 더욱 깊이 있는 글이 되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느낍니다.
2학년 권익현 어린이가 『할머니의 여름휴가』를 읽고 쓴 독서감상문에는 책을 즐겁게 읽고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저학년 아이의 글쓰기 특징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특히 책 속 글의 내용뿐 아니라 그림이 주는 기발한 재미를 찾아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갈매기들이 수박을 먹고 싶어 눈치를 본다는 부분이나, 그림 속 소라를 보면서 펼치는 거침없는 상상력, 주인공을 따라가며 자신의 할머니를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이 좋았습니다.
4학년 박예린 어린이는 『칠판 볶음밥』에서 시를 읽으면서 느낀 생각과 경험을 잘 표현했고, 시의 재미를 스스로 깨달아 가는 성장의 모습을 보여 줬습니다. 평소에 시를 어려워하고 싫어했는데, 경험했던 일을 시로 직접 써 보면서 선생님이나 책을 쓴 시인의 마음까지 이해하는 것이 대견하게 느껴집니다. 다만 자작시로 표현한 자신의 느낌은 남과는 다른 구체적인 언어를 찾아 나타냈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6학년 최정의 어린이가 『좋은 돈, 나쁜 돈, 이상한 돈』을 읽고 쓴 독서감상문은 작가가 책 속의 주인공들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생각을 잘 이해하고 쓴 글입니다. 돈의 사회적 역할을 알게 되고, 돈의 가치에 상관없이 사람은 누구나 존중받을 권리가 있기에 이를 지키려는 마음의 결이 성숙하게 느껴집니다. 더 나아가 나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생각하며 한 걸음 더 나가는 의젓한 다짐에는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그러나 글의 교훈에 너무 주목한 나머지 자기의 생각보다는 도덕적인 결말로 끝을 맺은 부분은 상투적인 느낌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돈과 관련한 자신의 경험을 좀 더 구체적이고 진솔하게 드러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 밖에 우수상을 받은 다른 6편의 응모작도 책 속 그림에 담긴 의도를 예리한 눈길로 읽어 내거나 등장인물의 처지를 자신의 상황과 연결 지어 표현하는 등 자기만의 생각과 느낌을 잘 드러낸 점이 참 좋았습니다.
오랜 고민 끝에 이번 대회에서는 대상을 내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무더위와 싸우며 한 줄 한 줄 정성껏 독후감을 썼을 어린이들을 생각하면 너무나 아쉽고 미안한 결정입니다. 그러나 책을 읽는 동안 책 속의 주인공들을 만나면서 즐겁고 설레었을 경험이 어린 독자들에게 성장의 기쁨과 위로가 되었으리라고 믿습니다.
부디 우리 어린이들이 책 속의 새로운 상상력과 다양한 경험을 통해 내년, 내후년에는 더욱 다양하고 좋은 작품으로 ‘창비 좋은 어린이책 독서감상문대회’를 풍성하게 채우기를 기대해 봅니다. (김옥, 최은경)
* 수상자에게는 2016년 11월 말까지 상장 및 상품을 우송해 드립니다.
* 수상작 보기:
http://www.changbi.com/archives/category/children-community/child-report-competition
2016년 10월 31일
(주)창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