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창비 청소년 글쓰기 대회 중등부 대상
『숨 쉬는 것들의 역사』를 읽고
안수현(부산 해운대여자중학교 3)
나는 이 책에서 ‘우리 유전자 속에는 더불어 사는 삶이 생존에 유리하다는 정보가 담겨 있다.’와 ‘이타적인 행동을 하는 유전자가 우리에게도 있다.’라는 구절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이 구절은 적자생존이라는 말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이 세상에서 나한테 위로와 희망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 따르면, 모든 생물의 조상인 박테리아와 고세균이 처음에는 자신의 생존만을 위해 먹고 먹히는 생활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그들은 여럿이 모여서 진핵 세포가 되었다. 그 진핵 세포들이 결합해서 다양한 생물이 생겨났는데 이때 세포들은 서로 똑같은 일을 하는 것보다 서로 다른 일을 하는 것을 선택했다. 그 덕분에 진핵 세포들이 모여 조직한 개체의 수명은 늘어났고, 번식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즉 아주 작고 보잘것없던 생명체들이 다양한 후손을 만들었고 그 후손들이 또 다른 종류의 자손을 만들어 번성했다. 이후 대멸종의 시기가 왔을 때 그중에서 강한 몇 개의 종이 살아남아 또 다음 세대들을 만들 수 있었다.
그 세포들은 각자가 ‘가장 잘’ 적응하는 것보다 서로 모여서 ‘그런대로 잘’ 살아남는 방법을 연마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렇듯 현명하게 살아온 우리 조상 세포들과는 달리 현재 우리 인간들은 정해진 기준을 만들어 놓고 기준을 맞추지 못하면 낙오자로 취급해 버린다. 각 개인이 가진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현재의 기준과 상황에 맞추어 ‘가장 잘’ 적응하려고만 한다면 ‘대멸종’과 같이 평소와는 아주 다른 조건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시기가 왔을 때 인간은 견디지 못하고 사라져 버릴 것이다. 따라서 우리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과거에 존재했던 현명한 세포들처럼 ‘그런대로 잘’ 적응하며 살아야 하는데 이것은 우리가 서로 간의 치명적인 경쟁을 중단하는 데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의 모습은 거대한 톱니바퀴들이 서로 맞물려 돌아가고 있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톱니바퀴 하나가 고장 나면 이것과 맞물려 있던 다른 톱니바퀴들도 움직일 수 없는 것처럼 우리 개인과 인류라는 거대한 개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순전히 우리의 힘만으로 톱니바퀴를 돌려서 세상을 돌아가게 할 수 없다. 움직임은 인류의 시작부터 시작되었고, 우리는 ‘인류라는 개체’에 잠시 들어와 자리를 차지하게 된 작은 부분인 것이다. 사랑과 배려와 이타심이 원동력인 이 톱니바퀴들은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생긴 것도 다 다르다. 하지만 각각의 다른 부분들이 지금까지 인류가 생존해 오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인간에게 다가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서로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장점을 부각시킴과 동시에 서로를 배려하며 ‘그런대로 잘’ 살아간다면 세상은 더 멋지게 발전할 것이다. 이 책의 저자가 말한 것처럼 우리에게 있을 이타적인 유전자를 잘 찾아서 유용하게 써 보자.
창비청소년출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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