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독자에게 독서력과 사고력을 함께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마련된 제5회 ‘창비 청소년 글쓰기 대회’가 7월 중순부터 9월 15일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중등부와 고등부 두 부문으로 나뉘어 시행된 본 대회에 총 181편의 작품이 응모되었고, 글쓰기 주제를 선정한 현직 교사가 공정하게 심사하였습니다. 그 결과와 시상 내역을 아래와 같이 발표합니다. 상장 및 상품은 수상자에게 개별적으로 전달됩니다.
중등부 대상(상패 및 문화상품권 50만원)
- 김민서(검정고시, 16세) 『시인 동주』를 읽고
중등부 우수상(상패 및 문화상품권 20만원)
- 이소영(경기 곡선중학교 3) 『동물 뉴스』를 읽고
- 이형규(부산 화명중학교 3) 『꽃 달고 살아남기』를 읽고
중등부 장려상(상장 및 문화상품권 5만원)
- 권준엽(경북 영주중학교 2) 『뺑덕』을 읽고
- 김단비(경기 향남중학교 3) 『꽃 달고 살아남기』를 읽고
- 김민주(충북 증평중학교 1) 『우리 친구 맞아?』를 읽고
- 김산하(강원 경포여자중학교 1) 『모두 깜언』을 읽고
- 박새솔(대구 이곡중학교 1) 『시인 동주』를 읽고
고등부 대상(상패 및 문화상품권 50만원)
- 허선(전북 정읍여자고등학교 2) 『동물 뉴스』를 읽고
고등부 우수상(상패 및 문화상품권 20만원)
- 이예진(서울 노원고등학교 2) 『시인 동주』를 읽고
- 조혜원(충북 괴산고등학교 2) 『모두 깜언』을 읽고
고등부 장려상(상장 및 문화상품권 5만원)
- 위은아(서울 광남고등학교 2) 『뺑덕』을 읽고
- 유선우(경남 김해분성고등학교 1) 『뺑덕』을 읽고
- 이신행(강원 석정여자고등학교 1) 『우리 친구 맞아?』를 읽고
- 이진영(경기 소명여자고등학교 3) 『꽃 달고 살아남기』를 읽고
- 허정원(부산 동래여자고등학교 1) 『꽃 달고 살아남기』를 읽고
■ 심사위원
박현희(서울 독산고등학교 사회 교사)
서덕희(경기 분당중앙고등학교 국어 교사)
최은영(경기 운중중학교 국어 교사)
■ 심사평
‘창비 청소년 글쓰기 대회’가 올해로 5회를 맞았다. 대상 도서는 청소년문학 3권과 교양서 3권이었으며, 청소년들이 더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글쓰기 주제를 다양화하고 난이도를 다소 낮추었다. 지난 7월부터 두 달에 걸쳐 진행된 이번 대회에 응모된 글은 중등부 112편, 고등부 69편으로 총 181편이다. 대상 도서가 3권이었던 작년보다는 응모 편수가 많아졌으나, 올해와 동일하게 6권을 대상 도서로 삼았던 2013년에 비해서는 높지 않은 수치다. 올해 제시된 도서들의 재미와 글쓰기 주제의 난이도에 비해 결과적으로 참여도가 낮은 편이라 아쉽다. 학교 현장과 청소년들의 일상이 책 읽을 시간을 허락하지 않을 정도로 각박한 것은 아닌지, 읽은 책에 대해 자기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하고 글로 표현하는 독후 활동이 홀대받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지점이다. 한편으로는 좋은 취지의 ‘창비 청소년 글쓰기 대회’가 널리 알려지도록 주최 측에서도 홍보에 더욱 힘써야 하겠다.
그러나 이러한 양적인 부분의 아쉬움을 달랠 만큼 올해 응모작들의 질적 수준은 매우 빼어났다. 형식에서 완성도와 짜임새가 있으며 내용적으로도 독창적인 응모작들이 많아 심사 과정이 즐거웠다. 예심을 거쳐 중등부 12편, 고등부 11편이 본심에 올랐고 부문별 8편, 총 16편의 작품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중등부
대상 도서 6권을 읽는 것은 심사위원에게도 큰 기쁨이었다. 특히 제8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인 『꽃 달고 살아남기』는 청소년문학다운 활력이 있으면서도 깊이 있는 주제 의식을 담고 있어 인상 깊었다. 그 외에도 이웃을 바라보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가득한 『모두 깜언』, 다양한 동물의 습성을 알 수 있던 『동물 뉴스』, 친구들과의 관계 문제를 소설로 풀어낸 『우리 친구 맞아?』등 대상 도서가 모두 중학생이 읽기에 쉽고 재미있는 내용이었다. 그래서인지 중등부 응모작들도 뛰어난 글이 많았다. 일부는 10대 초반의 중학생이 직접 쓴 글일까 고개를 갸웃거리며 의심(?)하게 만들 정도여서 심사위원의 고민이 깊었다. 문제에서 제시한 1,500자를 훌쩍 넘기거나 오탈자가 너무 많은 글, 문단 나눔이 좋지 않은 글은 수상권에서 제외했다. 앞으로 대회에 응모하는 청소년들은 글에도 전략적인 다이어트가 필요하다는 것을 유념하면 좋겠다.
대상작으로는 김민서 학생이 『시인 동주』를 읽고 쓴 글이 꼽혔다. 김민서 학생은 70여 년 전 윤동주가 좋아했던 스텐카 라진의 음악을 배경으로 시인이 ‘새로운 길’을 걸으며 느꼈을 불안함과 두근거림을 상상하고 현재 자신의 고민을 오버랩해 서술했다. 평소에도 현상의 내부를 깊게 들여다보는 청소년이리라 짐작될 만큼 깊이 있는 글이었다. 『동물 뉴스』 감상문으로 우수상을 받은 이소영 학생은 ‘동물적’인 것과 ‘인간적’인 것을 구분하는 기준으로 ‘배려’를 내세우고 비정한 인간 세계를 비판하는 통찰력을 드러냈다. 또 한 명의 우수상 수상자 이형규 학생은 『꽃 달고 살아남기』의 ‘물리 선생님’처럼 위험에 처한 학생들을 신속하게 도와주신 자신의 선생님을 소개했다. 심사를 마치고 보니 대상과 우수상 수상자가 공교롭게도 모두 3학년 학생이다. 아직 어린 학생일수록 글을 너무 멋있게 쓰려는 부담을 덜고, 자신이 실제 느낀 바를 바탕으로 자유로운 글쓰기를 시도해 보길 바란다. 청소년 시절의 일 년은 금보다 귀한 시간이기도 하다. 처음부터 ‘있어 보이는’ 글을 쓰려고 굳이 애쓰지 않아도 된다. 14살, 15살, 16살 한 해 한 해 보내면서 청소년들은 많이 읽고 생각하고 고민하며 부쩍 성장할 것이다.
고등부
올해 고등부 심사에서는 삶의 경험과 자취가 생생하게 살아 있는 글들을 여럿 만날 수 있어 반가웠다. 문학 작품인 『꽃 달고 살아남기』나 『모두 깜언』에서 이와 같은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서간문 형식으로 글을 써 보게끔 유도한 『시인 동주』의 응모작 가운데에도 편지라는 익숙한 틀 안에서 자신의 문학적 감수성과 필력을 뽐내는 글이 많았다. 하지만 일부 아쉬운 점도 있었다. 예를 들어 『동물 뉴스』 응모작 중에는 단순히 사례만 열거해 글의 짜임새를 높이지 못한 경우가 꽤 있었고, 효의 현대적 가치를 묻는 『뺑덕』에서는 작품의 주제 의식과는 별개로 다소 뻔한 결말을 보이는 글들이 눈에 띄었다. 하나의 정답만을 찾아가도록 하는 오늘날의 교육이 청소년들의 책 읽기와 글쓰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는 않은가 염려되는 대목이었다.
대상 수상작인 허선 학생의 글은 『동물 뉴스』에 나오는 수많은 사례 가운데 표류하지 않고, 자신이 관심 있는 주제와 연결되는 하나의 사례를 찾아 성공적으로 집중한 글이었다. 설득력 있게 자신의 논리를 전개함으로써 좋은 글쓰기를 보여 주었다. 조혜원 학생이 『모두 깜언』을 읽고 쓴 글은 농촌 문제의 해법을 창의적이면서도 구체적으로 제시하여 우수상을 받았다.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의 사례를 적절하게 소개한 것도 좋은 점이었다. 이예진 학생이 『시인 동주』를 읽고 쓴 글은 윤동주의 시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였고 읽는 사람에게 감동을 주었다. 좋은 글을 보내 주었으나 아쉽게 수상하지 못한 학생들 모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수상자들에게는 각별한 축하를 보낸다.
* 수상자에게는 2015년 11월 초까지 상장과 상품을 우송해 드립니다.
* 수상작 보기:
http://www.changbi.com/archives/category/children-community/young-contest-competition
2015년 10월 16일
(주)창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