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창비 청소년 글쓰기 대회 고등부 우수상
『모두 깜언』을 읽고
충북 괴산고등학교 2학년 조혜원
책의 처음, 고작 열여섯 살 소녀인 주인공도 남산만 한 배를 한 작은 엄마도 연로하신 할머니도 모두 고추모를 심고 있다. 농촌의 문제를 제시하라 한다면 가장 심각하게 대두되는 문제는 청장년층 부족 문제이다. 당장 내가 살고 있는 괴산 지역만 보아도 그렇다. 우리 집이 있는 대촌 마을에서는 40대 아줌마나 아저씨조차도 찾아보기 힘들고 마을의 유일한 아이들은 내 친동생들뿐이다. 왜 농촌에는 젊은 사람들이 없는 걸까? 원인을 찾다 보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농촌 소득 문제였다. 즉, 젊은이들이 농촌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농촌의 소득이 적기 때문이다.
농촌 소득과 관련된 예를 책에서 찾자면 축산업자(우유·육류·알류·모피 등을 생산하는 농업인)인 광수 아버지를 들 수 있다. 광수 아버지는 소의 가격은 반토막인데 사료 가격이 작년보다 20%나 올랐다고 한탄하며 수송아지를 질식사시킨 자신의 친구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속이 새까맣게 타 재만 남고 술이라도 마셔야 축사에 들어갈 용기가 생긴다는 것이다. 보통 시중에서 국산 소고기를 사면 일이 만원은 우습다. 그렇다면 어째서 축산업자들이 사룟값조차도 감당하지 못하고 몰락하는가. 농산물도 마찬가지이다. 우리 할아버지께서는 농사를 지으신다. 언젠가 할아버지께서 농사가 투기 같다는 말을 하셨다. 그 말인즉슨 농사를 짓는 것이 마치 투자를 하는 것처럼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축산업자들이 몰락하는 이유, 농사짓는 일이 투기 같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나는 불합리한 유통 구조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중간 상인을 여러 번 거치게 되면 상품의 가격이 두세 배 뛰는 것은 당연하다. 요즘 들어 농축산물 유통 구조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으로 많은 것들이 개선되면서 사정은 그나마 나아졌다고 한다. 그러나 여전히 중간 상인들에게 상품을 싼값으로 팔아넘기는 생산자들이 무수히 많다. 어처구니없이 싼 가격에도 농민이나 축산업자가 중간 상인들에게 물건을 파는 큰 이유는, 생산된 작물이나 유제품 등이 부패하기 쉬운 데 비해 생산자가 직접 바로바로 소비자에게 팔 수 있는 장소가 없기 때문이다. 중간 상인들은 안정적인 유통망을 가지고 있는 데다 상품을 내어놓을 생산자 또한 많으니 단가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생산자는 ‘협동조합’과 같은 단체를 만들어 소비자와 직접 접촉하는 일을 늘리도록 노력해야 한다. 로컬 푸드 운동을 하는 것도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박수도 두 손이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것처럼 생산자뿐 아니라 소비자도 공정한 거래를 하기 위해서 신경을 써야 한다. 하다못해 상품을 싸게 구매하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정보를 알아보고 현명한 선택을 하는 등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그리하여 농촌의 소득이 늘어나게 된다면 도시로 떠나간 젊은이들이 돌아올 수 있는 계기가 될 터이며, 이는 농촌의 청년층 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이 될 것이다.
창비청소년출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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