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여름방학을 앞두고 『열린어린이』에서 ‘여름방학 권장도서’를 발표했습니다. 유치부에서 초등학교 6학년까지 학년별 15종, 총 105종 가운데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11회 수상작 『명혜』를 비롯한 창비 어린이책 6종이 선정되었습니다. 특히 발간된 지 1년이 안된 신간이 다수 선정되어, 다른 도서목록에서 만나보지 못했던 새 책들을 두루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학년별로 선정된 창비 어린이책은 아래와 같습니다.
●유치부: 『큰고니의 하늘』 테지마 케이자부로오 글·그림, 엄혜숙 옮김
●2학년: 『놀아요 선생님』 남호섭 동시집, 이윤엽 그림
●3학년: 『숲자연학교에 가자』 이미지 글, 이상규 그림
●4학년: 『출동! 그린팀 고래를 구하자』 니콜라스 로트 글, 이용숙 옮김, 이지원 그림
●5학년: 『만국기 소년』 유은실 동화집, 정성화 그림
●6학년: 『명혜』 김소연 장편동화, 장호 그림
어린이들이 좋은 책과 함께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기 바라며 고르고 고른 권장도서와 함께 여름방학을 알차게 보내기를 바랍니다. 권장도서 전체 목록은 열린어린이 홈페이지(http://www.openkidzine.co.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열린어린이』2007 여름방학 권장도서
책으로 만든 집에서 보물찾기 해요
설레는 여름 방학이 찾아왔습니다. 새로운 학기가 시작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방학입니다. 몇몇 친구들은 그렇게나 기다렸던 방학이 이제야 시작되느냐고 투덜대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 어린이들에게 ‘여름 방학’은 그 단어 자체에 웃음의 마법이 스며 있는 게 분명합니다. 방학 계획을 물었을 뿐인데 벌써 큼지막한 웃음을 짓고 있으니까요. “그동안 밀린 잠을 실컷 잘 거예요.” “시골에 있는 개울에 가서 하루 종일 물에 둥둥 떠 있을래요.” “집 안에 텐트로 나만의 집을 만들 거예요.” “으아, 학원을 한 군데 더 다녀야 해요.” 똑같은 대답을 하는 친구가 한 명도 없습니다. 까만 밤하늘에 똑같이 빛나는 별이 하나도 없듯이, 우리 아이들의 눈도 제각기 다른 영롱한 빛을 내지요. 문득 조금 더 나이 먹은 우리들이 자신들을 얼마나 사랑스런 눈길로 지켜보는지 알아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처럼 그 자리에서 빛을 내 주기만 하면 정말 얼마나 좋을는지요.
<열린어린이 편집부>에서는 이렇게 반짝이는 개성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에게 꼭 맞는 책들을 한아름 골랐습니다. 머릿속 상상의 나래를 활짝 펴게 해 주는 그림책, 이제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세상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는 창작 동화, 오랫동안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고전, 꼬리에 꼬리를 물고 궁금증을 키워 나가는 과학책, 참된 가치를 일깨워 주는 사회탐구책, 선조들의 지혜를 조용히 일러 주는 책들도 권합니다. 올해는 발간된 지 일 년이 채 안된 신간들을 많이 골랐습니다. 오래 전에 발행된 좋은 책들은 여러 번, 여러 곳에서 추천을 받아 많은 어린이들이 읽어 보았음 직해서랍니다. 세상에 나온 좋은 책들이 어린이들의 마음에 친구처럼 자리하기를 바랍니다.
맴맴… 여름의 상징인 매미가 언제부턴가 극성스럽다는 야단을 맞고 있습니다. 그들의 터전을 하나둘 없애 버리고, 이제는 소리까지 내지 말라니요. 우리들의 책에게는 그러지 않기를 바랍니다. 어린이들에게 꿈과 웃음을 주고자 만든 책들입니다. 그런 좋은 책들이 여유 없는 삶에 밀려나는 것은 슬픈 일이겠지요. 이번 여름 방학에는 아이들이 책과 친구가 되어 한껏 마음을 키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에어컨의 희망온도를 낮추지 않아도, 얼음을 오독오독 씹어 먹지 않아도, 책은 온전히 그 자체가 시원한 그늘이 되어 학교생활에 지친 땀을 식혀 주고, 시원한 물이 되어 감성의 목마름을 채워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