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겨다니는 나무 ― 『아버지의 바다』중에서
경북 포항 제철 동 초등학교 5학년 4반 김신애
어느 시골 국민학교의 도서실 옆의 오리나무는 시원한 나무 그늘을 만들어 주는 고마운 나무이다. 이 나무는 6·25 전쟁을 겪고 학교 교문 옆에 옮겨 심어졌고 학교의 교장 선생님이 바뀔 때마다 학교 안 여러 곳으로 옮겨지게 된다.
그러다가 나무를 사랑하고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임 교장 선생님을 만나 몇 년간 한 자리에 뿌리를 뻗고 자라 무성한 잎과 가지로 웅장한 자태를 자랑하며 더운 여름에 그늘을 제공해 준다.
이제서야 오리나무는 제 자리를 찾아 지기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 같아 흐뭇하다.
그러던 어느 날, 장학관이 이 학교를 찾아오게 되어 도서실을 둘러보게 된다. 임 교장 선생님은 도서실이 어두우니 전기 시설을 좀 해 달라고 한다. 하지만 그 장학관은 도서실을 어둡게 하는 오리나무를 잘라 버리라고 한다.
왜 임 교장 선생님처럼 나무를 사랑하지 못할까?
임 교장 선생님은 6개월 뒤면 교직 생활을 끝마치게 된다. 선생님은 오리나무를 차마 잘라 낼 수가 없다. 나무를 잘랐는지 확인하러 오겠다는 그 장학관에게 학교를 그만 두더라도 나무는 자를 수 없음을 확실히 하겠다고 결심한다.
여기 나온 장학관이나 다른 교장 선생님처럼 우리는 이제까지 우리의 입장이나 필요 때문에 하느님이 주신 귀한 자연을 망가뜨리고 함부로 다루며 귀찮게 굴지나 않았는가 반성해 본다.
우리 아파트 어귀에 큰 느티나무가 있다. 200년 이상 된 나무를 많은 돈을 들여 옮겨 와 그 곳에 심었다. 나무를 살리려고 많은 사람들이 물주고, 약 주고, 새끼로 감고 돌보고 있다. 앙상하던 나무에 파릇파릇 잎이 나고 온전히 살아났다.
이제 이 나무는 우리 마을의 명물이 된 것이다. 내가 커서 이곳을 떠나가더라도 이 나무만 보면 어린 시절이 생각날 것이다. 어머니 품같이 포근하고 다정한 느낌도 들 것이다.
만약 그 장학관처럼 어른들이 돈만 따졌다면 이 나무는 여기에 없었을 것이다. 이 나무를 살리는데 많은 돈이 들었으니까. 그러니까 우리 모두는 돈으로도 바꿀 수 없는 더 소중한 것이 있으리라 믿는다.
그것은 우리와 더불어 사는 자연이요, 나무요, 또 우리의 고향이리라. 우리는 더 이상 개발이나 경제적인 이유로 우리의 소중한 것들을 잃을 수는 없겠다고 생각한다. 그런 사실을 아시는 분이 임 교장 선생님이 아닐까.
그 교장 선생님이야말로 참으로 자연을 사랑하고 아이들을 사랑하는 분이라고 생각된다. 그 분이 자랑스럽다. 그런 분이 우리 주위에 많을 때 우리 사회는 더욱 밝아질 것이다.
임 교장 선생님, 힘 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