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섬을 찾으십니까?

헌책방 보물섬 풍경 (출처:경기관광공사)
보물섬을 찾으십니까? 제가 보물섬으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곳이 있었나?’ 오는 분들마다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책의 도시, 문화도시, 생태도시 파주출판도시와 나눔과 순환을 꿈꾸는 아름다운가게가 만나 함께 기획하게 된 것이 바로 헌책방 ‘보물섬’입니다.
보물섬을 찾는 일이 어디 쉽나요? 사막에 오아시스를 파는 것 같았다고 하면 과장된 엄살일까요? 새롭고 흥미로운 일이란 생각에 재미와 열정만으로 달려들기에는 예상치 못한 어려움과 마음고생이 따랐습니다. 그러나 17년간 파주출판도시 건설에 매진해오신 이기웅 이사장님의 지속적인 관심과 격려,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출판관계자분들의 협조, ‘보물섬’의 설계디자인을 맡아주신 이로재, 멋진 조형물을 만들어주신 임옥상 미술연구소, 헌책방 인프라 구축을 위해 후원협찬사로 함께 해주신 교보생명, 교보문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소중한 책을 한권 한권 기증해주신 시민들의 아름다운 동행에 힘입어 ‘보물섬’은 드디어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보물섬’에 오시면 안과 밖이 있습니다.
안은 헌책방 ‘보물섬’이고 밖은 책공원 ‘책이 있는 풍경’입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 안과 밖은 하나의 연장선상에 있고 보물찾기는 안에서 밖으로 자유롭게 이어지도록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특히 야외에 만들어진 책공원에는 유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무인서가(無人書架) ‘양심책방’과 함께 군데군데 벤치가 놓여 있어 누구나 자유롭게 책을 꺼내보고 읽을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검은상자들이 나란히 서있는 무뚝뚝한 무인서가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저 역시 상당히 궁금했는데, 마치 보물상자라도 여는 듯 모두들 재미있어 합니다. 책은 마음껏 구경하고 계산은 양심에 따라 해달라는 의미에서 이름을 ‘양심책방’으로 정했습니다. 내년 봄에는 철골구조물 위로 멋진 등나무가 그늘을 만드는 더 아늑하고 편안한 공간으로 태어날 것입니다.
일곱 색깔 무지개문고
아름다운가게는 헌물건을 기증받아 판매한 수익금으로 공익ㆍ자선사업을 하는 비영리단체입니다. 그래서 많이 기증받고 많이 팔수록 좋습니다. 따라서 판매를 위한 책이 주를 이루긴 하지만 ‘보물섬’만의 색깔을 만들어가기 위해 성격을 좀 달리하는 책들을 아래와 같은 일곱 색깔 무지개문고로 나누어 보았습니다.
초판본, 절판본, 희귀본, 한정본 등을 모은 빨간색 ‘보물창고’
재미있고 좋은 책, 무가지 등 함께 보면 좋은 책들을 모은 주황색 ‘함께보기’
이벤트 및 행사를 위한 전시도서는 노란색 ‘전시도서’
여러가지 테마별 책을 모은 초록색 ‘테마창고’
인생의 스승이 되는 사회명사들의 기증도서 및 추천도서를 모은 파란색 ‘지혜의 등대’
초보 책방주인이 공부중인 책을 모은 남색 ‘책방일꾼문고’
우리시대의 작가를 조명할 수 있는 작가의 전작(前作)과 작가의 기증도서를 모은 보라색 ‘작가의 방’
이 무지개문고를 계속 키워 앞으로 열람과 대여가 가능한 아카이브(archive)로 발전시켜 가려고 합니다.

헌책방 보물섬 입구(출처:경기관광공사)
헌책들 사이에서 발견하는 뜻밖의 보물들
‘보물섬’의 가장 큰 보물은 물론 책이겠지만 책을 수거ㆍ분류ㆍ정리하다 보면 뜻밖의 보물들도 만나게 됩니다. 헌책들 사이에서 나온 편지, 우표, 사진, 낙엽 등등 빛바랜 추억들이 그것입니다. 물론 사고 파는 것은 아니지만 책장 속에서 걸어 나온 것들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람과 시간을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책방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집니다.
이제 ‘보물섬’이 문을 연 지 일주일이 넘어갑니다. ‘보물섬’은 잊혀져가는 헌책방의 기능뿐 아니라 사람과 사람, 시간과 사람을 느끼고 이어갈 수 있는 따뜻한 사랑방이고 싶습니다. 그리고 정말 이름처럼 ‘양심책방’이 되었으면 좋겠고, 따뜻한 온정의 손길도 죽 이어졌으면 좋겠고, 자리가 잡힌 후에는 출판계의 어려운 일을 함께 고민하고 보듬고 갈 수 있는 든든한 일꾼도 되고 싶습니다.
파주출판도시는 17년간의 구상과 준비를 통해 만들어진 꿈의 책도시입니다. 파주출판도시나 ‘보물섬’의 주된 건축재료인 코르텐은 3년 동안 녹이 슬고 나면 너무나 이쁘고 자연스런 빛으로 평생을 간다고 합니다. 아름다운가게 ‘보물섬’ 역시 완성이나 정답이라는 것 없이 계속 함께 만들어가고, 변함없는 빛을 발하는 곳으로 자리매김하고 싶습니다. 물론 여러분과 함께요. [창비 웹매거진/2004/10]
- 주소 | 경기 파주시 교하읍문발리 파주출판도시 524-3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2층
- 연락처 | 031-955-0077
- 영업시간 | 11:00~18:00
- 휴무일 | 월요일, 공휴일 휴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