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창비그림책상 수상작 발표
우리 그림책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그림책작가의 창작 의욕을 북돋우기 위해 창비에서 마련한 제2회 창비그림책상 수상작이 다음과 같이 선정되어 알려드립니다. 대상 수상작은 창비에서 출간되며, 시상식은 2025년 2월 말에 열릴 예정입니다.
■ 수상자 및 수상작
대상 백대승 『새처럼』
가작 박지우 『나무주연상』
■ 수상자 약력
백대승
대학에서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전공했다. 극장용 애니메이션 「왕후심청」 아트디렉터로 일했고 지금은 그림책과 그래픽노블을 그리고 있다. 그린 책으로 『하얀 눈썹 호랑이』 『서찰을 전하는 아이』 등이 있다. 진솔한 그림으로 독자와 벗이 되고자 한다.
박지우
1993년 수원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그림책이 주는 따뜻함이 좋아 글과 그림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현재는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고 있다.
■ 심사위원
김동수(그림책작가) 김지은(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 창비그림책출판부
■ 심사평 중에서
2024년의 우리 그림책은 세계의 독자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여기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작가들의 창작 의욕을 북돋우기 위해서 제정된 창비그림책상이 2회를 맞이했다. 이번 제2회 공모에도 신선한 감각과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586편의 그림책 원고가 투고되었다. 작품들의 면면에서 그림책 창작자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나무주연상』은 독자의 호기심을 유발하는 제목과 엉뚱하고 재치 있는 등장인물들의 이름으로 읽는 내내 미소를 짓게 하는 작품이었다. 곳곳에 웃음 버튼이 있는 것이 장점이었고 후반부에서는 이 작가가 다른 스타일의 이미지를 동시에 다루는 역량을 갖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캐릭터 이미지에 독창성이 잘 드러나지 않아 아쉬웠고 도입부에서 형성된 기대감이 끝까지 충족되지 못하고 마무리되어 서사의 긴장감이 약한 점도 문제로 지적되었다. 결말까지 독자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더 친절한 연결 고리를 만들 필요가 있다.
『새처럼』은 간결하고 소박하지만 독창적인 그림체가 읽는 사람의 마음을 탄탄하게 붙잡는다. 얼핏 보기에는 심심해 보이는 선과 제한된 색상은 이 작품만의 고유한 집중력을 창조해 낸다. 독자는 새의 발자국과 당장이라도 녹아내릴 것 같은 눈송이들을 바라보면서 눈 오는 날의 포근한 풍경을 뒤따라가게 된다. 성냥개비처럼 여린 팔과 다리로 거대한 눈 세상을 누비는 사랑스러운 주인공은 작지만 큰 잠재력을 지닌 어린이 존재들을 닮았다. 화면의 전개가 안정적이고 능숙했으며 과하거나 지나친 부분이 없어 작가가 이미지를 대하는 방식에 신뢰를 가질 수 있었다. 작품의 기호적 요소와 이미지의 어울림을 골똘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깊게 숨겨 놓은 작가의 사유가 드러나 강한 전율이 일어난다. 이 작품이 우리 그림책이 확보하게 되는 또 하나의 미학적 영역이 되기를 바란다.
심사위원들은 기쁜 마음으로 『새처럼』을 대상으로, 『나무주연상』을 가작으로 선정했다. 제2회 창비그림책상에 투고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그림책이 지닌 힘을 믿고 정진하시는 여러분께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 심사위원 일동은 여러분이 오늘의 시도로부터 귀한 부분을 발견하고 내일 더욱더 발전해 나가시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대표 집필 김지은
*최종심에 오른 응모작에 대한 심사평(전문)과 수상소감은 『창비어린이』 2024년 여름호(6월 1일 출간 예정)에 실립니다.
2024년 3월 15일
㈜창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