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가기
박형준 시집, [한겨레] 상반기 좋은 책 10선에 선정 2002.07.09
박형준 시집 『물속까지 잎사귀가 피어 있다』(창비시선 216)
'[한겨레]가 권하는 상반기 좋은 책 10'에 선정되었습니다. 다음은 선정된 책에 대한 [한겨레] 신문의 소개 기사입니다.

박형준(36)씨의 세번째 시집 『물속까지 잎사귀가 피어 있다』에는 유난히 발(맨발과 신발 포함)의 이미지가 빈발한다. 발은 물론 보행의 도구인데, 박형준씨의 시에서 걷는다는 일은 특정한 목표를 향해 가는 목적의식적 행위라기보다는 상상력의 작동을 추동하는 매개적 활동으로 파악된다. 발/맨발/신발이 이끄는 것은 추억의 세계이거나 모종의 환상이기 십상이다. 양자 모두에서 발은 차라리 날개와도 같은 역할을 하는데, 땅에 발을 딛고 앞으로 나아가는 하강적 움직임은 날개를 파닥이며 공중을 나는 상승과 동일시되며, 낯익은 추억은 낯선 환상으로 건너뛰기도 한다. 그 결과, “혼자 노는 아이”와 “혼자 사는 남자”는 무리없이 화해를 이룬다.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한겨레] 2002년 7월 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