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신동엽창작기금 수여대상자 발표 2002.06.28
故 申東曄 시인의 문학정신을 기리는 신동엽창작기금 수여가 올해로 20회째를 맞이합니다. 지난 1982년 제정된 이 기금은 일반적인 문학상들과는 달리 역량있는 작가가 우리 문학을 빛낼 뛰어난 작품의 창작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자는 뜻에서 제정되어 그간 19회에 걸쳐 26명의 문인들에게 수여되었으며, 현기영 장편 『바람 타는 섬』, 윤정모 장편 『들』, 김명수 시집 『피뢰침과 심장』, 고재종 시집 『날랜 사랑』, 박영근 시집 『지금도 그 별은 눈뜨는가』, 공선옥 소설집 『내 생의 알리바이』 등 탁월한 문학적 성과의 산출로 이어져왔습니다.
지난 6월 20일 창작과비평사에서 열린 신동엽창작기금 심사위원회에서는 올해 20회 수여대상자로 시인 최종천씨를 선정하였습니다.
심사위원: 평론가 구중서(具仲書), 시인 이시영(李時英), 시인·평론가 김사인(金思寅)
<선정 이유>
최종천(崔鍾天)은 중학교 졸업 후 상경하여 70년대 초부터 30년간 용접일을 한 노동자 시인이다. 그는 등단 16년 만인 올해 3월 첫시집 『눈물은 푸르다』를 펴냈다. 이 시집에서 그는 정치적 또는 이념적 지향의 기존 노동시와 달리 노동현장의 리얼리티에 천착한다. "죽어도 못 잊는다는 말은 빈말이고 / 영 섭섭하지 않게 / 조금은 잊어버리세"(「친구를 묻으며」)나 "추석 상여금 얘기와 / 여자 얘기만 했을 뿐 / 아무도 영철이의 죽음을 그리워하지 않았다"(「그해 여름」)와 같이 있는 그대로의 노동자 모습과 그들의 태도를 그린다. 그러면서도 그는 "우리는 지난 세월을 憎惡에 投資했다 / 거기서 나온 이익으로 / 쾌락을 늘리고 / 문득 혐오 속에서 누군가를 기억한다"(「눈물은 푸르다」)란 시구에서 보듯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반성과 그 변화의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의 시는 원목(原木)이 가진 순수함과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며 만들어진 '농익은' 시와 구별된다. 그의 시세계는 이즈음의 문학풍토에서 값진 성취이며 신동엽의 시정신에 가깝다고 평가된다. 이에 그의 작가적 역량과 앞으로의 가능성을 인정하여 제20회 신동엽창작기금 수여대상자로 선정한다.
2002년 6월 27일
신동엽창작기금 운영위원회
* 수여식은 오는 11월 하순 만해문학상, 백석문학상, 창비신인시인상 시상식과 함께 하며, 수여금은 1,000만원입니다.
<수여대상자 약력>
최종천(崔鍾天)
- 1954년 전남 장성 출생. 중학교 졸업 후 상경, 70년대 초부터 용접공으로 일함.
- 1986년 『세계의 문학』, 88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 20002 첫시집 『눈물은 푸르다』 간행.